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현우 조지아 서던 주립대 교수] 바야흐로 스마트폰의 시대다. 광대역 LTE망 보급이 일반화돼 있고, 카페나 호텔 같은 공공장소의 와이파이 제공 여부가 손님들의 방문에 영향을 미친다.

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다.

▲ 이현우 교수

스포츠 경기장을 찾는 팬들 대부분은 스마트폰을 가지고 방문한다.

경기장에 들어서면서 페이스북 체크인(check-in) 위치를 등록하고, 셀카를 통해 사진을 공유하며, 경기내용을 트위터를 통해 알린다.

공통된 룰을 통해 언어도 없이 만인과 소통하는 스포츠의 보편성은 소셜 미디어 무대에서도 그 빛을 발한다.

네트워크 장비를 제공하는 시스코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페이스북 위치 등록 체크인 상위 10개 장소 가운데 7곳이 스포츠 경기장이었고, 트위터에서 가장 많이 공유된 상위 5개의 트위트 가운데 3개가 스포츠 관련 이벤트였다.

뿐만 아니라 스포츠 팬들은 직접 관람이 어려울 때 스마트폰을 통해 생중계 경기를 본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는 스포츠 관리자들이 대응해야 할 현실이다.

미국 경기장들은 보다 나은 인터넷 설비와 콘텐츠 제공을 위해 투자하고 있고, 각 리그들은 전용 어플리케이션(앱)을 지속적으로 개발 및 업데이트 하고 있다.

ESPN과 같은 스포츠 전용 매체들도 온라인과 연동된 인터페이스를 꾸준히 개량해 나가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이 이루어지고 빅 데이터가 모아지면서 스포츠를 즐기고 서비스를 제공 및 운영하는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

거대 리그들은 외국 선수들을 불러들이고 중계권을 팔며 시장을 개척했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나 미프로농구(NBA)가 박지성 선수와 중국의 야오밍 선수를 불러들이며 아시아 시장에 진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각 구단은 선수에게 지급한 몸값의 갑절이 넘게 티셔츠를 팔았고, 리그는 천문학적인 중계권 수익을 얻는다.

우리나라에서 합동방송에 대한 자율적인 협상이 붕괴된 것도 스포츠 때문이었다.

박찬호 선수의 선전에 따라 무료로 제공되던 MLB(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의 중계권이 무섭게 치솟았다.

현재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와 같은 가상공간과의 연동을 통해 시장이 창출되고 있다.

각종 기술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연결되고 있다.

각 매체들은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스포츠 영상들을 재생산해내고 있고, 3차원 중계기술 같은 새로운 기법들로 스포츠의 명장면을 멋지게 담아내 인터넷 접속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사용자들이 가상의 팀을 만들어 실제 경기의 결과에 따라 실시간으로 승부를 가르는 판타지 스포츠 리그는 미식축구의 경우 700억 달러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다.

▲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7 서울국제스포츠레저산업전(SPOEX)’에서 한 참관객이 가상현실(VR) 운동을 체험하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뿐만 아니라 스포츠 경기장들은 첨단 인터넷 기술을 기반으로 사용자들의 직접적인 경험을 풍성하게 함을 넘어서서, 이제는 가상현실(VR) 헤드셋을 통한 간접체험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과 사용자의 기기가 통합되면서 새로운 스포츠 시장들이 생기고 있으며, 애플이나 나이키, 구글 등 유수의 업체들이 스포츠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 시장은 오프라인의 경험을 넘어서서 온라인 경험의 영역까지 진출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이에 발맞추기엔 턱없이 모자란 수준이다.

프로야구 고척돔만 보더라도 외부에서 경기장까지 가는 교통편이나 시설 내 선수들과 관중들의 동선에 대한 문제들이 지적되고 있다.

좌석의 편의성이나 조명의 방향성 등 기초적인 설계의 문제점들도 제기되고 있는 형편이다.

아직도 스포츠 산업의 기초가 튼튼히 닦이지 못한 까닭이다.

첨단의 스포츠 시장이 미래를 향해 전진하고 있는데 반해, 각종 이해관계와 규제들에 묶인 우리의 스포츠 시장은 과거에 얽매여 있는 모양새다.

발빠르게 변화하는 세계의 정세에 맞춰서 대응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기술의 발전을 통해 점차 촘촘하게 좁혀지는 세계시장에서 스포츠의 자생력을 잃을지도 모른다.

튼실한 자국 시장과 자국 스포츠 리그는 자라나는 꿈나무들이 정착할 수 있는 무대다. 이 무대를 지키지 못한다면 우리는 수많은 재능들을 세계시장에 빼앗기고 말 것이다.

선수들의 땀과 팬들의 열기가 배어있는 우리의 스포츠 리그를 미래로 이끌어야 한다. IT강국을 외치던 우리의 저력이 스포츠 시장에서 다시 빛나길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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