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지주사들이 연일 강세를 이어가면서 무더기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로운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오후 1시 24분 현재 두산은 전날보다 5000원(4.31%) 뛴 12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닷새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 주가는 장중 12만2000원까지 올라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 한화큐셀이 영국 케임브리지 인근에 건설한 24.8MW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한화 제공

한화(5.30%)와 CJ(2.74%), LG(3.39%), 효성(1.85%), SK(3.64%), GS(2.50%) 역시 이날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와 관련, 유안타증권은 최근 지주사들의 주가가 올랐지만 여전히 순자산가치(NAV) 대비 20% 이상 할인 거래되고 있다며 각 그룹별 대표회사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 정부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궁극적인 지향점은 기업 의사 결정의 정상화"라며 "소수 지분을 보유한 총수 일가에게로 모든 부가 집중되는 현상을 막고, 기업의 건전한 성장, 투자 활성화, 배당 확대 등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목표"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이런 제도가 정상적으로 안착될 경우, 가장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종목군은 각 그룹을 대표하는 지주사"라며 "스튜어드십 코드(Steward ship Code) 활성화 이후 자회사로부터의 배당 수입이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연기금과 자산운용사 등 주요 기관투자가가 기업의 의사결정에 적극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기관투자가들의 의결권 행사지침을 말한다.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steward)처럼, 기관투자가가 고객 돈을 제대로 운용하는 데 필요한 행동지침인 셈이다.

◇ 한화, ‘해외 플랜트 리스크 축소’ 등 호재 작용

시장에서는 특히 한화에 주목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이날 한화와 관련, “순풍에 돛 단 듯”이라는 보고서에서 목표주가를 5만7000원으로 9.6% 상향조정하고,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한화는 지난 26일 4만6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신한금융투자는 한화의 올해 영업이익을 전년보다 9.5% 증가한 6007억원, 순이익은 20.8% 늘어난 2326억원으로 전망하면서 이렇게 밝혔다.

▲ 자료=신한금융투자 제공

특히 “한화건설의 인도네시아 주택사업 계약체결 기대감이 유효하다”며 “작년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인도네시아 주택사업은 총 3000억원, 16만2000세대 규모의 프로젝트로, 연내 약 1200억원 규모의 수주 계약이 예상되며 공사 진행에 따라 추가 수주가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수주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PC(Precast Concrete) 공법을 활용할 공사라는 점에서 향후 관련 기술이 요구되는 신도시 사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확인돼 긍정적이라는 설명이다. PC공법은 건축물을 구성하는 기둥 등을 플랜트에서 생산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건축 공법을 말한다.

아울러 “새 정부의 태양광 관련 공약이 진행될 경우 자회사 한화케미칼의 주가 상승에 따라

동사의 가치 재평가도 가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캠프 국민성장 환경에너지팀과 태양광업계 등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후보 시절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량을 전체의 20%까지 비중을 확대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이렇게 되면 태양광 설비용량이 현재 5GW(누적기준)에서 37GW로 640% 대폭 늘어나게 된다.

신한금투 임희연 연구원은 “투자포인트는 한화건설의 해외 플랜트 리스크 축소, 상장 자회사들의 실적호조, 정부의 지주회사 관련 공약에서 자유로운 점 등”이라고 말했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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