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오늘날 세계 경제는 저성장 고령화 기조가 강력하게 자리잡은 가운데 인공지능(AI)과 로봇으로 대표되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를 맞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 시점에서 “과연 향후 일자리는 늘어날 수 있는가?” 하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어쩌면 한국 경제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임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요원한 것으로 인식되는 것 또한 부인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문제를 “과연 향후 일자리는 어디에서 늘어날 수 있는가?”로 바꾸어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일본은 19세기 중엽까지도 천황 위에 쇼군이 군림하는 봉건 체제 하에서 쇄국을 고집하며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답보를 면치 못하는 신세였다.그런 상황에서 국정농단의 주역 막부 체제를 일거에 무너뜨리며 메이지(明治) 유신의 단초를 마련한 계기가 사쓰마·조슈 밀약(또는 사쓰조 동맹)이다. 이 드라마틱한 사건의 중심에 선 인물이 오늘날 일본인들이 무사(武士·사무라이)의 정신이라 추앙하는 존재, 시바 료타로의 대작소설도 널리 알려진 사카모토 료마다.역사 발전에 대한 견고한 확신 속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준수는 강원도를 향하는 내내 말없이, 어쩐지 비장해 보이기까지 한 얼굴로 앉아 있었는데, 나는 그게 단순히 우리 미취업자들의 일상 표정이라고만 생각했다. 눈높이를 낮추라는 말과 땀에서 배우라는 말, 그 말들을 들을 때마다 우리는 점점 무표정하게 변해갔고, 결국은 지금 준수가 짓고 있는 저 표정, 그것이 평상시 얼굴이 되고 말았다.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 나도 눈높이를 좀 낮추고 취업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찌된 게 이놈의 나라는 한번 눈높이를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이 최근 미국의 대형 자산운용사인 포트리스인베스트먼트 그룹을 33억 달러(약 3조7600억 원)에 인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소프트뱅크가 추진 중인 1000억 달러(약 114조원) 규모의 ‘비전펀드’ 조성과 맞물려 있다. 지난해 소프트뱅크 손정의(60) 회장은 이 펀드로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 로봇 등 차세대 기술에 투자할 것이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펀드의 절반인 500억 달러를 미국 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소프트뱅크를 일본 4차 산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제자리로 돌아올 때까지 포기하지 말라.”벤저민 프랭클린, 『인생의 발견』에서프랑스 아동문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는 그림 형제에 비해 우리에게 훨씬 덜 알려져 있고 안데르센과 비교하면 아주 적은 수의 작품만을 남긴 작가다. 하지만 ‘잠자는 숲 속의 공주’, ‘장화 신은 고양이’, ‘신데렐라’와 같은 작품 목록을 보면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아동문학에 끼친 그의 영향력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가 남긴 많은 동화들이 나라와 시대와
[김선태=편집위원] 내일은 또다시 해가 떠오르지, 허풍선이.새벽이 오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네, 패배자.터널 끝에 가야 빛을 보는 자, 돌대가리.구름 뒤에는 태양이 빛나고 있지, 낙오자.비가 와야 무지개가 뜬다네, 일벌레.- 「구슬도 꿰어야 보배」, 마크 폴락박한철 헌법재판소 소장의 “이정미 재판관 임기 만료 내 선고” 발언에 따라 조기 대선이 현실화될 것으로 점쳐진다. 이 발언 직후 최순실이 특검에 끌려 나온 자리에서 ‘민주 투사’로 변신을 꾀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유튜브 방송으로 항간의 루머에 답한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우리들의 싸움은 하늘과 땅 사이에 가득 차 있다민주주의의 싸움이니까 싸우는 방법은 민주주의식으로 싸워야 한다하늘에 그림자가 없듯이 민주주의의 싸움에도 그림자가 없다하 …… 그림자가 없다- 김수영, ‘하 ...... 