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금 운용 64조원-주식투자 늘려…기업 자금조달 금융위기 이후 최대규모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가계는 여윳돈이 크게 늘어난 반면 긴급재난지원금 등 지출을 확대한 정부는 역대 최대규모로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 ▲가계 및 비영리단체 자금운용·조달 추이 도표=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7일 발표한 ‘2분기 자금순환 통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 운용액은 64조원으로 집계됐다. 사상 최대 기록이었던 1분기의 68조8000억원보다는 적지만 지난해 2분기 24조원보다는 40조원이나 증가한 액수다.

순자금 운용액은 해당 경제주체의 자금 운용액에서 자금 조달액을 뺀 값으로, 자금운용이 양(+)의 상태라는 것은 여윳돈을 예금이나 투자 등의 방식으로 기업이나 정부 등 다른 경제주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는 의미다.

2분기 가계의 순자금운용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은 소비가 위축되고 신규 주택투자도 감소해 가계가 돈 쓸 곳이 없었던 데다 2분기에 긴급재난지원금 등 정부로부터 이전소득이 들어온 결과다.

돈이 남아돈 가계는 주식투자를 크게 늘렸다.

지난 1분기 주식자금 운용 규모가 총 5조1153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25조3456억원으로 5배 가까이 늘었다. 국내 주식 운용액이 17조원, 해외 주식이 4조원, MMF(머니마켓펀드) 등 투자펀드지분이 약 4조원을 기록했다.

정부의 순자금 조달액은 지난해 2분기 2000억원에서 올해 2분기 37조9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역대 최대 기록이다.

조달 형태별로는 2분기 국채 순발행액이 33조8000억원, 금융기관 순차입금이 6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은 수익성 둔화, 코로나에 따른 운전자금 수요 확대 등 영향으로 순자금조달 규모가 전년동기(-15조3000억원) 대비 확대된 마이너스(-)29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1차 확산이 있었던 지난 1분기(1~3월) 순자금조달규모(-28조2000억원)보다도 많았다. 금융위기 때(2009년 1분기·-34조8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정규채 한은 경제통계국 자금순환팀장은 “코로나19로 가계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단기 대기성 자금 성격으로서 금융기관 예치금이 늘었고 공모주 등 주식 투자도 급증하면서 전체 순자금 운용 규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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