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칼디(Kaldi)의 커피 기원 전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6세기 무렵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양치기 소년이 자신이 돌보던 염소가 목초지에 나 있는 관목의 열매를 먹으면 소란스럽게 흥분 상태가 되는 것을 목격하고 수도원을 찾아가 원장에게 이 이상한 이야기를 전했다고 한다.

▲ 한창환 대표/월간 커피앤티 제공

남달리 성실한 목동 칼디는 염소를 보살피는 데는 누구도 따를 자가 없었다. 염소들의 습관이며 즐겨 먹는 목초 등을 세심하게 관찰해 보살핀 만큼 칼디의 염소들은 건강하고 성장 속도도 빨랐다.

원장도 이 기이한 사실에 놀라 그 열매의 효능을 스스로 시험해 보기로 했는데 이 커피 열매를 데쳐 마셔 보았더니 기분이 매우 상쾌해 졌다고 한다.

그는 밤의 의식 도중에 졸고 있는 수도승들에게 먹여 보았는데 제자들은 앉아 졸지도 않고 수행에 힘쓸 수가 있었다고 전한다.

또한 에덴(예멘의 수도)의 이슬람 수도사인 게마레딘은 1454년에 에티오피아를 여행했을 때 커피의 효능을 자세히 알게 됐다.

귀국 후, 건강이 나빠진 그는 현지로부터 커피를 들여와 마셔 보았더니 병이 나았을 뿐 아니라 졸음을 쫓아버리는 효과가 있음을 깨닫게 됐다고 한다.

그도 수도승들에게 커피를 권했고 이후 이 같은 효능을 경험한 이슬람 교도들을 통해 커피 가 유행하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전한다.

아울러 프랑스의 국립 도서관에 있는 아라비아어 문헌에는 다음과 같은 기술이 있다고 한다. “법률가나 학생뿐만 아니라 여행자, 예술가 등 밤에 일하는 사람들은 오로지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라고 하는 것이다.

한편 차의 유래 중에서 중국 기원설에 따르면 인도 향지국의 왕자 출신인 달마(達磨) 대사가 졸음을 쫓기 위해 떼어버린 눈꺼풀이 나무가 되었는데 이 나무의 잎을 달여 마셨더니 잠을 쫒는 효험이 있었고, 이것이 차나무였다고 한다.

이 기원설에서 알 수 있듯 차가 수행자의 수행 도구로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미루어 짐작이 간다.

다경(茶經)을 지은 중국 당나라 시대의 문인 육우(陸羽·733-804)는 “덕이 있는 사람이 마시기에 가장 적당한 것이 차”라고 했다.

흰 구름과 밝은 달을 벗 삼아 마시는 다인의 멋은 바로 푸른 산을 마주하고 앉아 삼매에 든 선사의 법열(法悅)로 통하는 것이었다.

세계 최초의 차 전문서 다경을 집필한 육우는 다성(茶聖) 혹은 다신(茶神)이라 일컬어진다.

그에 따르면 인류 최초로 차를 마신 사람은 신농씨염제(神農氏炎帝)였다고 한다. 신농씨는 처음으로 음식을 불에 익혀 먹는 방법을 세상에 전하기도 했으며, 온갖 초목을 헤치고 다니며 수 백종의 식물을 맛보아 약초를 찾아내었다.

하루에 칠십여 가지씩 풀잎, 나뭇잎을 씹어 그 효능을 알아보다가 독이 심한 것을 맛보고 중독이 되었는데, 그때 찻잎을 씹었더니 그 독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로부터 신농씨는 찻잎이 해독의 효용을 지니고 있음을 알고 세상에 널리 알렸다고 한다.

▲ 경남 고성군 농업기술센터 관계자자 지난 1월 17일 '고성 커피' 열매를 처음으로 수확하고 있다./고성군=뉴시스 제공

차를 마시는 풍습이 성행한 곳은 주로 선가(禪家)였다. 이는 졸음을 쫓아주는 차의 효과 때문이기도 했지만, 또한 다도의 정신과 선의 정신이 서로 일치하기 때문이었다.

옛 고승들은 “차의 깨끗한 정기를 마실 때 어찌 대도(大道)를 이룰 날이 멀다고만 하랴”고 자부했다.

추사 김정희가 다성(茶聖) 초의선사에게 써 보낸 명선(茗禪)이라는 작품에서 차와 선이 한 맛으로 통함을 강조했던 점도 차를 통해 선을 이루었던 예이다.

곧 이것을 이르는 말이 다선(茶禪)이다. 이렇듯 차 정신은 불교의 선사상과 결합해 선다일여(禪茶一如)의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다.

※ 한창환 춘천커피통 대표 약력

- 고려대 평생교육원 '커피마스터과정' 책임교수(2006년)

- (주)스타벅스커피코리아 바리스타 자격검정 심사위원

- 에스프레소 콜리아 바리스타 스쿨 자문위원(2008년~2012년)

- 연세대 미래교육원 우수강사상 수상(2008년, 2010년)

- 엔제리너스 월드바리스타 그랑프리 심사위원(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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