그림자가 없다’ 중에서“나는 무척 반항적이고 자의식이 강한 소년이었다. 무엇을 해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타고났다. 그런데 가난 때문에 겪는 일들은 지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상처받은 자존심을 반항으로 표출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부산 가야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골프라고는 쳐본 적도 없는 처지에 이렇게 말하기는 민망하지만 골프 입문자에게 가장 중요한 용어 중 하나가 ‘스탠스(stance)’라고 한다. 공을 맞히기 위해 취하는 위치와 자세를 말하는데, 평소와 달리 스윙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이는 십중팔구 스탠스가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스탠스가 정치 용어로 사용되면 주위 여건이 변할 때 자신이 있어야 할 위치나 표방해야 할 태도 또는 답변해야 할 입장을 뜻한다. 예를 들어 반기문 전 사무총장이 유엔에 있을 때는 보수나 진보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붉은 닭의 해’ 정유년 새해를 맞으며 국민들의 관심은 빠른 속도로 차기 대선에 모아지는 분위기다.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 시점, 탄핵 인용 여부, 가결 시 또는 부결 시 정국 추이 같은 주제들이 예외 없이 대선과 결부되어 논의된다. 2월에 탄핵이 인용되고 4월 대선이 치러질 것이라는 낙관론이 있는가 하면 헌재가 촛불 민심에 등을 돌릴 것이라는 비관론도 제기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빠르건 느리건 그야말로 파국적 상황이 오지 않는 한 2017년 대선은 치러지게 되어 있다.조기 대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89년 언저리쯤, 노무현 변호사를 처음 만난 순간의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나쁜 것은 그 장면이 싱겁기 그지 없었다는 점이다. 변호사 사무실에 들렀다 우연히 인사한 게 전부였으니. 그런 식의 언저리 스침은 여러 차례 있었는데, 가령 역전에서 우연히 인사한 김에 식사를 함께 한 장면도 있다. 예정에 없이 술자리에 동참하기도 했고 유세 길에 눈인사를 건네기도 했지만 그 역시 우연한 조우들이었다.봉하마을이 열리자 고향과 가까우니 눈 감고도 찾아갈 곳이라는 생각에 차일피일 하다 부엉이
[김선태=편집위원] 내 기억에게 나는 쓸모없는 청중이다.기억은 내게 끊임없이 자신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길 바라지만,나는 잠시도 가만있질 못하고, 헛기침을 하고,듣다가 안 듣다가,밖으로 나갔다가, 돌아왔다가, 다시 밖으로 나간다.…때로는 기억이 들러붙어 있는 것에 진저리가 난다.나는 결별을 제안한다. 지금부터 영원히.그러면 기억은 애처롭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그건 바로 나의 마지막을 뜻한다는 걸 알고 있기에.-「기억과 공존하기엔 힘겨운 삶」 중에서뉴스를 보면 날마다 기억과의 전쟁이라도 벌어지는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2014년 4월 16일 이후 숱한 날들이 지났지만 담담한 어조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의견을 말하기란 여전히 쉽지 않다.참사 순간과 이후의 충격적인 장면들이 여전히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 있고, 망자들이 겪었을 고통을 생각하면 그 한이 너무 크고 깊어 감히 운을 떼기 어려우며, 남겨진 의문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운데 해결할 길은 막막하여 무력함과 분노를 달래기 힘든 것이 보통 사람들의 심정일 테다.그런 가운데 참사 969일째 되는 12월 9일 국회가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결정한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유자광 무리가 악습을 거듭하여 착한 사람들을 모조리 얽어 들였다.”- 《점필재집(佔畢齋集)》, 김종직1498(무오)년 7월 1일, 왕이 파평 부원군 윤필상(尹弼商), 선성 부원군 노사신(盧思愼), 우의정 한치형(韓致亨), 무령군 유자광(柳子光)을 불러 하문하는데, 도승지 신수근(愼守勤)으로 출입을 통제시켰고, 국법에 따라 사관이 입회하여야 하나 무시되었다. 이어 왕이 조용히 의금부 경역(義禁府經歷) 홍사호(洪士灝)와 도사(都事) 신극성(愼克成)을 경상도로 급파하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휴먼앤북스 주간] 지나간 정치적 격변기를 구성원 각자의 입장에서 재구성해 보면 흥미로움이 더해진다. 