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재민 한국조폐공사 디자인센터 수석연구원] 유럽 북부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동부에 위치해 있는 스웨덴은 세계최고 수준의 복지국가로서 1인당 국민 소득이 4만 달러가 넘는다.

유럽연합(EU) 회원국 가운데 현재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는 나라이기도 하다. 유로화를 사용하려고 국민 투표까지 강행했지만 결국 유로화를 사용하지 않았다.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 경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실업률도 낮으며 복지 수준도 높기 때문이다.

스웨덴의 화폐 단위는 크로나(krona)와 외레(öre)이다. 외레는 보조 화폐였으며 지금은 더 이상 사용하지 않고 있다.

▲ 스웨덴 20크로나 앞면…셀마 라게를뢰프(1858-1940)

현재 통용되고 있는 은행권과 주화는 조만간 사라질 예정이다. 2015년 10월에는 20, 50, 100, 1000 크로나 지폐가, 2016년 10월에는 100, 500 크로나 지폐와 1, 2, 5 동전이 도입되기 때문이다.

새로운 은행권과 주화는 새 디자인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로 꼽히는 스웨덴은 국토의 10%를 차지하는 수천 개의 호수와 50%가 넘는 소나무 숲, 가문비나무 숲으로 무척 아름답고 서정적인 나라이다.

수도 스톡홀름의 여름은 밤에도 해가 떠 있어 어두워지지 않는 도시이며, 스칸디나비아 지방의 최대의 도시이다. 섬이 많아 북방의 베네치아라고 불리며, 매년 노벨상이 시상되는 곳이기도 하다.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최초의 여성 작가, 셀마 라게를뢰프

스웨덴 20크로나 은행권 앞면에는 초상이 뒷면에는 기러기를 타고 날아가는 닐스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우리나라 독자들에게 조금은 낯설지만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 출간된 <닐스의 이상한 여행>을 쓴 작가라고 하면 고개를 끄덕일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그는 1858년 11월 20일 스웨덴의 중서부에 있는 시골 도시 베름란드에서 명문가로 꼽히던 모르바카 집안에서 태어났다.

어릴 적 그는 병으로 한동안 다리를 절어 학교에 진학하지 못하였으며, 집에서 가정교사를 두고 교육을 받은 그는 퇴역군인 출신으로 문학에 조예가 깊었던 아버지와 애정 깊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고 자랐다.

그리고 조국 스웨덴에 전설을 끝없이 들려준 할머니 덕분에 그녀는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었다. 그러나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뒤 24살 때 스톡홀름에 있는 여자 고등학교 교사가 된다.

이후 창작활동을 병행한 그는 1891년 첫 번째 소설인 <예스타 베를링의 이야기>가 문예지‘이둔’의 현상공모에 당선되면서 소설가로의 첫 발을 내디뎠다.

라게를뢰프의 작품들은 민간설화나 초자연적인 현상에서 영감을 얻었으며, 특히 그는 근대 산업시대로 접어들면서 점차 쇠락해가는 광산이나 농원에 큰 충격을 받고, 이를 자신의 작품 속에 드러내었다.

거위 등을 타고 여행하는 닐스라는 소년을 알고 있나요? 어릴적 누구나 한번쯤은 읽었을 동화책이다. <닐스의 이상한 여행>이라는 동화책의 이야기이다. 스웨덴 초등학생들의 읽기 책에 나오는 이 이야기는 스웨덴의 아름다운 자연과 전설을 노래해 온 스웨덴 사람들이 사랑하는 동화이다.

이 책은 라게를뢰프가 교육계로부터 의뢰를 받아 조국인 스웨덴의 자연, 풍속 등을 어린이들에게 알려 주기 위해 쓴 작품으로, 1909년 이 책으로 인해 여성 작가로는 세계 최초로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아버지가 죽은 후 팔았던 모르바카의 저택을 노벨상 상금으로 다시 산 뒤 그 곳에 정착해 살다가 1940년 82세의 일기로 타계하였다.

▲ 스웨덴 20크로나 뒷면…닐스의 신기한 여행

닐스의 신기한 여행(Nils Holgerssons underbara resa genom Sverige)

<닐스의 신기한 여행>은 스웨덴의 남단 스코네에서 시작해 북단 라플란드까지 갔다가 다시 스코네로 돌아오는 닐스와 기러기들의 여정 속에 아름다운 자연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동·식물의 세계, 각 지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설화를 담은 닐스의 모험 이야기이다.

원제는 <닐스 홀레스손의 신기한 스웨덴 여행>이다. 1901년 초등학교 교사 베리와 단은 아동용 읽기 책을 펴낼 계획을 세우고 위원회를 구성한다.

이 위원회에서 아이들에게 옛날이야기와 전설, 아름다운 자연 등을 묘사한 교재를 발간해 스웨덴의 지리를 가르치자고 의견을 모았다.

특히 이 위원회에서 라게를뢰프가 초등학교 교사 경력이 있다는 것을 고려해 편집위원으로 위촉했다. 라게를뢰프는 자신이 직접 책을 쓰겠다는 조건으로 편집위원으로 참여했다.

라게를레프는 어린 아이들이 읽기에 적합한 책이라면 단순한 에피소드들의 나열이 아닌, 전체적인 연관성을 지닌 이야기를 통해 스웨덴의 지리와 역사, 문화를 알려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최고의 작품인 이 동화책을 1901년에 작품을 제의를 받아 작품 구상만 해도 5년이 걸렸으며 1906~7년에 한부씩 출간되었다. 본래는 초등학교에서 스웨덴 지리 과목의 교과서와 읽기 책을 만들기 위해 썼다.

그는 마법에 걸려 소인이 된 닐스가 기러기를 타고 가면서 겪는 모험과 사랑을 다룬 <닐스의 이상한 여행>에서 당시 스웨덴이 안고 있던 사회·경제적 문제들을 드러내고 농민들의 삶과 애환 그리고 인도주의적인 생명의 소중함을 담아 놓았다.

또한,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공업화와 도시화를 겪는 19세기 스웨덴의 사회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하며 환경을 지키고 인간성을 소중하게 여기는 정신을 일깨워주고 있다. 작가는 닐스의 눈을 통해 자연환경을 지키고 인간성을 가꾸어 나가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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