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한국에 카톡이 있다면 중국은 웨이신(微信,영어 이름으로는 We Chat)이라는 쇼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플랫폼이 있는데, 중국인들의 생활 그 자체로 자리잡고 있다.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

중국인과 소통하고자 한다면 웨이신을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은 중국인과 가까이 해 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필자는 어제 황당한 소식을 접하게 된다. 평소 연락이 뜸하던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무슨 일 이나?,” 혹은 “지금 어디냐?”라는 전화를 받았다.

그들은 대부분 필자와 중국과의 인연으로 관계를 맺은 한국 사람들이다. 다소 걱정스러운 어조로 운을 뗀 뒤 자초지종을 이야기해 주었다.

필자는 근 몇 달간 웨이신을 열어보지도 않았는데 필자가 어려운 사정이 생겨 2,000위안(약 33만원)을 보내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것이다. 당연히 그런 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없다.

화면 속의 중국말을 해석하면,

“있냐?”

“무슨 일이 있는데 좀 도와줘”

다른 사람 QR코드를 가르쳐 주면서

“내 친구에게 2000위안을 보내주면 내일 갚아줄게”

“고마워, 직접 내 친구에게 보내면 돼”

“진짜로 일이 생겨서 그런데, 돈이 없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되는데…” ㅠㅠ 우는 소리

다행스럽게도 여기에 속아 돈을 보낸 사람은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지만 하루 동안 참 어이가 없었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지인의 말로는 중국에서 이런 일이 최근 엄청 많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톡의 사용자는 약 4000만명이라는데 웨이신은 9억명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카톡도 최근 카카오내비, 카카오택시, 카카오대리운전 등 기능이 다양해졌지만 웨이신은 이외에도 지불수단이나 저축, 쇼핑 등 그 활용분야가 매우 넓다.

▲ 웨이신 로고

중국의 18세부터 35세 인구는 거의 대부분 하루 모든 생활을 웨이신과 함께 한다고 하니 웨이신의 보안과 안전문제는 너무나 중요한데도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필자의 전화번호가 외국 번호라서 만만하게 정보를 훔쳐갔나? 만일 그렇다면 국내에서 웨이신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주의를 해야 한다. 문제를 발견하고 신고해도 웨이신을 운영하고 관리하는 곳에서는 아무런 말도 없다. 실질적인 내용을 보면 웨이신을 서비스하는 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인 텐센트 주가는 고평가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한국 땅에 앉아 불평해 봐야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다.

▲ 중국 최대 모바일 기업 텐센트의 마화텅(馬化騰) 회장이 지난 4월 20일 저장성 항저우에서 열린 '2017 중국 인터넷 플러스 및 디지털 경제 서밋'에서 연설하고 있다./항저우=신화/뉴시스 자료사진

한국의 카톡도 이런 것을 반면교사 삼아 안전장치에 심혈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 우리 덩치는 중국보다 크지 못해도 내용과 질에서는 훨씬 앞서야 하지 않겠는가?

※ 박병호 인커리지파트너스 대표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을 지내는 등 증권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면서 다양한 직무를 두루 경험한 전문가입니다.

박 대표는 중국을 알고 이해하기 위해 베이징(北京)대학교 국가발전연구원의 EMBA과정을 마쳤고, 중국 전역을 주유하면서 몸으로 부딪혀 중국을 공부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인 지금은 투자자의 성공뿐만 아니라 나라의 경쟁력도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달려 있다면서 좋은 스타트업을 찾아 지원하고 투자자들에게 소개하는 일에 온힘을 쏟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