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증시, 숨고르기 양상속 차익실현 매물에 일제히 떨어져⋯독일 1.39%-영국 1.05% 하락마감

2025-11-14     조희제 기자
유럽증시는 13일(현지시간) 하락했다. 사진은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권거래소에서 한 중개인이 모니터화면을 지켜보고 있는 모습.[프랑크푸르트(독일)=AP/뉴시스]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유럽 주요국 증시가 13일(현지 시간)  숨고르기 양상속 차익실현 매물 출회 등 영향으로 일제히 하락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39% 내린 2만4041.62에 마감됐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0.11% 하락한 8232.49로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100지수는 1.05% 떨어진 9807.68로 장을 끝냈다.

범유럽 지수인 Stoxx600지수는 전장보다 0.61% 미끄러진 580.67을 기록했다.

유럽증시는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이 종료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숨고르기를 하는 모습이었다. 투자자들은 그 동안 발표가 미뤄졌던 미국 경제 주요 지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연방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단기 지출법안(CR·임시 예산안)에 서명했다. 이로써 미국 역사상 가장 길었던 셧다운은 종료됐다. 

이를 계기로 투자자들은 차익 실현에 나섰다. 셧다운이 곧 종료될 것이라는 낙관론이 최근 유럽 증시를 밀어올린 일등 공신이었던 만큼 셧다운이 종료된 이상 호재로서의 역할은 끝났다는 것이다. 

IG 그룹의 수석 기술 분석가 악셀 루돌프는 "기본적으로 '소문에 사고, 사실에 판다'는 법칙이 작용한 하루였다"며 "미 연방정부의 일시 중단이 끝나면서 투자자들이 많이 오른 주식을 내다 팔았다"고 말했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미 경제 지표 쪽으로 눈길을 돌렸다.

로이터 통신은 "앞으로 며칠 내로 9월 고용보고서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민간 조사에서 노동시장의 균열이 포착된 이후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캐피털닷컴의 수석 금융시장 애널리스트인 카일 로다는 "일부 데이터는 아예 발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영국 통계청(ONS)은 이날 9월 경제성장률이 -0.1%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로이터 통신이 이코노미스트들을 상대로 조사한 예싱치(0.0%)보다 0.1%포인트 낮았다. 3분기 GDP 성장률도 0.1%에 그치면서 1분기 0.7%, 2분기 0.3%에 이어 갈수록 수치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이 다음달 18일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주요 섹터 중에서는 금융서비스 업종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하락을 주도했다. 테크 업종과 에너지주도 떨어지면서 전체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개별종목중에서는 유럽의 대표적인 사모투자전문회사인 영국 3i는 신규 투자에 대한 자본 투입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힌 후 17.4% 폭락했다. 

영국 보험회사 아비바는 6.2% 떨어졌다.

이탈리아 자산운용사 아지무트는 자회사 중 한 곳이 중앙은행 감사 결과에서 '중대한 지배구조 및 조직적 결함'이 발견됐다고 발표한 후 10.1% 급락했다. 

독일 엔지니어링·기술 그룹인 지멘스가 중기 매출 성장률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차익 실현과 내년 실적 전망에 대한 실망감이 투자자들의 우려를 자아내면서 9.4% 하락했다. 

반면 독일 헬스케어 기업 머크는 3분기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 증가한 53억2000만 유로를, 세전 영업이익은 3.1% 늘어난 16억7000만 유로를 기록했다고 발표하면서 주가가 4.9% 상승했다.

알레르기 치료제를 생산하는 덴마크 ALK아베로는 실적전망이 상향조정되자 11.5% 뛰었다.  

전차 엔진 변속기 생산업체인 독일 방산업체 렌크는 올해 매출 13억 유로, 조정 영업이익 2억1000만~2억3500만 유로를 기록할 전망이라는 발표와 함께 7.2%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