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2030년엔 마이너스 성장으로 들어가…계단식 규제 철폐해야”

2025-11-20     최아람 기자
20일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최태원 SK그룹 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이 인공지능(AI)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계단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정거래법과 금융 규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최 회장은 20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CCMM빌딩에서 열린 '제2차 기업성장포럼' 인사말을 통해 “계단식 규제를 철폐할 필요성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성장을 하는 사람을 성장하는 기업을 제대로 인정해주는(레코그나이즈)를 해줄 필요성이 있다”며 “이제 작던 크던 그런 문제가 아니라 성장을 하느냐, 못하느냐가 중요한 기업의 척도를 가르는 새로운 저희의 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는 30년 전만해도 9.4% 성장했고, 이중 민간에서 8.8%p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며 "지난해 우리가 2% 성장했는데 이중 민간이 1.5%p였다. 민간이 8.8%p에서 1.5%p로 하락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5년 후, 10년 후 어떻게 될까 계산해보니 2030년에는 마이너스 성장으로 들어간다"며 “그래서 절체절명의 저는 5년이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한번 마이너스라는 성장으로 들어가면 우리의 모든 리소스가 다 사라질 수 있다"며 “하루라도 실효성 있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 번 떨어진, 마이너스로 내려가고 나면 저희가 치러야 되는 비용과 희생은 엄청나게 클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계단식 규제를 철폐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최 회장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지만 공정거래법 같은 상황을 만져봐야 한다"고 며 “자산 5조 원 이상 기업집단에 대한 지정은 2009년 이후 16년째 지금 그대로다. 그러다 보니 공정거래법을 원용한 여러 사이즈별 규제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12개 법률만 저희가 검토를 했어도 중견기업이 맞닥뜨리는 규제가 94개고, 상호출자제한기업은 343개의 규제를 저희가 맞고 있다”며 “AI 같은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이제 받아들여야 되는 상황에 들어와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런데 AI 경쟁은 크게 보면 두 가지”라며 “하나는 사이즈다. 저희가 여태까지 보지 못했던 숫자들을 각 나라들이 투자하고 움직이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속도의 게임도 있다”며 “누가 먼저 점령하느냐, 누가 먼저 고지를 탈환해서 자기가 리딩 기업이 되느냐, 그렇지 못하고 팔로우가 되느냐가 결국 보면 이제는 종속 관계에도 속하고 경제 안보에도 이 문제가 미치는 상황으로 게임은 다른 양상이다. 여태까지 저희가 살던 세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금산분리 완화에 대한 언급도 이 같은 이야기의 연장선상이라고 최 회장은 설명했다.

최 회장은 "기업하는 사람이 돈이 없다 하니 이게 왜곡돼서 금산분리 얘기로 마구 넘어가는데 우리는 이 투자를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마련해달라는 것"이라며 "이게 안 되면 하다못해 진짜 금산분리라도 해소하게 되면 우리가 해법을 찾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데이터센터 1기가와트짜리 하나 짓는데 70조원, 10기가와트 정도면 700조원이 들어가는 만큼 새로운 금융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과 금융권이 머리를 맞대서 어떻게 하면 집중화된 자금과 이야기를 모아 투자를 제대로 제때 하느냐, 이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주 중요한 관건이 될 것"이라며 "이 숙제를 해낼 수 있는 방법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0일 열린 제2회 기업성장포럼에서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공정거래법이 열심히 기업집단을 규제해 왔지만 이 규제가 그러면 되게 성공적이었느냐? 라고 생각하면 별로 그렇게 아무도 이게 되게 성공적이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그 원인 중에 하나라는 게 새로운 대기업 참여가 별로 없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그렇게 되면 무슨 문제가 되나? 있는 대기업군 안에서 누군가 탈락하게 되면 결국 그 탈락한 거를 살아남은 대기업이 계속해서 시장을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이 생긴다”며 “이렇게 되면 경제력 집중, 원래 생각했던 경제력 집중이라는 건 오히려 더 심화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어떻게 하든 경쟁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센티브와 대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게끔 만드는 일들이 필요로 한다”며 “그래야 지금 원래 생각했던 경제력 집중이라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최 회장은 “대한민국의 성장에 맞춘 이 형태의 새로운 규제의 틀이 필요로 한다”며 “이제는 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새로운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 새로운 종류의 스타트업 AI 컴퍼니, AI로 무장된 회사들을 어떻게 만들어서 저희의 활력을 구할 것이냐”라며 “이것이 아마 대한민국이 가져가는 성장의 해법이 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