무협 국제무역연구원 수출기업 조사 결과…응답기업 절반이 환율 변동 심화

국내 수출기업들이 내년 경영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변수로 환율 변동을 지목했다. 하지만 대다수의 기업들이 환율 변동에 대응책을 준비하고 있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19일 연간 수출실적이 50만 달러 이상인 기업 514 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수출기업의 경영환경 전망 조사' 보고서를 발간했다.

▲ (그래픽=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제공)

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기업의 경영 환경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이슈로는 응답 기업의 48.4%가 환율 변동 심화를 꼽았고, 글로벌 경쟁 심화(25.1%)와 미국‧중국 등의 보호무역주의 강화(16.0%)가 그 뒤를 이었다.

이는 최근의 환율 하락세가 내년도 수출 채산성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에 대한 수출 기업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농수산물(70.2% 응답), 섬유·의복 및 가죽제품(53.7%), 기계류(52.0%) 등의 품목에서 외환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변동으로 인해 수출기업들이 체감하는 어려움은 구체적인 수치로도 확인되고 있다. 응답 기업의 내년도 사업계획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90원으로 조사됐다. 또 응답 기업의 67.9%가 현재 적어도 미 달러화 등 1개 이상의 결제통화에 대해 환차손을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다수 기업들은 수출 단가 인상을 통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

'환율 10% 하락에 대해 수출 단가를 몇 %포인트 인상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5%포인트 이하'라고 답한 기업이 77.4%에 달했다.

특히 이중 전혀 반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한 기업도 27.3%에 달해 대다수의 기업들이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을 절반도 보전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다수의 기업들은 환 리스크를 충분히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58.4%는 현재 환 리스크를 전혀 관리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으며 75.9%는 환 헤징 비율이 20% 미만이라고 답했다.

특히 사내에 환율 전문가를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기업은 8.6%에 불과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결정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것을 대비해 장기적인 환 리스크 관리 전략을 수립하고 기업들의 자체적인 환율 전문가 육성 및 관련 컨설팅 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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