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엑소더스 코리아’로 코스피 2320선 붕괴…원·달러 환율, 1140원대로 치솟아

북한리스크가 갈수록 고조되면 주가는 추락하고 금값과 환율은 급등하는 등 11일 국내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국내 증시는 이날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폭탄에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2% 가까이 급락했다.

▲ 코스피지수 2320선이 붕괴되는 등 북한리스크가 고조된 11일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쳤다. 사진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KEB하나은행 딜링룸 모습. /뉴시스

코스피는 이날 전거래일 대비 39.76포인트(1.69%) 내린 2319.7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11.70포인트(1.83%) 하락한 628.34를 기록했다.

이날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은 무려 6500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지수를 흔들었다. 외국인이 나흘간 팔아치운 매물만 해도 1조원이 넘는다. 이 기간 지수는 80포인트 가량 빠지면서 크게 후퇴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은 사흘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5원 오른 1143.5원에 거래를 마쳤다.

북한 리스크가 부각된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6.9원이나 급등해 1142.0원까지 치솟아 지난달 12일 1145.1원(종가 기준) 이후 약 한 달 만에 1140원을 넘어섰다.

안전자산인 금값도 이틀동안 크게 올랐다.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에서 1g당 금 가격은 지난 9일 490원(1.07%) 오른 데 이어 10일에는 630원(1.37%) 급등해 4만6780원까지 치솟았다.

부도위험에 대한 가격으로 해석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10일 66bp를 기록해 지난 2016년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같은 금융시장의 불안은 미국과 북한이 최근들어 최고조의 긴장관계를 조성한 탓이 크다.  북한 리스크가 부각되자 투자자들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지며 '코리아 엑소더스'에 나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에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데 이어 다음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북한은 정권의 종말과 국민의 파멸을 이끌 어떤 행동도 고려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은 전날 '괌 타격' 가능성을 언급한 데 이어 구체적인 타격 시나리오를 공개하며 위협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금융시장, 당분간 충격 불가피 분석…금융당국, “이상 징후시 단호하게 대응”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미국과 북한 사이의 갈등 구도가 단기간에 해결될 여지가 낮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금융시장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이 커지자 금융당국은 모니터링 체계를 갖추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비상대응계획에 따라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현재는 우리나라에 대한 신용 위험을 가늠할 수 있는 CDS 프리미엄과 환율, 외국인 주식채권 동향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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