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세탁기 사건 등 모든 법적 분쟁 끝내기로 합의

삼성과 LG가 세탁기 사건을 포함해 상호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

삼성 LG 양사는 31일 공동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삼성전자(대표이사 권오현)·삼성디스플레이(대표이사 박동건)와 LG전자(대표이사 구본준)·LG디스플레이(대표이사 한상범)가 상호 진행 중인 법적 분쟁을 모두 끝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삼성과 LG그룹 간에 진행됐던 3가지 사안, 5건의 법적 분쟁이 사실상 종료될 예정이다.

삼성과 LG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합의 배경에 대해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데 힘을 모으고,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자는 최고경영진의 대승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엄중한 국가경제 상황을 슬기롭게 헤쳐나가는데 힘을모으고,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향상시키는데 주력하자는 최고경영진의 대승적인 결정에 따른 것”이라며 “이에 따라 진행 중인 법적 분쟁에 대해 고소 취하 등 필요한 절차를 밟고, 관계당국에도 선처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IT업계를 이끌어온 두 회사는 우선 삼성전자 세탁기 파손 사건과 관련해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여 동안 날선 공방을 이어왔다.

마찰이 있어도 일선 마케팅 및 영업부서간 일상적인 것에 마무리된 경우가 많았지만 세탁기 사건은 상대방의 최고위급 임원을 상대로 고소를 한 것이기 때문에 업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9월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IFA 직전, 시내 가전 양판점 자툰 슈티글리츠에서 조성진 LG전자 홈어플라이언스(HA) 사업본부장(사장)등이 자사의 크리스털블루 세탁기 도어 연결부를 고의로 파손했다고 주장하며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도 삼성전자 임직원 등을 증거조작 등의 혐의로 맞고소했다.

검찰은 LG전자 임원들이 삼성전자 제품을 고의로 망가뜨렸다고 판단, 조성진 사장과 세탁기연구소장 조한기(50) 상무, 홍보담당 전모(55) 전무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과 LG의 싸움은 세탁기뿐만 아니라 디스플레이에서도 신경전을 벌여왔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 유출을 놓고 쌍방을 고소, 2건의 재판을 진행해왔다.

이 외에도 시스템 에어컨 효율화 국책과제 선정과 관련, LG전자 임원이 삼성전자가 제출한 사업계획 발표 자료를 빼돌린 혐의로 재판이 진행중인 사건도 있다.

두 그룹이 전격적으로 모든 분쟁에 대해 합의를 이루게 된 것은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구본무 LG 회장,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양사 오너들의 교감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양사 오너들이 승소로 얻을 이익보다 소송이 장기간 이뤄지면서 오는 이미지 손실 등이 더 크다고 봤을 것으로 해석된다.

재계 관계자는 “양측이 합의에 이르게 된 구체적인 과정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며  “그동안 꾸준히 물밑 접촉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오너들의 의중도 반영된 걸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