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리더십은 무엇이고, 어디서 출발해 성공을 일궈내는가?

전체 조직과 사회를 통솔하고 발전의 길로 이끄는 리더십의 힘은 명확한 비전과 결단력, 소통력에서 시작된다. 아무리 뛰어난 지도자라도 이같은 리더십의 핵심 요소를 갖추고 성공적인 실행을 이뤄내지 않으면 국정이나 조직 운영에서 실패하기 마련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

정치학자 막스 베버는 리더십의 3요소로 열정과 균형감각, 책임감을 꼽았고, 한 국가의 대통령이라면 여기에 도덕성, 소통능력, 국민통합능력, 국정운영능력을 더하면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지도자가 비전을 제시하지 않거나 그릇된 비전에 사로잡혀 있다면 전체 조직이나 사회는 정상 작동하지 않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나듯 대통령이 과거에 사로잡혀 비선에 의존한 채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탄핵과 구속이라는 역사는 반복될 것이다.

비전을 설정하거나 제시했더라도 실행할 수 있는 결단력과 조직운용 능력을 가져야만 정상적인 작동이 가능하다. 장관과 참모들이 최순실씨가 작성하고 대통령이 불러주는 내용을 받아쓰기만 하는 ‘적자생존’의 국무회의는 사실상 비선실세 최순실씨의 원격조종을 받는 모르모트에 불과했고, 결국 참담한 실패를 불러왔다.

소통력은 현대사회 리더십의 핵심 요소다. 소통하거나 경청하지 않는 지도자는 참혹한 국정실패를 경험하고 또 반복하고 있다. 독불장군식으로 카리스마에만 의존하던 지도자들이 임기말에 실패를 반복하고, 일부 최고경영자(CEO)들이 감옥행을 거듭하는 것도 이같은 불통과 독선의 반면교사를 그대로 입증하고 있다.

80% 넘는 압도적 지지와 기대, 소통과 성과로 답해야

문재인 정부가 60일 동안의 대통령 선거를 거쳐 5월 10일 출범했다. 소통과 탈(脫)권위, 협치와 연대의 정치를 내세운 문 대통령은 시민들과 셀카를 찍고, 참모들과 와이셔츠 바람으로 토론하고 커피를 마시며,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하는 등 겸허하고 낮은 ‘소통 행보’로 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0일 오후 취임식을 마치고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지나 청와대로 향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뉴시스

최근 여론조사는 이를 입증한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 조사(5월 15∼19일 닷새간 전국 성인 2526명 대상) 결과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81.6%로 나타났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첫 국정수행 지지율(54.8%)보다 26.8%포인트가 높고, 이명박 전 대통령(76.0%)에 비해서는 5.6%포인트 높은 수치다.

무척이나 높은 수치로, 국민들이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부정적 평가는 10.1%였고, 8.3%는 '잘 모름'이었다.

<한국갤럽> 조사(5월 16~18일 사흘간 전국 성인 1004명 대상) 결과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87%가 문재인 대통령이 재임기간중 국정운영을 잘 할 것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이는 종전에 김영삼 전 대통령(YS)이 수립했던 역대 최고치(85%)를 경신한 것이다. '잘못할 것'이란 응답은 7%에 불과했고, 6%는 의견을 유보했다(어느 쪽도 아님 2%, 모름/응답거절 4%). 국민의 기대감이 한껏 고조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의 경제 분야 인선도 마찬가지다. 문 대통령은 '경제 사령탑'인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김동연(60) 아주대 총장을 지명했다.

정책실장에는 장하성(64)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는 김광두(70) 서강대 경제학과 석좌교수를 임명했다. 관료, 진보-보수 성향의 학자 등 다양한 이념과 경륜을 가진 중량급 인사들이 골고루 포진된 실용형 경제팀인 셈이다.

관료, 보수-진보 성향 포진한 실용경제팀, 성공을 일궈야

참여정부 시절에 '국가비전 2030'을 작성했던 김동연 총장 기용은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이어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는 기획예산처와 기재부의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경제에 대한 거시적 통찰력과 조정능력이 검증된 유능한 경제관료로 평가받고 있다. 문 대통령은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밝혔다.

▲ 그래픽=뉴시스

문 대통령은 진보 성향의 장하성 정책실장에 대해 "한국사회의 경제적 불평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연구한 경제학 분야의 석학이자 실천운동가"라면서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보수 성향의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임명과 관련해선 "김 원장은 대한민국의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로, 저와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지만 경제 문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잡아야 한다. 국민 삶을 중심에 놓으면 얼마든지 함께 할 수 있고,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이 성장이냐 분배냐의 이분법이 아닌 성장·분배의 선순환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 이들 경제팀은 명확한 비전과 결단력, 소통력을 발휘하며, 침체일로-아사지경인 한국경제를 되살려내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막중한 책무를 달성해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관료들은 무력화됐고, 시민과 노동자들은 고통받고 있으며, 기업은 의욕을 상실했다.

이제 경제를 포함한 사회 전반의 대전환이 일어나야 할 시기가 도래했고, 새 정부는 의욕적인 정책 실행에 나설 것이다. 새 정부가 성공을 일궈내지 않으면 조만간 국민들로부터 성과를 압박받게 될 것이고, 엄중한 평가와 비판의 목소리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확고한 원칙을 지키면서도 소통과 연대, 협치와 협상을 통한 리더십과 정치력을 발휘할 때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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