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서수용 박약회 간사] 도산서원(陶山書院)은 한국인이 가장 잘 알고 있는 서원이다.

이 서원은 고종 당시 단행되었던 서원철폐령에서도 벗어났고,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우리나라의 9개의 대표적 서원에도 그 이름을 올리고 있다.

도산서원은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그 가르침을 계승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1574년 선생의 제자들이 중심이 되어 건립되었다.

▲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경상북도 제공

서원은 퇴계 선생이 도산서당을 마련해 학문과 후진을 양성하던 공간인 경북 안동시 도산면 토계리에 위치하고 있다.

도산서원은 1969년과 1970년에 정부의 고적 보존정책에 따라 성역화(聖域化) 대상으로 지정되어 대대적인 보수가 이뤄졌다. 이때 지어진 대표적 건축물이 유물전시관인 옥진각(玉振閣)이다.

1561년에 완성한 도산서당에서 선생이 거처했던 방 이름은 완락재(玩樂齋)다. 주변으로 선생이 아꼈던 매화나무가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나무들은 모두 고사했고 후학들이 심은 나무가 고목으로 남아 2월이면 지금도 아름답게 피고진다. 1,200여 제, 2,370여 수의 시를 남긴 퇴계는 특히 매화시 100여 편을 묶어 낸 매화를 진정으로 사랑했던 이였다. 완락재는 ‘즐기고 완상한다’는 의미다.

선생 서세(逝世) 4년 만인 선조 7년(1574)에 제자들을 중심으로 서원을 건립하였다. 그 이듬해인 선조 8년(1575)에 한석봉이 쓴 편액을 국왕이 하사하였다.

도산서원은 고(故) 박정희 대통령의 지시에 의해 국비보조로 크게 보수, 증축되어 우리나라 유림의 정신적 고향으로서 성역화 되었다. 그 당시 대통령이 기념식수했던 금송 한그루는 1000원권 화폐에까지 분명하게 소개되었는데 후일 그 나무가 일본종이라는 이유 등으로 이전을 요구하는 일부 여론이 있기도 했다. 결국 1000원권 신권 화폐 도안에서 겸재의 그림이 채택됨으로써 논의는 수그러들었다.

선생 사후 140년 뒤 성호 이익이 남긴 도산서원에 대한 기록은 그 내용이 매우 자세하고 그 의미를 잘 담고 내고 있어 일독할 만하다.

도산서원은 역대 왕들조차 한 번 가보고 싶어 했던 곳이었다. 그래서 그림으로 그려서라도 감상해보려 애썼다. 그 주인공으로는 명종과 영조, 그리고 정조가 있었다. 그림 중에는 작자 미상의 작품도 다수 있으나, 유명한 것으로는 겸재 정선의 부채 그림과 표암 강세황의 도산서원도(영조27, 1751, 보물 제522호)가 유명하다.

▲ 지난달 21일 경북 안동시 도산서원에서 열린 '도산별과(陶山別科) 과거 재현행사'에서 유림 등 과거시험 응시자들이 답안지를 작성하고 있다./안동시=뉴시스 제공

현행 1000원권에는 겸재 정선이 그린 계상정거도(溪上靜居圖)가 실려 있다. 이 그림은 겸재가 퇴계 선생 생존시의 건물인 서당을 중심으로 주변 산수를 담은 조선시대의 풍경화이다.

서원 입구에는 기념비인 ‘추로지향비(鄒魯之鄕碑)’가 서 있다. 이 비에는 퇴계 선생의 학덕을 기림은 물론 영남과 안동의 선비정신을 추앙하는 문구인 추로지향이 대서특필(大書特筆)되어 있다.

영남 특히 안동지방은 평소에 우리나라의 추로지향(鄒魯之鄕)이라는 기림이 있어 왔다. 지금까지도 그러한 유풍(遺風)과 여속(餘俗)이 남아 있다. 경신년 12월 8일에 건립된 이 비는 추로지향이란 큼직한 전서체(篆書體) 글씨가 앞면에 적혀 있다. 경신년은 1980년으로 이 글씨는 공자 77대 종손인 공덕성(1920-2008) 박사가 도산서원 원장을 맡고 있을 때 서원을 찾아 상덕사에서 퇴계 선생에게 참배한 뒤 쓴 것이다.

도산서원은 유교의 현대화 현장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많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1981년 공자의 77대 종손 공덕성 박사가 퇴계 이황 선생에게 참례를 올렸고, 2012년 춘계향사 때는 동양 삼성으로 일컬어지는 공자, 맹자, 정자의 직계후손이 참례했다.

도산서원은 2002년부터 부설로 선비문화수련원을 꾸려 500년을 지탱해 온 선비정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고 있다. 또한 서원에서는 의례의 정신과 원형은 올곧게 지키되 현대인들의 생활양식에 맞추어 예전의 2박3일 일정으로 행하던 향사(享祀)를 1박2일로 단축하고 야간봉행을 주간봉행으로 변경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그래서 향사 봉행 전 과정에 걸쳐 남녀를 불문하고 관람객들에게 참관례를 허용함으로써 유교 의례에 대한 이해를 돕고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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