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금리인상이후 강달러의 기세가 거침이 없다.

미국이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향 조정한 이후 달러화 강세는 모든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마디로 ‘킹 달러( King dollar)의 도래’라고 해야할 상황이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유로화에 대해서는 1달러=1유로를 의미하는 '패리티(parity)'는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것이 금융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전자산으로 불리는 엔화도 쓰나미처럼 몰려오는 강달러의 기세에 꼬리를 내려 달러당 120엔도 조만간 무너질 것으로 보인다.

위안화도 연일 절하에 나서 달러당 7.0위안 시대의 도래도 머지 않은 것으로 예측될 정도다.

▲ (그래픽=네이버금융 캡처)

원화도 예외가 아니어서 달러당 1245원이라는 연고점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1186.9원)보다 6.5원 상승한 1193.4원에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 종가 기준으로 3월10일(1203.5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14일부터 닷새 동안 26.4원 올랐다.

이날 강달러 추세에 기름을 부은 것은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미국경제에 대한 자심감 표출때문이었다.

옐런 의장은 볼티모어 대학에서 연설을 통해 "고용시장이 10년 만에 가장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고용시장의 호조를 강조했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단 기대감이 다시 부각되면서 강달러를 이끌었다.

게다가 일본은행이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키로 했다는 소식 역시 강달러를 부추겼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회의 직후 “선진국이든 신흥국이든 전세계 통화가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며 “놀라운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다. 약해지는 엔화 가치를 용인할 것임을 시사한 셈이다.

하지만 강달러가 언제까지 계속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는 금융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일단 강달러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트럼프노믹스'와 강달러 기조가 상호모순되는 만큼 강달러 기조가 누그러 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강달러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경기 부양책인 '트럼프노믹스'와 상충된다. 트럼프가 약속한 대로 보호무역으로 무역 적자를 줄이고, 미국산 제품의 소비와 수출을 늘리려면 달러 약세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달러 강세와 트럼프노믹스가 양립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내년초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 ‘킹 달러’의 파고가 더 거세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킹 달러'의 기세가 어디까지 갈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는게 우리 외환당국의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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