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김홍국(60) 하림그룹 회장은 16일 "맨주먹의 시골 소년에서 황제가 된 사나이 나폴레옹의 모자를 보며 우리나라 청년들이 긍정의 힘을 찾기 바란다"고 말했다.

▲ 김홍국 편집위원

김 회장은 이날 경기도 성남시 판교벤처밸리 NS홈쇼핑 별관에서 열린 '나폴레옹 갤러리' 공식 운영을 기념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14년 188만4000유로(당시 환율 약 26억원)를 주고 모나코 왕실이 소장해오던 나폴레옹 황제의 이각모(일명 바이콘)를 구입했다.

이 이각모는 나폴레옹이 1800년 알프스를 넘어 이탈리아 마렝고 평원에서 전투를 치를 때 직접 착용했던 모자다. 이각모는 패전 직전의 위기에서도 불굴의 의지를 보여준 상징물로 평가받고 있다.

이처럼 김홍국 회장은 최고경영자(CEO)의 ‘상징 효과’를 널리 알린 사례로 꼽힌다.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의 상징물이 ‘씨름과 소떼 방북’이라면 김 회장은 바로 이각모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 이각모와 관련 유물 8점을 상설 전시하는 ‘나폴레옹 갤러리’를 운영하고, 이를 통해 나폴레옹의 ‘불가능은 없다’라는 도전과 열정의 철학을 한국 사회와 공유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각모 경매 당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구매 이유에 대해 나폴레옹의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란 도전 정신을 높이 산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폴레옹은 프랑스 식민지 코르시카에서 태어나 황제에 오르기까지 유럽 대륙을 호령한 최대 전략가이자 정치가였다. 그의 극적인 삶은 '영웅', '리더십', '긍정적 마인드', '1%의 가능성' 등으로 대변되며, 특히 ‘나의 사전에 불가능은 없다’란 경구는 숱한 장벽 앞에 도전하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감과 열정을 불어넣는 상징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 "모자가 아니라 나폴레옹의 정신을 샀다"

1800년 5월 알프스 산맥을 넘은 나폴레옹은 6월 오스트리아군과 싸운 ‘마렝고’ 전투에서 직접 이 이각모를 가로로 쓰고 전투를 지휘해 ‘박쥐’라고 불렸다.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2012년 4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열린 '제5회 우리축산물요리경연축제'에서 다양한 요리들을 둘러보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문에 이각모는 나폴레옹을 상징하는 아이콘으로 평가되고 있다. 나폴레옹 갤러리는 이각모 이외에 나폴레옹 초상화, 이각모 증빙문서, 원정 시 사용하던 은잔, 당시 도검류 등을 전시한다.

이밖에 나폴레옹의 업적을 담은 영상물 등이 상영된다. 갤러리는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운영된다.

김 회장은 "나폴레옹은 당시 적군이 상상하지도 못했던 험준한 알프스를 넘어 항복 직전까지 몰렸던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며 "단순히 그가 착용했던 모자를 산 것이 아니라 그의 정신을 샀다"고 말했다.

그는 “나폴레옹 바이콘을 긍정과 도전의 공감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기쁘다”며 “청소년들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홍국 회장도 정주영 회장처럼 가난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대표적인 기업인이다.

전북 익산의 작은 양계장에서 시작된 하림그룹은 창립 30여년이 지난 현재 팜스코, 디디치킨, 멕시칸키친, 선진, 그리바이텍 등 58개의 그룹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자산 규모는 9조원에 달한다. 지주회사인 하림홀딩스와 계열사 엔에스쇼핑, 팜스코, 선진, 하림, 팬오션 상장사만 6개로, 자산규모는 9조원대다.

본업인 닭고기 사업에서 확장해 홈쇼핑, 물류에 이르기까지 사업 분야도 매우 다양하다. 하림 김홍국 회장의 경영이념인 '삼장통합(농장-공장-시장)'의 경영방식이 대대적인 성공을 거뒀고, 하림은 농업기업으로 시작해 대기업 반열에 오른 최초 사례로 기록됐다.

▲ '나폴레옹 갤러리'에 전시된 나폴레옹의 이각모(바이콘)/뉴시스

김 회장은 나폴레옹과 비슷한 배경을 가지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소위 '금수저'가 아닌 채 태어났지만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림 그룹을 키워냈다.

그는 "최근 '흙수저'라는 말이 많은데 이렇게 매도할 경우 오히려 희망을 잃게 된다"며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란 말이 있듯 실질적으로 흙수저란 없고, 젊어서 고생을 하더라도 정신만 살아있으면 훨씬 풍족하게 배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게 바로 긍정의 힘이고 도전정신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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