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기홍 인천인성교육실천추진단 단장] 몇 해 전 우연히 일간지의 문화면에서 신간을 소개하는 글을 접했다.

일본의 와타나베 준이치(渡辺淳一)가 쓴 <둔감력>이란 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유명한 의사로 의사생활을 하면서 터득한 인생의 처세술을 수필 형식으로 쓴 책이다.

이 책은 2007년 일본에서 출간 당시 100만부 이상 팔리며 인기를 끌었으며 저자가 2014년 사망하면서 추모 분위기 속에 다시 베스트셀러에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저자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어온 단어 ‘둔감(鈍感)하다’에 ‘힘(力)’을 붙인 ‘둔감력’이야말로 인생에서 성공할 수 있는 최고의 재능이라고 주장한다.

▲ 鈍感力(둔감력) 저자 와타나베 준이치 지음/정대형 옮김 형설라이프 刊

저자가 의사를 하면서 경험했던 수많은 일화 가운데는 수술대에서 주임 교수로부터 혼나면서도 늘 웃어 넘기던 한 선배 의사가 훗날 대형병원의 의사가 된 이야기, 반면 지나치게 예민했던 동료 의사는 적응하지 못하고 의사 일을 오래하지 못하고 그만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에서 저자가 주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사소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둔감한 사람이 더 건강하고, 연애와 결혼은 물론 학교나 직장 생활에서 성공한다”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 책을 저술한 이유로 “요즘 세상은 예민함과 신경질이 가득한데, 이 때문에 생기는 개인의 불행과 사회 문제가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둔감력(鈍感力)’이란 ‘무신경(無神經)’이 아닌 ‘복원력(復原力)’임을 알게 되었다. 일에 실패하거나 남에게 질책을 듣고도 좌절하지 않고 문제만 보완해 다시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힘이라는 뜻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큰 교훈을 주는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자라나는 청소년들은 가정이나 학교 생활에서 수많은 좌절과 어려움을 겪게 되는데 이들에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은 바로 둔 감력을 키워 주는 것이다.

나는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 강의를 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둔감력’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그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길러 주고 싶다. 학교폭력으로부터 해방되고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역시 ‘둔감력’에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다.

그러니 인성교육의 중요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다.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대로의 성공을 거둔 사람들에게는 재능은 물론이고 그 밑바닥에는 반드시 좋은 의미의 둔감력이 잠재돼 있다.

둔감, 그것은 바로 본래의 재능을 더 크게 키우고 꽃피는 최대의 원동력이 아닐까.

필자는 이를 좀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2013년 인천인성교육실천추진단을 결성했다. 회원들은 박약회에서 주관하는 동‧하계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회 등에 빠짐없이 참가했다.

박약회는 우리 고유의 유학(儒學) 문화를 연구·계승·보급하며, 이를 현대화·생활화하여 선현의 숭고한 이념을 오늘에 되살려 실천함으로써 현 실정에 맞는 유학문화 창달·계발·계도를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다.

그곳에서 진행된 프로그램 중 이용태 회장의 특강과 강사님들의 강의 내용은 인천지역에 인성교육을 뿌리 내리는데 충분한 자양분이 되었다.

특히 다른 지역 인성교육 강사들의 사례 발표는 인천지역의 인성교육을 정착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창단 후 인천 지역 유치원, 초, 중, 고교에서 학생, 학부모, 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인원 1만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에게 강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박약회의 끊임없는 지원과 강사님들의 열정의 산물이라 생각한다.

올해에는 인성교육의 대상자들을 늘리기 위해 강사들이 학교 현장을 찾아 박약회 인성교육 내용을 홍보하는 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며, 이는 곧 인천지역 인성교육 활성화의 원년이 될 것이다. 박약회 인성교육을 통해 개인도 행복하고 도덕사회를 구축하는 것이 올해 나의 소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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