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 등펑(허난성)=글·사진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중국 허난(河南)성 등펑(登封)시에 위치한 소림사는 중국의 5악 중 중악(中岳)이라 불리는 쑹산(嵩山) 자락에 있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쑹산의 일부분인 소실산 아래에 숲이 우거진 곳의 절이란 의미에서 소림사(少林寺)라고 이름 붙었다.

중국내에서는 소림사가 여러 곳이 있는 만큼 여기는 반드시 쑹산 소림사라고 해야 한다. 몇 년 전 다녀간 이후 다시 올 생각이 없었지만 2018년 서울대 세계경제최고전략과정 35기의 해외세미나로 이 곳을 다시 찾아왔다.

우리뿐만 아니라 중국인들에게도 소림사는 무술로 유명하다. 소림사는 기록상으로는 서기 495년 북위 효문제가 인도에서 넘어온 발타 선사를 주지로 하여 불교를 전파하기 위해 창건했다.

흔히 달마(達磨)대사가 소림사를 창건한 것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달마대사는 절이 지어지고 25년이 지나서야 소림사에 머물면서 참선하게 된다.

소림사는 약 5만8000 평방미터의 넓은 면적에 자리잡고 있으며 개축과 증축을 되풀이하면서 오늘에 이르는데 지금과 같이 엄청난 관광객들을 끌어 들이는 것은 현재 주지(원래는 방장·方丈이 정확한 표현)인 스용신(释永信)의 정치적 상업적인 수완에 의해서이다.

▲ 소림사 정문의 모습. 비가 오는데도 정말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 문에 쑹산소림(嵩山少林)이라고 적혀있다.

스용신은 스님이면서도 미국에서 MBA(경영학석사)를 공부하고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 등 정치인과의 관계를 이용해 소림사를 돈 잘 버는 사업체로 변신시켰다.

중국의 관광지 등급평가에서 등급이 만들어진 2007년부터 최고등급인 AAAAA를 받게 된다. 게다가 정부로부터 공인 받은 여러 개의 무술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유네스코(유엔교육과학 문화기구) 세계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는데 이것도 로비의 결과가 아닌가 생각될 정도이다.

▲ 소림사에서 운영하는 무술학교의 모습.

연간 수백만명의 입장객을 받아들이고 있는데 가장 하이라이트는 무술시범을 보여주는 무술쇼이다. 그런데 실제로 보면 좀 유치하다 싶을 정도이다. 무술학교도 소림 전통무술이 별로 남은 것이 없어 태권도, 격투기 및 복싱도 포함된 종합과정이며 시범 쇼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과정도 있다.

소림무술은 실제로 보면 우리가 연상하는 것과 다르게 과장된 사실들이 대부분이다. 달마대사가 면벽 수련하다가 허약해진 몸을 회복하기 위해 무술을 연마하기 시작했다는 게 가장 그럴듯하고 당나라를 개국한 이세민이 왕세충과 싸울 때 13명의 소림사 승려가 봉술을 통해 도왔다거나 명나라 시절에는 소림곤법이 꽤 유명한 정도이지 나머지는 대부분 설화로서 무협지나 영화에서 만들어낸 스토리 텔링의 수혜를 받고 있다.

소림사가 무술로 유명해진 것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도망 온 무술 고수들을 받아들여 승려들 건강을 위해 무술을 가르치다 보니 이야기에 이야기가 더해져 무림의 종주지로 인식되어져 왔던 것으로 보인다.

▲ 소림사의 명성을 믿고 어릴 때부터 무술 수련하는 젊은이들.

무술 역사가 있다고 실제로 무술의 경지가 높은 것은 아닌 가보다. 2010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무술대회에 소림 고수가 참가했다가 미국의 해병대 출신 복싱 선수에게 한 방에 나가 떨어진 것과 같은 유사한 일들이 너무나 많아 홍보가 치명적으로 실패한 적이 있었다.

소림사 전체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가는 무술 이미지는 인근에 사는 주민들마저도 무술의 사기꾼으로 만들고 있다. 관광객들에게 무술시범을 보여주면서 배우고 가라고도 한다.

▲ 달마대사 부조

우리 태권도 선수들 보내 붙으면 백전백승할 것 같다. 이렇게 소림사를 상술의 본거지로 만든 주지가 여러 개 신분을 가지고 이중 생활하면서 문란한 성 추문으로 외부에 딸을 낳았다는 의혹보도와 함께 소림사의 이미지가 얼룩지고 있다.

소림사 영내에서 상당히 떨어진 곳에 이조암이라는 곳에 혜가(慧可)스님을 모신 곳이 있다. 혜가스님은 소림사 2조(二祖)로서 전설로 전해지는 엉터리 이야기가 재미난다.

혜가는 달마대사에게 가르침을 배우고자 소림사로 온다(실제로는 와서 달마대사의 존재를 알게 된다). 아무리 기다리고 요청해도 달마대사는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인도인이 중국인에게 차근차근 가르치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달마대사는 붉은 눈이 내리면 가르쳐 준다고 했는데 이에 혜가스님은 어느 눈 내리는 날 칼로 자기의 왼팔을 잘라 붉은 피가 바닥의 흰 눈에 떨어져 붉게 변하게 하고 달마의 마음을 얻어 2대 주지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 소림사 주지인 스융신의 성추문을 보도하는 YTN 뉴스 화면

그래서 영화에서 보면 소림사 스님은 오른 손 한 손으로만 인사를 하는데 혜가스님이 왼팔이 없으므로 그런 식의 인사법이 보편화되었다고 한다(실제로는 왼손에 염주나 다른 것을 들고 있어 그렇고 빈손이면 반드시 양손으로 인사한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중국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의 EMBA과정을 마쳤고, 중국 전역을 주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중국을 공부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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