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요즘 들어 사회공헌의 기본에 대해 새삼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말하는 기본이란 우선 ‘활동의 진정성’에 관한 것이다.

▲ 임태형 대기자

기업의 사회공헌 이론에서 가장 먼저 등장하는 용어는 ‘기업시민정신(Corporate Citizenship)이다. 즉, 기업은 지역사회와 동떨어진 이익집단이 아니라 지역사회 속에서 지역사회의 발전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수행하는 시민의 일원이며, 사회공헌활동은 시혜자의 입장이 아니라 지역사회발전을 위해 진정성을 담고 동참하는 시민의 입장에서 해야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임직원들은 자원봉사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시민들과 소통하고 협업하며 공동체 의식을 키워간다.

시민들 또한 기업의 임직원들과 만나며 기업을 이해하고 애정을 갖게 된다. 임직원과 시민들의 만남 속에서 수많은 이야기가 탄생하고 그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다. 이것이 사회공헌활동 홍보의 시작이다.

사회공헌의 효과에 대한 조바심으로 영향력 있는 매체를 통한 홍보를 선호하며 적지 않은 자원을 투입한 10여 년의 홍보 성적표를 볼 때, 과연 그러한 홍보 방법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의구심을 가지게 되면서 사회공헌활동에서 최선의 홍보는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동안 사회적 책임 문제로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던 기업들이 단 1주일도 안되어서 심각한 경영난에 빠지거나 폐업을 하는 사태를 보면서 역시 기본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된다.

평소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었지만 사회공헌(자선적 책임) 만으로 윤리적 책임과 법적인 책임을 덮을 수 없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시켜 주었다.

IT의 발달, SNS의 확산으로 기업의 일거수 일투족이 전세계인들에게 감시당하고 실시간으로 전달되면서 위선이 발붙이기가 더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 11일 대구스타디움 서편광장~연호네거리 구간에서 진행된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달리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사회공헌활동으로 열린 이 대회는 참가비 전액을 한국유방건강재단을 통해 저소득층 유방암 환자 수술비 지원 등에 사용한다./뉴시스 자료사진

이제 진정성으로 승부하는 수밖에 없다. 그 만큼 위선이 어려워지기도 했지만, 진정성이 전달되기도 좋은 여건이 되었기 때문이다.

빈곤탈출을 위한 적정기술의 개발과 보급이나 CSV(공유가치창출)과 같은 메가트렌드를 사회공헌에 담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기업의 일관되고 헌신적인 자세가, 그리고 임직원들 개개인의 소박한 봉사활동이 기업과 사회에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좋은 관계 속에서 자연생성되는 가슴 뭉클한 얘기들에 귀를 기울이며, 함께 박수치고 눈물을 흘려보자. 그러는 사이 시민들은 우리 회사를 든든한 동료로 생각할 것이다.

나쁜 소식은 광속으로 퍼지고, 좋은 소식은 당나귀를 타고 간다고 한다.

좋은 소식이 늦게 소문이 돌지만 그래도 마음 속 깊이 오랫동안 머물러 있다는 것이고 보면 당장의 효과를 바라는 조급증을 보이지 말고 애정을 갖고 기부하고 봉사하고 공익사업에 임하자. 그게 최선의 사회공헌전략이라는 것은 이미 20여년의 학습을 통해 배우지 않았는가?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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