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세계 최초 단세포 C4 광합성 식물 '비에너티아' 유전체 해독..."벼·콩 등 기후적응 작물 개발 박차"

2025-11-16     이종수 기자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농촌진흥청은 세계 최초로 단세포 내에서 C4 광합성을 수행하는 식물 '비에너티아'의 유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비에너티아는 한 세포 안에서 두 종류의 엽록체가 협력해 광합성을 하는 식물이다. 세포 가장자리 엽록체는 이산화탄소를 받아들이고, 중앙 엽록체는 이를 에너지로 전환한다.

이처럼 한 세포 속에서 C3와 C4 광합성이 동시에 일어나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어, 염분이 많은 사막 지역에서도 생육하는 식물로 알려져 있다.

C3 광합성은 광합성 시 탄소 3개가 생성되는 방식으로, 온도와 빛, 습도 변화에 따라 광합성 속도가 달라지며 고온·건조 환경에서 효율이 저하된다. 전 세계 육상 식물의 85%가 이 방식으로 광합성을 한다.

반면 C4 광합성은 광합성 시 탄소 4개가 생성되는 방식으로, 잎의 온도와 상관없이 광호흡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광합성 효율이 꾸준히 유지되는 특징이 있다. 열대 원산의 벼과, 옥수수, 수수, 사탕수수, 기장, 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농진청 연구진은 2018년부터 단세포 C4 광합성의 분자적 작동 원리를 규명하고 광합성 효율과 내염성을 갖춘 기후 적응형 작물 개발에 활용하기 위해 비에너티아의 유전체 분석을 진행해왔다고 말했다.

분석 결과 비에너티아는 총 9개 염색체(3.61Gb)로 구성되며, 4만465개의 단백질 암호화 유전자가 주석 처리됐다. 사람 유전체보다 약 1.18배 크고 유전자 수도 2배 이상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 관계자는 "이 결과는 단세포 C4 광합성 연구의 '표준 유전체'(reference genome)로 학계의 인정을 받았다"며 "이번 유전체 분석으로 식물이 세포 내 이산화탄소를 더 효율적으로 모으고 저장해 에너지로 바꾸는 분자적 원리가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잎 발달 단계별 전사체 분석을 통해 광합성 효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베타-탄산무수화효소(BsCAβ2)의 기능을 규명하고, 이를 활용한 광합성 효율 증진 기술을 개발해 국내외 특허도 출원했다.

권수진 농진청 디지털육종지원과장은 "이번 연구로 기후에 적응하고 염분 환경에서도 생육할 수 있는 작물 개발의 핵심 기반 기술을 확보했다"며 "확보한 유용 유전자들을 활용해 벼, 콩 등 기후 적응형 작물 육종 기술개발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