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 10개 종목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

[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향해 치솟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이번 폭등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소외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여전히 '남의 집 잔치'에 '그림의 떡'인 셈이다.

2일 한국거래소와 코스콤에 따르면 투자 주체별 코스피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의 4월 한 달 수익률(3월 31일 종가 대비 4월 28일 종가)을 집계한 결과,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종목 모두 주가가 하락했다.

▲ 코스피지수가 외국인 매수세에 전장 대비 14.23p(0.65%) 상승한 2219.67로 마감한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직원이 코스피 관련 현황판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뉴시스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포스코(1619억원)가 이 기간 동안 8.07% 떨어진 것을 비롯해 한국전력(-2.36%), 현대자동차(-8.57%), LG화학(-6.8%), 네이버(-6.43%), 현대모비스(-7.69%), 롯데케미칼(-7.69%), 기아자동차(-5.93%), LG디스플레이(-2.8%), 삼성물산(-3.13%) 등 10개 종목이 일제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개미들 사이에 자식들에게 물려주고 싶은 주식, 묻어둬도 뒤탈없는 주식으로 불리며 관심을 모았던 삼성물산마저 떨어졌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주회사와의 합병 가능성 등으로 지배구조 개편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돼왔지만, 최근 전격 지주사 전환이 전격 보류되면서 급락했다. 결국 삼성물산은 개미들에겐 뼈아픈 선택이자 예측불가 주식시장의 쓴맛을 그대로 보여준 사례였다.

◇ 기관·외국인 투자 종목은 ‘상향’…‘남의 집 잔치’

이 기간 코스피는 종가 기준 2160.23에서 2205.44로 2.09% 올랐다. 특히 삼성전자는 역대 최고가 기록을 연신 경신하며 지난 한 달 새 8.30%나 급등했다.

이에 힘입어 코스피도 박스권을 뚫고 비상할 채비를 갖췄다. 하지만 개미들에게는 허탈함이 앞선다. 상승장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시장 수익률은커녕 손실을 냈기 때문이다. 게다가 펀드시장마저 양극화돼 선택에 따라 손실을 면치 못하는 투자자들도 적지 않아 개미들은 마음이 편치 않다.

▲ 개인과 기관 순매수 종목/한국거래소 제공

반면 기관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올랐고,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7개 종목이 상승했다.

투자주체별 매매 패턴을 살펴보면 코스피가 연속 상승해 2200선을 넘어선 4월 말(20~27일)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시장에서 주로 팔았고, 외국인은 연속 매수세를 기록했다. 기관은 21일까지 순매수에 나서다 24일 이후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자와 덩치가 큰 기관·외국인의 성적은 대조를 이뤘다. 매번 이 같은 현상이 반복돼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는 반드시 패한다는 이른바 '개미필패 법칙'이란 말까지 나온다.

특히 기관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KB손해보험(1714억원)과 롯데쇼핑(1206억원)은 각각 21.1%, 20.6%의 수익률을 기록해 이번 상승장에서 두드러진 성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 투자 전략과 분석 능력 떨어져…‘개미필패’

개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분석 능력이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부족한 데다 단기 차익을 목표로 변동성이 큰 종목을 선호하고 추종매매를 일삼는 데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삼성전자의 수익도 개인투자자에게 돌아갈 몫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삼성전자 주주 수는 6만6799명이고 이중 소액주주가 99.87%인 6만6719명이다.

그러나 소액주주 중에서도 법인이 5828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주식의 52.62%를 들고 있다.

개미는 6만891명인데, 이들이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은 296만여주로 전체 주식(1억4067만9337주)의 2.10%에 그친다.

유한 주식 수가 적은 만큼 개미들이 삼성전자의 주가 흐름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고 수익도 적을 수밖에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사상최고가 행진을 구가해도 그 과실은 결국 외국인과 최대주주, 기관의 몫일 수밖에 없는 셈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관이나 외국인은 탐방, 지표 분석 등 수개월에 걸쳐 꼼꼼히 따진 후에 투자하는 데 비해 개인투자자는 합리적 분석보다 감이나 풍문에 의존하는 기질이 있다"며 "이 같은 기질이 수익률의 차이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개인의 투자 성과가 저조한 것은 투자 전략과 분석 능력이 기관·외국인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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