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임 환매중단 등 사모펀드 쇼크, 절대 끝난 게 아니다/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숭실대 겸임교l승인2020.07.21l수정2020.07.2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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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숭실대 겸임교수] 쇼크(shock)와 서프라이즈(surprise)라는 말은 예상과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사용되지만 그 의미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숭실대 겸임교수 

예상보다 나쁜 결과가 나와 투자자에게 충격을 줄 경우에는 쇼크(shock)라고 하고 예상보다 좋은 결과가 나오면 서프라이즈(surprise)라고 한다.

◇ 시장을 어지럽히는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

요즘 자고나면 터지는 사모펀드 관련 뉴스들은 모두 쇼크이다.

작년에는 세계적인 금리하락으로 독일과 미국의 국채금리와 연계한 파생결합증권펀드(DLF)에 투자한 사람들이 막대한 손실과 함께 큰 충격을 받았다. 왜냐하면 선진국 채권금리를 바탕으로 발행된 것이어서 금융회사에서 안전하다고 소개하고 판매한 상품이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억이 사라지기도 전에 금년에 들어서면서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 소식을 필두로 독일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디스커버리 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와 최근 사기행각으로 드러난 옵티머스자산운용, 그리고 홍콩계 자산운용사 젠투파트너스의 채권형펀드 등에 이르기까지 실패한 사모펀드들의 환매중단소식이 연이어 시장을 어지럽히고 있다.

환매란 펀드에 가입하는 것과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펀드를 깨서 원금과 수익금을 찾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예금의 경우 ‘해약’한다고 하지만 펀드의 경우 펀드판매회사에게 되판다는 의미에서 ‘환매’라고 표현하고 있다. .

실패한 사모펀드로 인한 쇼크는 끝나지 않았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펀드와 달리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최소가입금액인 1억원 이상을 모집하여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 등에 투자하여 운용하는 펀드를 말한다.

2018년 이전에는 49인으로 제한되었고 그 이후에는 100인 이하로 제한됐다.

금액한도를 정한 것은 위험감수 능력이 있는 투자자만 접근 가능하도록 하여 위험을 관리한다는 취지이다.

정부는 사모펀드를 활성화하여 투자를 장려하고자 2015년 최소 투자한도를 5억원에서 1억원으로 하향하였다. 게다가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은행이자보다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에 대한 투자자들의 욕망도 동반되어 그 결과, 수조원에 불과한 펀드규모가 현재에는 460조원으로 대폭 증가하였다.

7월 현재까지 환매가 중단된 펀드는 약 5조6000억원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패한 사모펀드로 인한 쇼크는 불행히도 끝나지 않았다.

▲ 검찰 관계자들이 지난 2월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라임자산운용 본사에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물을 차량에 싣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대체투자(Alternative Investment)와 관련된 펀드의 규모를 고려하면 추가로 환매가 제한될 펀드의 규모는 지금까지보다 더 커질 수 있어 이런 펀드에 의존하는 은퇴한 고령투자자들을 생각하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대체투자란 전통적인 투자대상인 주식, 채권, 머니마켓상품 등에 투자하는 대신 다른 유형자산(有形資産), 즉 부동산이나 해외의 상품자산 등에 투자하는 것을 의미한다.

◇ 사모펀드 사태는 예견된 참사

사모펀드와 관련된 당사자들은 ➀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자산운용사와 판매하는 증권회사와 은행과 같은 금융회사들이 있고 ➁제도마련과 감독의 책임이 있는 정부의 금융당국과 ➂돈을 맡기는 투자자들이 있다.이들의 위험관리 관행과 떠넘기기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모습을 보면 사모펀드의 운용실패는 예견된 참사라는 것을 쉽게 이해하게 된다.

➀ 금융회사(펀드의 운용사와 판매하는 은행과 증권회사)

펀드를 만들고 운용하는 사모펀드 자산운용사들이 가장 책임을 져야하는 당사자이다. 고객의 돈을 운용계획과 계약서대로 운용하지 않고 사기행위를 저지르는 운용사의 잘못은 엄중하게 처벌해야 한다.

▲ 뉴시스 그래픽

현행 자본시장법상으로 신뢰와 신용이 중요한 금융시장의 질서를 교란시키는 행위에 대해 과징금만 부과하고 형사처벌을 규정하고 있지 않은 점은 시정되어야 한다.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는 증권사와 은행인데 판매비중으로 보면 7:3 수준이다. 이들의 입장에서 사모펀드 판매사업은 수익성이 꽤 높은 편이다.

은행의 경우를 예로 들면, 대출상품을 취급해서 얻는 예대마진(margin)보다 부실가능성에 따른 충당금적립과 심사비용 등을 감안하면 사모펀드 판매수수료가 훨씬 매력적이다.