누가 더 멀리 보았는지 누가 필요한 선택을 하고 올바른 결단을 내렸는지 알 수 있는 것이다. 더불어 당대 사건들이 오늘의 정치 상황에 구체적인 교훈으로 새겨진다. 과거의 개인들을 현재의 유사한 개인들과 비교하는 재미는 덤이다.1917년의 러시아는 현대 세계사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정치적 격변지 중 하나지만, 당시에도 상황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끌고 갈 여러 정치 지도자들이 존재했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동양 고전은 수십 세기 동안 집적된 근원적 사유의 정수다. 성현들의 언행을 기록한 책이 대표적인 경우지만 때로 일정한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주장을 모아 편집한 책이 고전의 반열에 드는 경우가 있다.남송 시대에 복건성 천주지사를 지낸 진덕수가 지은 심경(心經)이 그와 같은 경우다. 진덕수는 ‘성현’들의 어록과 주자의 해석을 발췌한 데 더해 자신의 주석을 덧붙여 이 책을 펴냈는데, 주로 채록한 경전은 사서, 삼경, 주렴계, 정이천, 범준(范浚), 주자의 글이다. 총 37장 가운데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사람의 본성이 선한 것은 물이 아래로 흘러가는 것과 같으니 사람이 선하지 않은 것이 없고, 물이 아래로 흘러가지 않는 것이 없다. 지금 물을 쳐서 튀어오르게 하면 사람의 이마를 넘어가게 할 수도 있고, 부딪쳐 흘러가게 하면 산에 닿게 할 수도 있겠지만, 이것이 어찌 물의 본성이겠는가?”맹자 고자 장구 상편 2에 나오는 이 말은 성선설을 대표하는 구절로 널리 인용된다. 맹자는 이 말을 보충하여 물이 원래 아래로 흐르나 주어진 기세로 인해 위로 튀는 것이니, 사람도 이와 마찬가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다윈은 ‘종의 기원’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먼저 존재하던 종에서 유래했다는 점, 그 진화의 힘은 자연선택이라는 점을 밝혔다. 이로써 생명체는 하나의 기원에서 갈라져 나온 진화의 산물이며, 그 진화의 힘은 다른 개체보다 많은 자손을 남기는 개체들이 주도하게 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그렇다면 진화의 방향은 번식력에 초점을 맞추게 될 것인데, 실제로는 이와 다른 방향의 진화도 종종 발생한다. 공작의 아름다운 꼬리나 수사슴의 멋진 뿔은 번식을 방해하며 그저 이성을 유혹하기 위해 발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한 나라의 운명이 장기간에 걸쳐 위협받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조타수를 자처하며 일어서지만 종종 개인의 역할이 난국 타개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때로 그가 보여준 이런 저런 흠결과 한계로 인해 객관적으로 평가되어야 할 공적이 심히 훼손되는 경우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헌신적 역할과 탁월한 능력에 힘입어 몰락의 위기를 딛고 재기한 나라들을 우리는 역사에서 심심치 않게 만난다. 전설의 시대에 그저 그런 부족의 하나였던 로마를 반석 위에 올려 놓은 푸리우스 카밀루스, 정체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춘추전국 시대 진나라의 전설적인 명의로 알려진 편작은 한 곳에 머물며 의술을 펼치지 않았고, 정해진 법도에 따라 의술을 펼치지 않았다. 그가 한단을 지날 때 그곳 사람들이 부인들을 귀하게 여긴다는 말을 듣고는 부인과 의사가 되었다. 또 낙양을 지날 때 주민들이 노인을 공경한다는 말을 듣고 노인병 의사가 되었으며, 함양에서는 사람들이 아이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소아과 의사가 되었다. 이렇듯 편작은 백성들을 찾아가 그들의 풍속에 맞추어 의료 과목을 바꾸었다.‘어쩌다 보니’ 거리
[이코노뉴스=김선태 편집위원] 재레드 다이아몬드는 인류 문명의 불균형을 결정한 3대 요인으로 총‧균‧쇠를 든다. 굳이 그의 논증을 빌지 않더라도 문명 불균형에 미친 총의 역할을 부인하기란 어렵다. 근·현대의 문명 대결사에서 총이 차지하는 지위는 다른 모든 무기를 능가하는 압도적인 대인 살상력으로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그와 같은 총기의 진화를 주도한 데 힘입어, 서구는 오늘날 동양에 비해 문명의 상대적 우위를 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초기 화승총에서 초당 수십 수백만 발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