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계열사로 확대 가능성 높아…사회적 상생 기부금으로 기본급 1% 출연

SK이노베이션 노사가 국내 기업 처음으로 연간 임금인상률을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에 연동하기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의 이같은 임금인상률 합의는 SK그룹 전체는 물론 다른 대기업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이양수 SK에너지 울산CLX 총괄, 이정묵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 위원장(사진 왼쪽부터)이 지난 4월28일 서울 종로 서린동 SK빌딩 본사에서 2017년 임단협 상견례를 갖고 있다.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은 2017년 임금 및 단체협약 갱신 교섭(임단협)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 결과, 73.57%의 찬성률로 가결됐다고 10일 밝혔다. 조합원 찬반투표는 지난 8일 늦은 밤까지 진행됐다.

이번 합의안은 ▲통계청 발표 소비자물가지수와 연동된 임금인상률 ▲사회적 상생 기부금으로 기본급 1% 출연 ▲근로자의 역량·생산성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한 임금구조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임금인상률은 전년도 소비자물가지수인 1.0%를 반영한다. 호봉제인 생산직 임금은 호봉 승급분 2.7%에 1%를 더해 3.7% 오르고, 연봉제인 사무직의 경우 인상률 1%에 성과 평가에 따른 승급분을 더해서 임금이 결정된다.

이 같은 임금협상 방식이 국내 기업에 도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밀고 당기기 식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 노사의 임단협 잠정합의안은 SK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만큼 그룹 전체는 물론 다른 대기업까지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마다 임금협상에 길게는 1년 이상 매달리던 국내 노사협상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 노사는 이번 임단협에서 회사의 발전이 구성원 뿐 아니라 협력사 및 사회적인 발전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실천 방안으로 '기본급의 1%'를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금으로 출연하기로 했다. 노사가 공동으로 나서서 사회적 상생을 위한 기부문화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 것이다.

“한국형 노사 교섭 새로운 패러다임”…생애주기 종합한 임금체계도 도입키로

아울러 SK이노베이션 노사는 근로자 임금체계를 획기적으로 바꾸는데도 합의했다.

입사부터 퇴직까지 연차에 따라 임금이 꾸준하게 상승하는 기존의 임금체계를 '근로자의 역량·생산성의 향상도 및 생애주기별 자금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연차별 상승폭을 조절하는 임금구조'로 개선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매년 관행처럼 짧게는 반년, 길게는 1년까지 걸리던 소모적인 협상 관행에서 벗어나 발전적인 노사 관계로 진화할 수 있는 ‘한국형 노사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SK는 물론,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숙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가 발전되어 딥 체인지 2.0을 성공에 필요한 획기적인 기틀을 마련하게 되었고, 기업가치 30조를 넘어 50조, 100조의 새로운 딥 체인지를 위한 훌륭한 추진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이정묵 노조 위원장은 "이번 임단협은 조합원의 자긍심을 높이고, 대기업 노조가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깊이 고민한 결과"라면서 "SK이노베이션 노동조합은 앞으로도 회사의 성장이 구성원 및 사회의 행복과 직결되도록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 말했다.

2017년 임단협 조인식은 오는 12일, SK 서린사옥에서 SK이노베이션 김준 사장, 이정묵 노동조합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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