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진에어 등 5개 계열사…일감몰아주기, 사익편취 해소 위한 조치 해석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15일 대한항공을 제외한 계열사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전격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이날 조 사장이 한진칼, 진에어, 한국공항, 유니컨버스, 한진정보통신 등 5개 계열사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뉴시스 자료사진

대한항공측은 조 사장이 그동안 여러 계열사의 대표이사 직책을 맡아왔지만 핵심 영역에 집중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보다 투명하고 충실한 기업 경영을 위한 사회적인 요구에 발맞춰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아울러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되었던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한다고 덧붙였다.

관련업계에서는 조 사장의 이번 사퇴를 두고 대한항공의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및 사익편취 의혹을 선제적으로 해소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계열회사인 싸이버스카이 및 유니컨버스에 일감몰아주기를 통해 총수일가에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를 적발,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14억3000만원을 부과했다.

문재인 정부가 김상조 공정위원장을 앞세워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 및 사익편취에 대한 재제를 강화할 경우 더 큰 과징금을 물을 수도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진그룹은 조 사장의 계열사 대표이사 사퇴를 통해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한편 일감 몰아주기 대상이 됐던 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 정리도 함께 진행키로 했다.

새 정부가 펼치는 정책에 적극 순응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이같은 취지에서 한진그룹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가 보유 중인 그룹 IT 계열사 유니컨버스 개인지분 전량을 대한항공에 무상으로 증여할 계획이다.

지분 전량을 매각해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귀속된 싸이버스카이와 같이 유니컨버스 또한 대한항공의 자회사로 남게 되는 것이다.

이후 한진그룹은 전문가의 조언을 토대로 법과 규정에 맞게 무상 증여 등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모든 과정을 공시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이번 조치에 따라 계열사 일감 몰아주기 의혹 등 일각에서 제기된 바 있는 일부 오해들을 불식시키는 한편 준법 경영 강화를 토대로 보다 투명한 경영 체제를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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