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증시 중개인들이 매매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미국 뉴욕 증시 중개인들이 매매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이코노뉴스=박병호 SIG 패키징코리아 사장] 투자에는 반드시 리스크(Risk)가 따라오기에 투자의 반은 리스크관리라고 한다.

박병호 SIG 패키징코리아 사장
박병호 SIG 패키징코리아 사장

 

그래서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리스크를 잘 이해하고 선택할 수 있어야 하는데 대개 사람들은 리스크는 무조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리스크를 우리말로 ‘위험(危險)’으로 번역하여 사용하기 때문이다.

◇ ‘위험’의 뜻을 가진 영어 단어들

우리말의 동사와 형용사는 지구상의 그 어떤 언어보다 잘 발달 되어있어 다른 언어에서는 표현하기 어려운 것도 쉽게 표현할 수 있지만, 우리말의 명사는 영어보다 어휘의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그래서 영어의 peril, hazard, danger, risk를 우리말로 옮기고자 하면 근접한 의미를 가진 단어는 오직 ‘위험’밖에는 찾을 수 없다.

peril은 금전적인 손해나 신체적인 부상을 초래하는 화재나 폭발 등의 위험 그 자체를 의미하고 hazard는 손해 발생 가능성의 조건인데 교통사고의 가능성을 높이는 안개나 폭우 등을 의미한다.

danger는 손해나 부상에 대한 확률이 높은 상태를 말하는데 어두운 길을 걷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으며 risk는 나쁜 측면에서는 peril이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우리말 위험과 가장 유사한 peril은 손해나 부상을 초래하지 않으려면 무조건 피해야 한다.

이에 비해 공사 중인 도로를 걸으면 사고의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에서의 위험은 danger인데 danger가 있어도 공사 중인 도로를 지나가야 할 필요가 많이 있을 수 있다.

hazard는 골프를 아는 분들에게는 골프장의 해저드를 연상하면 쉬운데 해저드가 있다고 그 홀을 포기할 수 없듯이 마찬가지로 ‘위험’으로 번역한 risk도 상황에 따라서 피하는 것만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

◇ 투자에서의 리스크의 개념

투자에서의 리스크는 미래에 실제 일어날 일이나 결과가 기대했던 것과의 차이 즉, 통상적으로는 나쁜 결과가 발생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고 신뢰할만한 정보에 근거해서 합리적인 분석과 판단을 통해 내린 기댓값과 실제 결과와의 차이의 가능성이 클수록 리스크가 높고 차이의 가능성이 작을수록 리스크는 낮다고 한다.

리스크가 낮은 것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크게 손해 볼 가능성은 작지만, 마찬가지로 더 큰 수익을 낼 가능성 또한 작다. 반대로 리스크가 높은 것은 기대했던 것보다 더 큰 손해의 가능성도 있지만 동시에 더 큰 수익을 낼 수도 있다는 의미이다.

리스크는 양방향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투자자들은 본인에게 적합하고 적절한 정도의 리스크를 선택하고 관리해야지 위험을 대하듯 무조건 피해야 하는 개념이 아니다.

리스크는 그리스어에서 암초나 절벽을 뜻하는 항해 용어였던 '리자(ριζα, Rhiza)'에서 유래하고 라틴어에서는‘용기 내어 도전하다’라는 뜻의 ‘리시케어(risica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영어 속담에도 “용감한 자가 미인을 얻는다.(The brave gets a beauty)”라는 말이 있다.

남자가 사귀고 싶은 여자를 만나면 그 여자를 애인으로 만들기 위해 용기를 내어 용감하게 의사를 전달해야 한다. 상대가 응해줄 수 있지만 거절할 수도 있다. 무시당하고 창피당하는 것이 겁이 나서 의사를 전달하지 못하면 기회를 놓친다. 인생은 용기 내어 두드리는 자에게 문을 열어준다고 했다.

◇ 기대수익(expected return)과 조합을 이루는 투자의 리스크

그렇다면 투자할 때 어느 정도의 risk를 가져가야 할까? 투자에서 리스크는 기대수익(expected return)과 항상 짝을 이룬다. 기대수익이 높으면 대부분 리스크도 높고 기대수익이 낮으면 리스크는 일반적으로 낮은 것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의 세계에서 투자할 대상과 상품 등을 선택할 때 기대수익과 리스크의 아래와 같은 5가지 조합이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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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리스크인데도 높은 기대수익이 가능한 경우가 가장 바람직하고 좋은 경우이지만 그런 경우는 실제 거의 없다. 만일 그런 것이 있으면 누구나 다 원하는 투자대상이므로 수요공급의 원칙에 의해 가격이 올라가서 기대수익이 낮아지게 된다.

높은 리스크인데도 낮은 기대수익을 바란다면 그런 투자자는 바보이다. 그러면 결국 현실적으로는 높은 리스크를 가지고 높은 기대수익을 바라든지 아니면 낮은 리스크를 가지고 낮은 기대수익을 선택하거나 리스크와 기대수익을 조금씩 높여 중간 정도의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3가지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

◇ 투자의 핵심은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선택

일반적으로 은행의 예금이나 적금, 보험회사의 연금이나 보험 등은 낮은 리스크와 낮은 기대수익의 투자상품이며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은 높은 리스크와 높은 기대수익의 투자대상으로 예를 들 수 있다. 투자는 리스크를 얼마나 취하면서 얼마나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지를 연구·분석해서 선택하는 게임이다.

이러한 리스크의 선택은 투자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늘 하는 것이다.

대학진학을 위해 불합격이 되더라도 내가 받은 점수보다 높은 합격점수의 학교와 학과에 원서를 넣어 마음 졸이든지 아니면 안전하게 합격할 수준의 학교에 넣어 불합격할 가능성을 낮추고 마음을 편히 가지든지 선택하는 것을 유사한 예로 들 수 있다.

투자에서 핵심은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선택이라고 했다. 사람마다 투자의 결과가 서로 달라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투자대상과 타이밍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리스크에 대한 판단과 선택의 차이에서도 비롯된다.

◇ 올바른 리스크의 판단과 선택

투자대상은 그 종류와 종목별 그리고 시기별로 모두 서로 다른 리스크와 기대수익의 조합을 이룬다. 이를 연구하고 분석해서 ➀ 리스크 대비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기대수익을, ② 기대수익 대비 조금이라도 더 낮은 리스크에 투자할 능력이 있는지에 따라 투자성과는 달라진다.

일전에 소개한 라임과 옵티머스 펀드 등은 낮은 리스크라고 알고 있었지만 실제 낮은 리스크가 아니었다. 따라서 가진 돈 모두를 낮은 리스크의 투자상품에 넣고 있다고 생각된다면 다시 한번 그 리스크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투자하는 모든 상품이 리스크가 낮은 곳에만 쏠려 있다면 투자대상과 타이밍을 다르게 하면서 리스크가 높더라도 더 큰 기대수익의 가능성이 있는 곳에 일부분이라도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현명한 재테크의 자세이다.

※ 박병호 SIG 패키징코리아 사장 겸 숭실대 벤처중소기업학과 겸임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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