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은 매일 발생…영적인 치유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 필요”
“영성의 회복, 환경 문제 등 인류 공동의 과제 극복할 수 있는 출발점”

한순상 PD 영문 소설 ‘Journey to the Hell’(지옥으로의 여정)/영국 오서하우스(Authorhouse UK) 출간
한순상 PD 영문 소설 ‘Journey to the Hell’(지옥으로의 여정)/영국 오서하우스(Authorhouse UK) 출간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현역 경제방송 한순상 PD가 영문 소설 ‘Journey to the Hell’(지옥으로의 여정)을 펴냈다.

이 소설은 지난해 12월 18일 영국 오서하우스(Authorhouse UK)에서 출간됐다. 한국어판은 따로 출간되지 않았다.

한 PD는 “30년간 밤 새워 편집하는 것을 자주했는데 그것은 어떤 '영상의 도'에 대한 탐구심 때문이었다”며 “완성은 없는 '끝 없는 길' 같다”고 말했다.

이 책은 국내에서는 교보문고를 통해 해외주문해서 구할 수 있다. 아마존, 반즈앤노블스 등 해외 인터넷 서점을 통해서도 구할 수 있다.

29일 한 PD를 만나 ‘Journey to the Hell’(지옥으로의 여정)에 관해 이야기했다.

- 자기소개를 해달라. 어떻게 이 책을 쓰게 되었나 동기는 무엇인가

“30년 동안 다양한 영상 콘텐츠를 만들었다. 1999년에 영화 <질주>를 개봉 했고, 같은 해에 경제방송 벤처로 입사했다. 영화는 <제7광구>, <화려한 휴가>를 만든 김지훈 감독이 조연출로, SBS 라디오 <컬투쇼>를 만들었던 이재익 PD가 당시 시나리오 작가로 참여했다. 나는 프로듀서였다.

흥행에 실패해서 각자 길로 갔다. 국내 최초 증권경제 방송에 입사해서 유료방송 최장수 프로그램 <국민주식고충처리반>을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은 국내 증권 상담 프로그램의 원형이 되었다. 주식 맨토링 서비스 수익모델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후배 PD들이 지금도 열심히 만들고 있다.

이 책은 먼저 세상을 떠난 둘째 딸을 기리는 추모비같은 책이다. 나는 5살에 세상을 떠난 그 아이가 이 세상에 왔다는 작은 흔적이라도 남겨주고 싶었다. 그래서 그 아이의 이름으로 소설 주인공을 잡았다.

- 이 책은 누구의 관심을 끌고 있으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장애아를 키우거나 아이를 잃는 고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공유하기 어려운 고통이다.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는 이러한 고통이 매일 발생하며 증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의 전쟁, 미국과 체코 공화국의 대규모 총격 사건을 통해 이러한 고통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등학생들이 수학여행을 가던 중 타고 있던 배가 침몰해 많은 청소년들이 목숨을 잃었다. 이태원에서는 할로윈 파티를 즐기던 젊은이들이 대규모 압사 사고를 당했다.

이러한 비극적인 죽음은 남은 가족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안겨준다. 그들이 사는 곳은 지옥이다. 정신과 치료를 제공한다지만 영적인 치유가 필요하며, 영적인 치유에는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본다.

종교적이라기 보다는 내적 질서의 회복이랄까. 가장 중요한 것은 망자의 죽음에 대한 가치를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본다.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것이라고 본다.

회사 부근에 서소문 공원이 있다. 거기서 조선 말엽에 천주교 신자들이 많이 참수당했다. 딸을 보내고 몇 년간 밤에 혼자 가서 많이 울었다. 그러다가 찾은 의미는 그 아이가 아빠를 가르치는 스승으로 왔던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나는 여전히 서툴고 모자란다. 특히 사랑하고 사랑받는 법에 대해 그렇다. 그 모자람을 알고 인정하기로 했다.

- 독자들이 이 작품에서 무엇을 배우고/얻기를 원하는가.

“각자의 몫이겠지만 개인이 혼자가 아니고 우리 모두가 우주와 혹은 절대자와 늘 연결되어 있음을 인식하는 작은 계기가 되었으면 하고 바란다.

절대자는 특정 종교라기보다는 우주성 자체에 가까운 개념이다. 영성의 회복이랄까. 사실 이것이야말로 각종 사회문제, 지구 환경 문제 등 인류 공동의 과제를 극복할 수 있는 출발점이라고 믿는다”

- 인터뷰에서 강조하고 싶은 장면이나 캐릭터는 무엇인가.

“이 소설의 주인공은 뇌병변을 앓고 있는 5세 발달 장애 아동 수민이다. 이 소녀는 주계의 영역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파견된 진화의 정점에 서있는 우주영혼(우주0)으로 그려진다.

다음으로 재미있는 인물은 지옥으로 가는 여정을 안내하는 '주계의 공보관'이다. 그는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에 살고 있는 용이다.

