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년 1월 2000억달러 中제품 25% 관세 보류-중국, 농산물 등 美제품 수입 확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각) 정상회담을 갖고 미·중 무역 전쟁을 90일간 '휴전'하기로 했다. 지난 7월부터 시작된 미·중 관세 전쟁으로 세계 시장이 흔들리자 일단 확전을 피하고 타협점을 찾겠다는 것이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G20(주요 20개국) 회의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업무 만찬이 끝난 뒤 낸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오는 1월 1일부터 10%에서 25%로 인상하려던 계획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미·중은 앞으로 90일 동안 강제적인 기술 이전, 지식재산권 보호, 비관세 장벽, 사이버 침입·절도 등에 대한 구조적인 변화를 위한 협상을 완료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며 "만약 이 기간 내에 합의에 도달하지 않을 경우 관세는 25%로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양국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을 통해 "양국이 내년 1월 추가 관세 부과를 중단하기로 했다"며 "양국 정상의 만남은 우호적이면서 솔직한 분위기였다. 시 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은 중요한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추가 관세 부과 중단이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 하지만 현존하는 모든 관세들도 폐지될 수 있도록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양국은 시장을 더 개방하기로 합의했고, 중국은 미국 기업들의 우려를 해결하기로 합의했다"며 "양국 정상은 적절한 시기에 상호 방문하기로도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신화통신과 CGTV 등 중국 관영 언론들도 양국이 내년 1월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것을 일단 보류하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을 보도했다.
중국은 미국과의 '휴전'을 위해 대규모 농산물 수입 카드 등을 던졌다. 백악관은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을 즉시 구매하는 데 합의했다"며 "중국이 무역 불균형 축소를 위해 미국으로부터 에너지, 산업 및 기타 제품을 구매하는 데 동의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시진핑의 경제 책사'로 불리는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조만간 대표단을 이끌고 워싱턴DC를 찾아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협상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양국 정상의 만찬 회동은 예상보다 1시간 더 길게 진행됐으며 만찬이 끝나자 박수 갈채 소리가 크게 들릴 정도로 양국 모두 이번 합의에 만족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SCMP는 또 미국이 추가 관세 부과를 보류함에 따라 중국은 더 많이 미국산 제품을 수입하고 시장을 개방할 것이라고도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 7월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추가 관세를 매겼고, 중국이 이에 맞대응하며 무역 전쟁이 시작됐다. 이후 미국은 별도의 2000억달러 규모 중국산 제품에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내년 1월부터 관세율을 25%로 올릴 예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