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오감(五感·five senses) 즉, 시각 · 청각 · 후각 · 미각 · 촉각의 5가지 감각기능 중에서 후각의 감각기관은 코로 갓 태어난 포유류가 엄마를 알아내는 것에서 화재 감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동물의 생존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인간의 삶의 질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 한창환 대표/월간 커피앤티 제공

또한 우리가 흔히 맛을 느끼는 미각 작용은 실제 대부분 후각에 의해 만들어진다. 커피 향을 맡아 커피 맛을 느끼는 것과 같은 이치다. 그리고 후각은 냄새를 감지해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이는 과학적으로도 이미 입증됐다. 스웨덴의 노벨상 선정위원회는 인간의 후각 계통에 대해 연구한 공로로 미국의 리처드 액셀과 린다 B. 벅을 2004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선정, 발표했다.

위원회는 두 과학자가 어떻게 사람들이 라일락꽃의 향기를 맡을 수 있고, 몇 년 후 이 향기를 다시 상기할 수 있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인간의 감각 중 가장 오랫동안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후각의 비밀을 밝혀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인간이 후각을 통해 냄새를 느끼는 과정을 처음 밝혀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된 이 두 과학자는 인간이 1만 가지의 서로 다른 냄새를 가려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잊혀졌던 후각의 세계를 밝혀낸 이들의 업적으로 냄새를 맡지 못하는 후맹증 치료나 기능이 뛰어난 인공 코 개발 등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모든 물질은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변화할 때 빛, 소리, 입자들을 내놓는다. 이 때 이 입자들 중에는 향기 입자도 있어 사람들은 냄새를 맡게 된다. 이 향기입자는 코로 흘러들어 후각신경을 통해 인간의 신체에 영향을 준다.

향기 가운데는 성적인 본능, 배고픔, 목마름 등의 원시적 욕구에 직접 작용하는 향기도 있다. 이러한 자극이 소화기관, 생식기관 등에 연결돼 신체적, 정신적으로 인체에 영향을 주는 것이다.

후각은 이제까지 인체 오감 중 과학적 규명이 가장 미흡했던 감각기관이었다. 후각과 냄새를 문화사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냄새가 가장 평가절하 된 때가 18, 19세기라고 지적하고 있다.

찰스 다윈과 지그문트 프로이트 같은 과학자가 후각을 광기와 야만의 감각이라고 규정하면서 후각은 오감 가운데 뒤로 처지게 됐다는 분석이다.

근대 산업사회 이후 후각 대신 시각이 이성과 문명을 이끄는 으뜸 감각으로 재평가 받으면서 보는 것이 최고인 영상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그렇지만 인간의 삶에서 후각은 여전히 매우 중요하다. 냄새를 제대로 못 맡는 사람은 늘 배탈과 설사에 시달린다고 한다. 음식이 상했는지에 대한 정보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 커피 원두/춘천커피통 제공

또한 향기와 두뇌 자극과는 깊은 관련이 있다. 해부학적으로 인간의 코는 두뇌에서 자극의 자리라고 여기는 후각의 로브(lobe)와 림빅(limbic) 계통과 직접적으로 연결돼있다.

이러한 메커니즘으로 인해 인간의 코는 냄새를 맡게 되며 우리가 맛에서 느끼는 반응의 89%는 사실 냄새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혀로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만 느낄 뿐이다.

감기에 걸려 코가 막힌 경우 음식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잘 모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자극을 위한 가장 강력한 충동제는 냄새 감각을 이용하는 게 효과가 직접적이며 확실하다고 할 수 있다.

흔히 감성마케팅(emotional marketing)은 브랜드 마케팅 시대의 주역이라고 말한다. 이 감성 마케팅 중 가장 보편화된 것은 후각을 자극하는 향기 마케팅이라는 사실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 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약력

- 커피제조회사 (주)에소 대표 역임

- 고려대 평생교육원 '커피마스터과정' 책임교수(2006년)

- (주)스타벅스커피코리아 바리스타 자격검정 심사위원

- 에스프레소 콜리아 바리스타 스쿨 자문위원(2008년~2012년)

- 연세대 미래교육원 우수강사상 수상(2008년, 2010년)

- 엔제리너스 월드바리스타 그랑프리 심사위원(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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