예대마진이란 은행권에서 사용하는 용어로서 대출이자에서 예금이자를 뺀 차이를 말하는데 결국 은행의 수익이 된다.

그러다보니 고객을 상대하는 창구직원들은 복잡한 고위험 금융상품의 구조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고, 고객의 위험감수능력을 제대로 파악하려고 하기보다 깨알 같은 약관과 계약서에 날인하도록 요구하면서 고객에게 위험성이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사모펀드 사태가 일어날 때마다 정부가 판매한 금융회사에게 고개의 손실 일부분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리는 것은 금융회사들의 불완전판매로 인한 위법성과 도덕성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불완전판매란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 금융회사가 상품의 위험성과 손실 가능성 등을 투자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고 판매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이다.

은행과 증권회사는 금융시장에서 안전한 거래처로 인식되는 만큼 파생상품이나 복잡한 구조의 펀드에 대해서는 이를 판매하기 위한 사전적인 분석과 검토 그리고 운용에 대한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이런 상품을 취급해서는 곤란할 것이다.

② 제도를 만들고 감독해야 하는 정부의 금융당국

정부는 가입한도를 낮춰 사모펀드 시장을 키우려고만 하였지 위험관리를 수반한 질적인 성장을 위한 노력은 소홀하였다.전문가가 아닌 일반투자자들이 적은 자금으로도 사모펀드에 가입할 수 있게 하고 운용사가 제대로 된 감독을 받지 않고도 펀드를 운용할 수 있게 한 것이나 사모펀드를 판매하는 금융회사들에 대한 불완전판매 관행에도 감독책임을 못한 것도 금융당국이다.

과거 가입금액 하한선을 낮춘 것이 사모펀드 판매량에 크게 미쳤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가입금액 허들(hurdle)을 1억원에서 3억원으로 올리는 것이 투자자 보호강화를 위한 개선방안이라고 하는데 가입금액의 문제보다는 펀드 운용과 판매의 시스템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작 문제가 발생해도 금융회사들에게만 책임을 묻고 감독당국에서 책임지는 이는 하나도 없다. 금융회사들의 과실에 대한 적절한 배상책임은 당연하지만 여론의 매를 피하고자 판매 금융회사들에게 과실을 넘어선 배상책임을 물리는 것은 부당하다고 본다.

대부분의 금융회사들은 상장되어있다. 배상책임만큼 경영에 참가하지 않는 일반주주들은 배당감소와 주가하락의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감독당국은 이러한 손실책임에 대해 칼자루만 휘두르기보다 명확한 과실의 규명과 함께 배상책임에 대한 금융회사의 손실은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차등배당을 통해 일반주주들에게 2차적인 책임전가를 막아야 한다.

③ 고수익 유혹에 눈 먼 투자자들

투자자들은 초저금리시대에 은행이자를 통한 수익이 기대수준보다 너무 낮다보니 안전하면서도 수익이 높다고 하면 유혹받기 쉽다.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이란 있을 수 없다. 고수익이 예상되면 반드시 높은 위험을 수반한다. 사모펀드는 은행예금과 달리 투자상품이어서 결과에 대한 책임은 원칙적으로 투자자에게 귀속된다는 점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였다.

금융회사의 불완전판매를 문제 삼을 수 없을 경우에는 원금손실에 대한 책임을 투자자가 껴안아야 하므로 금융회사 판매직원의 설명에만 의존하기 보다는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거나 그 상품구조를 꼼꼼히 살펴보고 투자결정을 내려야한다.

◇ 부동산과 해외자산 등 대체투자 펀드의 안전성을 검토해야 할 시점

시장에는 공모펀드 외에도 사모펀드도 반드시 있어야한다. 사모펀드 자체의 순기능이나 장점은 분명히 있음에도 일련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의 쇼크로 인해 건전한 사모펀드마저 투자자 모집이 어려워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

▲ 유의동 미래통합당 사모펀드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 위원장과 위원들이 지난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 자산운용 앞에서 옵티머스 자산운용 현장 점검 전 옵티머스 펀드사기 피해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초저금리와 함께 갈 곳을 못 찾는 부동자금이 1200조원에 육박하는 시대에도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자금의 대부분은 사모펀드의 형태로 모집될 수밖에 없다. 차별화된 운용전략과 기법으로 상대적인 추가수익을 올릴 수 있는 특화된 전문 운용회사들도 있다.

우리의 금융시장에서 사모펀드제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은 현재 판매하고 운용중인 사모펀드를 철저히 조사하고 분석하여야 한다.

특히 주식과 채권을 대체하여 부동산과 해외자산에 투자한 대체펀드들을 엄정하게 살펴보고 내재된 위험을 사전에 방지하는 지혜와 노력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본부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박병호 성남산업진흥원 기업지원본부장/숭실대 겸임교  bhpark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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