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직업과 연결시키는 게 성공 비결이라는 사실을 누구나 한 번쯤 실감했을 법하다.

주위를 둘러보면 겉보기에는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지만 내면의 갈등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는 데서 빚어지는 불행인 경우가 적지 않다.

▲ 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이 사실을 누구 못지않게 깨닫고 있는 인물이다. ‘투자의 귀재’인 그는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에 뛰어들면 얼마나 위대한 성과를 거둘 수 있는지를 자신의 인생을 통해 보여 주고 있다.

"행복이라면 분명히 정의할 수 있다. 내가 바로 그 표본이기 때문이다. 나는 일 년 내내 좋아하는 일만 한다.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할 뿐, 내 속을 뒤집어 놓는 사람들과는 관계할 필요조차 없다. 일을 하면서 유일하게 싫은 것이 있다면 3, 4년에 한 번씩 누군가를 해고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것만 빼면 문제될 게 없다. 나는 탭댄스를 추듯이 일터에 나가 열심히 일하다가, 가끔씩 의자에 등을 기댄 채 천장을 바라보며 그림을 그리곤 한다. 이것이 내가 행복을 느끼는 방식이다.”(워렌 버핏 저서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라’· 2009년 1월 30일 살림출판사 간)

"당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라. 돈이 아니라 당신이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일을 하라. 그러면 돈은 저절로 들어온다"

워렌 버핏은 자신이 숫자에 재능이 있으며, 이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투자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의 행운은 이런 재능을 북돋아 주는 환경에서 자랐다. 그는 1947년부터 1951년까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수학, 통계학을 전공했고 3학년 때 고향 오마하의 네브래스카대학의 링컨 경영대에 편입해 1950년 졸업과 함께 학위를 받았다. 대학에서 투자의 기본이 되는 숫자에 관련된 과목과 경영학을 섭렵한 것이다.

또 아버지 하워드 버핏이 증권인이었기 때문에 유년 시절부터 주식과 가까워질 수 있었다. 8세에 아버지 서가에 있던 증권 서적을 탐독했고 11세에 주식 투자를 했다. 그는 대학에 진학하기 전에 오마하의 도서관에 있는 경제·경영·증권 서적을 모두 섭렵했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의 삶의 궤적을 추적해 보면 더 많은 행운이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당대 최고의 가치투자자인 벤저민 그레이엄으로부터 가치투자의 원리를 직접 전수 받았다.

워렌 버핏은 뉴욕 월스트리트에 사무실을 둔 '그레이엄 뉴먼'에서 2년간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함께 일하며 투자 경험을 쌓았다. 스승 그레이엄이 실제로 주식을 어떻게 고르는지, 투자회사를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체험했던 것이다.

워렌 버핏은 이론적으로도 완벽하게 준비된 상태였다. 그는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에서 투자 지식과 이론을 습득했다.

1951년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하면서 거둔 성적은 이 대학원의 역사상 가장 뛰어난 기록으로 남아있다. 스승인 그레이엄이 가르쳤던 과목에서 모두 최고 성적인 A+를 받았던 것이다.

▲ 미국 뉴욕 월스트리트에 지난 8일(현지시간) '겁없는 소녀상'이 황소상을 마주보고 서 있다. 7일 세워진 겂없는 소녀상(fearless girl)은 고난 속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여성의 의지를 담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총장을 지낸 존 버튼은 "워렌 버핏은 수학적 재능을 타고난 학생이었으며 경제적 가치를 감지해 내는 능력이 탁월했다"고 회고하고 있다.

이 정도면 실패하기도 어려운 조건에서 실전 투자에 나섰다고 할 수 있다. 투자 관련 서적을 몇 권 대충 읽고 어설픈 투자 지식을 가진 상태에서 투자에 나섰다가 뼈아픈 시행착오를 겪는 대개의 투자자와는 출발이 다른 것이다.

투자의 세계에서는 준비가 완벽하다면 실패 없는 성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암시하는 대목이다.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의 재능을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인가. 재능과 직업을 연결시키기 위해 나는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성공 인생을 위해서는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 보고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필요하다.

※ 이민주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I.H.S버핏연구소를 설립해 투자교육 및 기업교육 전문회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