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남영진 논설고문] 해외 여행을 하면서 한국식당을 가면 먼저 눈에 띄는 것이 현지의 동포저널이다.

▲ 남영진 논설고문

해외 교포가 750만 명을 넘어 세계 어디나 한국 교포가 있지만 이들을 묶는 역할을 한 것이 현지의 동포신문과 잡지다.

지금은 SNS, 유튜브가 발달해 현지 소식이 실시간 세계로 퍼지지만 외국에 나가서 살고 있는 교민들은 역시 그 사회의 마이너리티라 소소한 소식들은 잘 전해지지 않는다.

생업에 바쁜 교포들 중에는 가끔 시내에 나가서 친구나 친지들을 만나는 식당이나 한인회관 등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신문, 잡지에서 뉴스를 접하곤 한다.

이들 저널을 발간하는 현지 교포 언론인들의 노고에 감사할 만하다. 중국 연변자치주나 일본의 도쿄, 오사카, 나고야 등 큰 도시의 한인사회는 오래됐다.

미국의 로스앤젤레스 ,뉴욕, 시카고 등은 60년대 이후 건너간 교민들이 많아 교포저널을 유지할 정도의 기반이 되어있지만 숫자가 얼마 되지 않은 교민커뮤니티에도 한글 언론들이 있어 놀랍다.

사단법인 재외동포신문방송편집인협회(이사장 박기병)가 지난 10월 29일~11월 2일 미국과 캐나다, 중국 등 16개국에서 온 30여명의 재외동포 언론인과 전·현직 국내 언론인들이 5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2018 재외동포 언론사 편집인 초청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 협회는 해외동포들의 소식을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는 재외동포저널(사장 강성주)과 함께 이들의 노고를 치하하고자 2016년부터 1년에 2번 고국방문의 기회를 제공해왔다.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외신기자클럽에서 진행된 심포지엄 개회식에서 박기병 이사장은 “해외 동포들이 올해 북한의 핵무기를 둘러싼 북미회담과 더불어 남북관계의 변화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터라 동포언론인들의 교민사회 여론 형성과 그들이 사는 나라와 한반도를 이어주는 역할이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며 이번 심포지엄의 주제를 ‘판문점 시대 세계평화를 향한 제외동포언론의 역할’로 선정한 이유를 밝혔다.

이 협회의 김상욱 협회장(카자흐스탄한인일보 대표)은 환영사에서 “지금이 민족사의 대전환기인 만큼 동포 언론인들 간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정착에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카자흐스탄에서 온 그는 이번에 일본, 중국은 물론 워싱턴 , 뮌헨 , 토론토 , 뉴욕 , 런던 , 시카고 , 파리 , LA, 벤쿠버 , 인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과 뉴질랜드 호주 등에서 활약 중인 재외동포 언론인들은 매년 여기서 만나 그간의 정보도 교환하고 점점 어려워지는 언론사 경영의 노하우를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 재외동포 언론인들이 지난달 2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판문점 시대 세계평화를 향한 제외동포언론의 역할’ 심포지엄에서 토론을 하고 있다.

그는 일제의 한반도 침탈이 본격화되는 1900년대 초 항일독립운동의 근거지였던 연해주지방의 항일언론운동의 역사적 사실도 소개했다.

1908년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창간된 <해조신문>의 정순만 주필은 창간호 사설에서 ‘국권회복과 동포구제’를 사시로 내걸었고 이어 독립운동가 최재형 선생 주도로 창간된 <대동공보>에 안중근 의사가 기자로 활동했다.

안 의사가 이또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살해하려 하얼빈역에 잠입할 때 ‘대동공보의 기자증’을 내보여 일본군과 경찰의 삼엄한 경비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개회식에 이어 고영신 교수(정치평론가)의 사회로 모종화 예비역 중장(전 1군단장)은 '판문점 선언 이후 우리 국방의 현안과 시스템’ 주제 발표에서 판문점 선언 후의 남북 군사합의서의 주요 내용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이우탁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 부소장은 ‘연합뉴스 통일언론연구소의 역할과 평화저널리즘’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남북의 평화분위기 조성을 위해 연합뉴스는 유튜브채널과 페이스북 <연합, 서울 그리고 평양>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성식 대표(뉴질랜드 글로벌리즈)는 ‘4차 산업혁명시대에 넥스트 웹과 블록체인의 미래’, 안동일 뉴욕라디오코리아 대표(재외동포저널 편집위원)는 '대한민국의 국격과 한반도 평화를 위한 동포언론의 역할'을 , 김원일 모스크바프레스 발행인은 '평양선언과 최근 한반도정세, 그리고 러시아'라는 제목으로 발제했다.

이들은 첫날 심포지엄을 마친 뒤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사업회를 방문하고 파주시를 지나 실질적인 비무장지대를 선언한 민통선과 공동경비구역(JSA)을 답사했다. 이틀째는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대전의 배재대를 방문했다. 3일째는 TBC 대구방송과 육군3사관학교 등을 둘러보고 제2차 심포지엄 정리 회의도 가졌다.

▲ 배재대를 방문한 재외동포 언론인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이들 방문단을 맞아 “배재대는 1885년 이 땅에 처음 서양식 근대교육을 구축해 이승만 대통령을 길러낸 아펜젤러 선교사의 뜻을 받들어 나눔과 섬김을 실천하는 글로벌 인재를 키우고 있다”고 환영했다. 박성태 대외협력 부총장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대학의 대응방안 및 미래전략’을 특강했다.

내년에는 남북관계가 개선돼 평양에서도 언론인들이 이 모임에 참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남영진 논설고문은 한국일보 기자와 한국기자협회 회장, 미디어오늘 사장, 방송광고공사 감사를 지내는 등 30년 넘게 신문·방송계에 종사한 중견 언론인입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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