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거래일에 비해 14.25(0.55%) 포인트 하락한 2596.56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다중노출 촬영/뉴시스)
1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가 전거래일에 비해 14.25(0.55%) 포인트 하락한 2596.56을 나타내고 있다. (사진=다중노출 촬영/뉴시스)

[이코노뉴스=박병호 에버그린패키징 코리아 대표]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중국의 코로나 봉쇄조치 등의 세계적인 악재로 많은 주식의 가격이 하락하자 싼 주식이 널려있는데 더 투자할 여력이 없는 게 안타깝다며 속상해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습니다.

이전보다 가격이 낮아졌다고 주가 상승이 보장되는 것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박병호 에버그린패키징 코리아 대표
박병호 에버그린패키징 코리아 대표

싼 주식은 사고 비싼 주식은 파는 것이 주식투자의 기본입니다. 그렇지만 가격이 낮아졌다고 반드시 주식이 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주식의 가치와 가격을 비교하여 싸거나 비싸다고 하는 의미를 이해한다면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단순한 가격의 높낮이와의 차이를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 영어표현으로 구분해 보면

다음 영어표현 3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 문장은 잘못된 표현이고 나머지 2개는 올바른 표현입니다.

1. The price is expensive / cheap 가격이 비싸다 / 싸다 (잘못된 표현)

2. The price is high / low 가격이 높다 / 낮다 (적절한 표현)

3. It is expensive / cheap 그것은 비싸다 / 싸다 (적절한 표현)

위에서 보면 영어로는 구분이 오히려 명확한데 가격은 높거나 낮다고 표현해야 옳고 가격이 “싸거나 비싸다”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표현입니다.

반면에 특정 사물은 “싸거나 비싸다”라고 표현할 수 있는데 사물을 거래할 때 이용되는 가격과 대비해서 그렇다는 의미인 것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의 주식과 회사

가격의 높고 낮음은 주관적이긴 하지만 가격을 보면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의 주식은 무엇인지 아시나요?

그것은 바로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Warren Buffet)의 버크셔 헤서웨이(Berkshire Hathaway)입니다.

최근 주가 기준으로 한 주당 48만1197달러로 원화로 환산하면 6억600만 원에 달합니다. 보통 사람들은 한 주도 사기 힘들 만큼 높은 가격이지만 그래도 이 주식을 비싼 주식이라고 단언할 수 없고 평가에 따라 오히려 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국 뉴욕의 한 애플 매장에 고객이 들어가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미국 뉴욕의 한 애플 매장에 고객이 들어가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그러면 말이 나온 김에 가장 높은 가격의 회사는 어디일까요? 한 주의 가격이 회사 전체의 가격은 아니므로 한 주당 가격과 주식 수를 곱한 회사의 시가총액을 봐야 하는데 한 주당 단지 159달러인 애플이 시가총액 2조6000만 달러(3,276조원)로서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가격의 회사입니다.

참고로 이 금액이면 대한민국 주식을 다 사고도 남는 높은 가격입니다. 그래도 이 회사 주식이 가격만 보고 비싸다거나 싸다고 할 수 없습니다. 싸거나 비싼 것은 가격만을 보고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아래에 설명하는 것과 같이 주식의 가치평가에 따라 결정됩니다.

◇ 주식이 싸거나 비싸다는 의미

주식의 경우 싸거나 비싸다는 의미는 지금의 가격이 아니라 미래가격을 결정할 회사의 가치와 비교해서 판단할 문제입니다. 회사의 가치를 반영한 가격을 적정가격(Fair Price)이라고 합니다. 적정가격이라고 해서 반드시 미래에 그 가격이 시장에서 실현된다는 보장은 없지만 그렇게 될 것으로 믿는 가치를 반영한 가격입니다.

그래서 미래에 실현될 것으로 믿는 적정가격과 비교하여 현재가격이 높을 때는 그 주식은 “비싸다”라고 하고 낮을 때는 “싸다”라고 합니다.

하지만 적정가격은 매우 주관적이어서 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비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사람마다 다르게 표현될 수 있습니다.

적정가격 (미래 실현이 가능한 가격) < 현재가격 → 고평가 → 비싸다

적정가격 (미래 실현이 가능한 가격) > 현재가격 → 저평가 → 싸다

◇ 비싸면 팔고 싸면 사는 것이 주식투자의 기본

따라서 비싸진 주식은 고평가되어 있으므로 팔아야 하고 반대로 싸진 주식은 저평가된 상태이므로 사야 하는 것이 주식투자의 기본입니다.

지금 가격이 낮아졌다고 해서 모든 주식이 싸졌다고 보기보다는 주가 하락이라는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하여 적정가격 대비 현저히 싸진 주식을 찾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물론 미래가격을 결정할 적정가액에 대한 정보는 주식 전광판을 아무리 찾아봐도 명확하게 나오지 않습니다.

적정가격을 연구하는 것이 “주식의 가치평가” 또는 “밸류에이션(Valuation)”인데 주식투자의 핵심입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주식의 가치와 가격이라는 제목으로 부득이 다음 기회에 설명하도록 하겠습니다.

◇ 삼성전자, 액면분할로 가격은 낮아졌지만 싸진 것은 아닌 듯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많은 주식이 하락하였지만 유독 많은 투자자 사이에서 논란이 많은 주식이 있습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종목으로 시가총액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입니다.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뉴시스 자료사진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뉴시스 자료사진

삼성전자는 2018년에 주당 250만원 하던 주식을 1/50으로 액면분할 하였습니다. 액면분할 전 삼성전자 주주구성을 보면 개인주주의 지분은 단지 2%에 불과하였으나 액면분할 이후에는 14%로 대폭 늘어났고 주주의 수를 보더라도 500만 명이 넘어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주가는 최고 9만 6800원까지 상승하였다가 6만7000원 근처에 머물러 있습니다. 국민의 10%가 보유하고 있다 보니 삼성전자의 주가하락은 언론에서도 집중보도하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상당수의 개미투자자가 8만원 근처에서 매입하여 손실을 보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개미투자자가 갑자기 삼성전자로 몰린 것은 액면분할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액면분할로 주식이 가격이 낮아지자 싸졌다고 판단한 개미투자자가 몰린 까닭입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나스닥에 상장된 아마존의 액면분할 보도가 나오자 아마존 주식에도 매수세가 몰리면서 주가가 일시적으로 대폭 상승하였습니다.

액면분할이나 이와 유사하게 무상증자 같은 것은 그 자체적으로 회사의 가치를 변동시키지 않습니다. 이로 인해 주식이 싸졌다고 판단하는 것은 자칫 투자손실을 초래할 수 있으니 주식투자는 철저하게 적정가격을 찾는 노력을 통해 싸거나 비싼지를 판단하고 투자 결정을 해야 할 것입니다.

※ 박병호 에버그린 패키징 코리아(Evergreen Packaging Korea) 대표이사 사장 겸 숭실대 겸임교수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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