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저 더블유 아이스’ 위스키로 오인시키는 판매활동 전개…판매량 급감에 무리수 지적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국내 1위 위스키업체 디아지오코리아가 기타주류 제품을 위스키인 것처럼 판매하는 ‘눈속임 마케팅’을 벌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9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저도수 위스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출시한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 임에도 불구하고 해당 제품을 마치 위스키인 것처럼 판매한다는 것이다.

▲ 기타주류로 분류되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

‘윈저 더블유 아이스’는 위스키 원액에 솔잎·대추 등 첨가물과 합성착향료(무화과향)을 첨가한 제품으로 국내는 물론 원산지인 스코틀랜드에서도 위스키라는 표현을 쓸 수 없고 기타주류 또는 스피릿 드링크(Spirit Drink)로 구분해야 하는 제품이다.

하지만 디아지오코리아는 위스키 판매량 집계 자료에 기타주류인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끼워 넣거나 브랜드명 뒤에 바이 윈저(by Windsor)란 용어를 붙이고 정통 스카치 위스키인 ‘윈저’와 같은 병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윈저 더블유 아이스’를 위스키 제품으로 구분한 업소 메뉴판 제작을 지원하는 등 소비자들이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마치 위스키인 것처럼 오인할 수 있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위스키에 첨가물이 함유되어 기타주류로 승인된 제품을 위스키로 표시하거나 광고하는 것은 국세청 주세법 위반에 해당된다. 또한, 소비자 오인성과 공정거래 저해성 때문에 '표시 광고 공정화에 관한 법률(표시광고법)’ 위반에 해당된다. 나아가 기타주류를 위스키 혹은 스카치 위스키로 소비자를 오인시켰다면, 국제적인 스카치위스키협회(Scotch whisky Association) 규정 위반의 가능성도 크다.

위스키를 애용하는 한 소비자는 “자주 가던 업소에서 새로 나온 윈저 위스키라고 추천을 받아 마시게 됐고 맛도 일반 위스키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아 별 의심이 들지 않았다”며 “우연히 제품 라벨을 보니 위스키가 아닌 기타주류로 적혀있어 일반 위스키와 같은 가격을 주고 마셨는데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윈저 아이스를 위스키로 표사하고 있는 주점의 메뉴판.

주류업계 관계자는 “맥주와 저렴한 발포주를 맛만 봐서는 구분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소비자들이 정통 위스키와 기타주류를 맛으로 구분하기는 어렵다”면서 “회사가 의도적으로 소비자들이 기타주류를 위스키로 오인하고 마셔주기를 노골적으로 의도한 꼼수이자 눈속임 마케팅”이라고 비난했다.

디아지오코리아의 꼼수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실적 부풀리기까지 나서고 있다. 최근 디아지오는 ‘윈저 더블유 아이스’가 2015년 20%이던 점유율을 올해 상반기 기준 28%까지 끌어올렸다고 발표했다.

‘윈저 더블유 아이스’의 판매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로는 기존 정통 스카치 위스키인 ‘윈저’의 소비자를 ‘윈저 더블유 아이스’ 소비자로 전환시킨 것에 불과하다. 바꾸어 말하면 자사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잠식하는 상황인 것이다. 실제로 윈저의 판매량을 보면 올해 8월 기준 전년대비 판매량이 22.5% 감소했다.

디아지오코리아가 이처럼 꼼수마케팅에 나선 이유는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으려는 이유가 크다고 주류업계 관계자는 지적한다. 한국 주류시장의 특성상 참이슬이나 카스처럼 한번

1위 자리에 오르면 오랜 기간 동안 인기를 끌고 1위 자리에 놓치면 다시 제자리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위스키 시장은 업계 1위 디아지오가 업계 2위 ㈜골든블루를 쫓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2등이 1등을 쫓기 마련인데 위스키 시장의 카테고리가 고도수, 저도수, 기타주류 등 3가지로 나뉘며 각기 다른 성장세를 보여 일어난 현상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골든블루가 2012년 출시한 36.5도 저도 위스키 ‘골든블루 사피루스’가 올해 9월말 기준 17만6584상자(1상자=9ℓ)를 판매하여 위스키 시장에서 약 15.2%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 1위로 등극했다.

이에 반해 그동안 부동의 지위를 지켜오고 있던 ‘윈저 12’는 ‘골든블루 사피루스’로 인해 형성된 부드럽고 순한 주류를 선호하는 국내 트렌드의 급성장으로 인해 출고량이 급격하게 줄어들어 8년 만에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는 수모를 당한 것이다.  

위스키 업계 관계자는 “윈저가 쇠락하면서 매출과 점유율 모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디아지오코리아가 최근 무리수를 두는 것 같다”며 “소비자가 아닌 업주를 위한 가격인하와 프로모션, 고객들이 오해할 만한 홍보에만 치중한다면 9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에 빠진 한국 위스키 시장에 독을 푸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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