아들과 함께 한 한순상 PD
아들과 함께 한 한순상 PD

 

수민이의 아빠라는 캐릭터도 중요하다. 이는 세속적 삶에 익숙해진 우리의 모습이자 가장 익숙하고 친근한 캐릭터다. '아빠'는 지옥 여행 자격이 없지만 '주계의 공보관' 영혼과 합체해서 수민과 함께 지옥을 여행한다.

수민은 그 과정에서 아버지에게 환생의 비밀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 환생의 비밀을 기억한 아빠가 영혼의 줄기 세포를 분리해내서 자신을 다시 불러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 친구에게 당신의 책을 한 두 문장으로 어떻게 소개한다면.

“사랑하는 사람이 다시 만나고 싶어 한다면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어 반드시 다시 만날 수 있다. 사랑하는 이와 헤어진다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몹시 고통스럽다.

그것이 삶과 죽음이라는 경계면에서 작용할 때는 그 상실감과 고통이 이루 말할 수 없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우리의 착각이요, 사실상 태어남도 죽음도 없으며 에너지 작용으로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우리는 고통을 희망의 불꽃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 이 책이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다른 책과 어떻게 다른가.

“기존 천국론과 지옥론과는 많이 다르다. 이런 관점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바탕이 되는 개념은 우주알이란 개념이다. 우주알은 문화인류학에서도 연구해서 많은 문화권에서 발견되는 개념이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우주알의 개념을 우주의 근본요소로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지옥은 단테의 지옥과는 전혀 다르다. 불교의 그것과도 다르다.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을 여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일상속에 편재하는 천국, 편재하는 지옥에 대한 이야기다. 현실속 우리 곁에 다 있는데 어느 세상을 맞이할까는 자신이 선택할 문제다”

- 당신의 이야기는 언제, 어디서 일어나는가? 소설의 경우 - 이 설정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크게 유형의 외부 세계와 무형의 내면세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사건이 일어나는 장소는 새벽, 꿈과 명상 속, 현실 세계와 환상의 세계가 중첩되는 시간과 장소다. 사실 우리는 이런 중첩계에 살고 있다. 그래서 스스로 자기의 주인이 될 때 현실 속도, 꿈 속도 자신이 있을 거처가 될 것이다”

-이 이야기를 가장 잘 설명하는 세 단어는 무엇인가.

“이 이야기를 가장 잘 표현하는 세 단어는 가족, 환생, 지옥이다. 이 이야기 속 인물을 가장 잘 설명하는 세 단어는 딸, 장애, 영혼이다”

-책을 집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과 가장 재미있고 보람있는 일은 무엇인가.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현대 사회 관점에서 보면 다양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지옥 장면을 묘사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가장 웃긴 장면은 주계의 공보관의 몸으로 지옥을 방문하는 아빠가 어려운 상황이 닥칠 때마다 도망치는 장면이다.

엄마들이나 아이들이 상당히 공감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면일 것 같다. 가장 뿌듯했던 장면은 장애를 이유로 딸을 꾸짖은 후 죄책감 속에 살아온 아버지를 어린 딸이 용서하는 장면이다. 딸을 먼저 보낸 불쌍한 아버지의 마음에 못 박힌 원한을 뽑아내는 장면이다.

- 사람들이 당신의 책에 대해 알아야 할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중 여기서 다루지 않은 것이 있나.

“인공지능의 시대 도래는 많은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일종의 회귀론자다. 즉 영성 회복만이 기계와 살아가는 지혜라고 믿는다.

오늘날 우리가 겪는 모든 문제는 정신적 발달의 속도가 물질적 발달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관점에 동의한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구체적인 노력을 정신 혁명 혹은 영혼 혁명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영혼혁명의 시작을 담은 이 책을 산업혁명이라는 물질혁명을 주도한 영국 런던에서 먼저 출간하고 싶었다”

-향후 계획은.

“두번 째 책은 영혼학을 쓰고 싶다. 가칭 '영혼학(Soulogy)'라고 이름을 만들어 붙였다. 주관적 차원이 아닌 객관적 영혼학을 써보고 싶다. 영혼의 이론 물리학이랄까? 그러면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의 독자성과 가치를 보전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가 있다.

물론 콘텐츠 종사자로서 영상화 작업도 관심이 있지만 그것은 아마도 하늘이 허락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16년간 틈 날 때 마다 적은 책이다. 많이 지웠다가 다시 썼다. 슬픔보다는 기쁨으로, 절망보다는 희망으로 읽어주시길 바란다. 경제 채널에서 오랜 기간 일했는데 증권 시장은 폭풍우 치는 파도처럼 일렁인다.

어느 누구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인생도 그런거 같다. 불확실성으로 폭풍우 치는 밤 바다 같다. 파도 위에 가끔 생기는 바누방울 같은 물방울속에 잠깐이라도 쉴 틈이 있다면 파도타기도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 몇 초 간의 숨돌림이 고통의 바다에서 항해를 계속하게 하는 힘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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