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가상화폐의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제도권 금융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했다. 제도권 금융 시장에서 비트코인 관련 파생상품이 출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비트코인 그래픽/뉴시스

이날 1만5000달러로 출발했던 가격은 세 시간 만에 1만8000 달러를 넘기는 등 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CBOE가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도입했던 서킷브레이커(circuit breaker·매매 일시 중단제도)도 두 차례나 발동됐다.

개장 이틀째부터는 가격 상승세가 둔화되면서 1만7000~1만8000 달러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장중 한 때 가격이 10% 이상 하락, 1만6500 달러까지 후퇴하면서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기도 했다.

12월 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비트코인 현물 가격도 선물 거래 개시 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현물 가격은 현재 1만7000달러 선에서 횡보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12월 들어 일주일 만에 가격이 70% 이상 오르며 1만7000 달러 선을 돌파했지만 추가 상승 모멘텀을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초 제도권 시장 진입과 기관 투자자금 유입으로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빗나갔다.

비트코인 가격 급등세가 진정된 것은 가격 선물거래 출시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선물은 가격 하락에도 베팅할 수 있는 데다 미래 현물 가격에 대한 투자자들의 예상치를 반영하는 만큼 현물 가격이 단독으로 급격하게 오르기는 어려워진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이 과열됐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선물의 도입이 비트코인 가격 조정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며 "일부 헤지펀드는 하락 베팅을 기다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17일에는 CBOE에 이어 세계 최대의 파생상품 거래소인 시카고상업거래소(CME)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시작한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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