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고태경 팀스퀘어 대표]

▲ 고태경 팀스퀘어 대표

“저성장, 뉴노멀의 시대입니다. 세상은 새로운 기준들로 재편될 것입니다. 그곳에 여러분의 기회가 있습니다.”

어느 창업관련 행사에서 주영섭 현 중기청장이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던진 당부의 말이다.

저성장은 필연적으로 사회 전반에 걸쳐 여러 문제의식들을 불러오기 마련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하는 다양한 창의적인 문제해결 방식들이 우리에게 익숙했던 가치들을 해체하며,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새로운 대안으로 빠르게 자리 잡을 것이라는 통찰이다.

새롭게 기준이 되는 서비스는 당연히 그에 합당한 사회적 보상을 얻게 될 것은 자명하다. 직접 소유하고 있는 방 한칸이 없음에도 세계 최대의 호텔체인인 ‘힐튼’의 가치를 가볍게 뛰어넘어버린 지금의 ‘에어비앤비’를 떠올려 보면 이해가 쉽다.

세상의 남아도는 방을 공유해보자는 다소 뜬 구름 잡는 아이디어로 실리콘 밸리의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았던 이들의 낯선 방식은 어느새 ‘새로운 기준’이 되었고, 현재 3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가진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가장 친숙한 서비스 중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저성장, 뉴노멀의 시대에 우리들이 일하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어떤 사람들이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전 세계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어제 오늘이 아니지만, 인위적인 정책 등으로 청년실업 등의 일자리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 세상의 남아도는 방을 공유해보자는 아이디어로 시작한 에어비앤비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내며 현재 30조원이 넘는 기업가치를 가진 기업으로 우뚝섰다. 사진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에어비앤비 본사에 있는 로고 조형물. /네이버 캡처

정년이 보장되던 전통적인 안정된 일자리에 대한 통념은 무너진 지 오래고, 더 좋은 기회를 찾아 3~4년만에 한 번씩 이직을 하는 것이 자신의 현명함과 상품가치를 상징하는 수단이 되었다. 더 나아가 한곳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와 창작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해 내며 각계 각층에서 기존에 없던 가치들을 새롭게 만들어 내고 있다.

기업이 일하는 방식 또한 달라지고 있다. 기존의 업무들은 프로젝트 단위로 전환되어 내부의 역량만으로 일을 처리하기보다 외부의 전문가들과 함께 일하는 아웃소싱은 이미 일반화 되어 있고, 이제는 보다 차별화되고 창의적인 결과물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성을 가진 다수와 협업할 수 있는 오픈이노베이션의 기회를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을 고려해 볼 때, 우리가 일하는 방식이 기존의 일자리(job) 개념에서 일거리(work)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라는 예측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실력만 있다면 기업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는 열려있고, 특정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을 정도의 전문성을 가진 스페셜리스트와 이들을 융합하여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제너럴리스트들의 협업은 새로운 노동의 방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세계 인구의 90%가 스마트폰과 온라인으로 연결되는 새로운 디지털경제에서는 프로젝트 베이스로 자신의 일에 적합한 사람을 찾아 자유롭게 협업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질 것이다.

앞으로는 이들이 새로운 노동시장을 주도할 것이고 일반적인 개념의 직장인들 보다 자신만의 단독성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협업이 가능한 사람들, 자신의 노동을 통해 스스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사람들만이 더 좋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우리는 충분히 예상해 볼 수 있다.

‘근로자와 기업이 지속적인 관계가 아닌 거래관계로 바뀌고 전 세계적으로 연결된 가상의 네트워크를 통해 프로젝트 단위의 특정업무를 수행하는 독립형 노동자(Independent worker)가 많아질 것이다’ 라는 [4차 산업혁명]의 저자 클라우스 슈밥의 견해는 함께 눈여겨 봐야할 필요가 있다.

이렇게 우리는 이미 ‘직장의 안정성’ 보다 ‘직업적 전문성’이 보다 중요해지는 사회로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이를 반증하는 듯 현재 미국에는 무려 5300만명의 프리랜서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전체 인구의 약 3분의 1 수준이다. 안정된 직장이 없으니까 프리랜서가 많아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직장을 다니면서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거나, 스스로 자신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일하는 사람들이 점점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앞으로 일하는 방식에 있어 ‘직업적 전문성’이 새로운 기준이 되는 시대라면 이제 우리는 나의 직장(Job)이 아닌 나의 일(work)에 대해 반드시 생각해 봐야 할 필요성이 있다. ‘어떤 일을 하며 나만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갈 것인가?’ 라는 질문이 선행되어야 한다. 조직의 일부분으로서가 아닌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적어도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저성장, 뉴노멀의 시대. 우리의 일하는 방식 역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고 누군가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낼 것이다. 자신만의 방식으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사람. 이제 그들이 쉽게 빛을 발할 수 있는 시대이다. 그리고 그들 곁에 새로운 기회가 있다.

 

※고태경 팀스퀘어 대표

‘Publicis Emotion’ 이라는 광고회사를 거쳐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인 ‘Sanofi’에서 마케팅과 기업사회공헌매니저로 일했습니다. 현재 소셜벤처이자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공유하는 협업 SNS 인 팀스퀘어(TEAMSQUARE)를 만들고 대표사원으로 활동하면서 디지털노마드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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