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가하락으로 선사들 발주량 늘린 때문 분석…신조선가 14년만에 최저로 떨어져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국내 주요조선사들이 초대형유조선(VLCC)을 잇달아 수주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노르웨이의 선박왕' 존 프레드릭센 회장이 소유한 세계 최대 유조선 선사인 프론트라인으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했다.

2척은 건조 주문이 확정됐고 2척은 옵션으로 포함됐다. 전체 계약금액은 3억2000만 달러로 알려졌으며 2019년 인도될 예정이다.

▲ 현대중공업의 31만7000톤급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삼성중공업도 최근 그리스의 선사인 캐피탈 마리타임과 VLCC 최대 8척을 건조하는 내용의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4척건조에 옵션 4척이 포함됐다. 전체 계약 규모는 6억5000만달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선사는 발주 전 조선소와 투자의향서를 먼저 체결하고, 이후 큰 상황 변화가 없는 이상 최종 계약을 맺는다. 회사는 본계약에 앞서 캐피탈 마리타임측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에 앞서 삼성중공업은 싱가포르의 BW사로부터 VLCC 4척을 수주하기도 했다. 계약금 3780억원 규모, 계약기간은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2019년 7월31일까지다.

대우조선해양도 그리스 최대 해운사인 안젤리쿠시스 그룹 자회사 마란 탱커스로부터 31만8000톤 규모의 VLCC 3척을 2억5000만 달러에 수주했고, 지난달에는 현대상선과 최대 10척의 VLCC에 대한 건조 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처럼 VLCC의 발주량이 증가하는 것은 선가 하락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VLCC의 신조선가(신규 건조 선박 가격)는 8000만 달러 수준까지 하락하며 2003년 이후 1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이같은 상황에서 선사들이 VLCC 신조선가가 최저점인 올해가 발주 적기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선사들은 이번 기회에 선박 연령이 15년 이상 된 노후 선박의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에만 총 12척의 VLCC가 발주되면서, 지난해 연간 발주량인 14척을 벌써 넘어섰다. 조선해운 분야 전문지 트레이드윈즈는 유조선 시장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올해 들어 총 31척의 VLCC 주문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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