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 “완만히 조정” …'올해 6월·9월 두차례 추가 인상' 전망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1.00%로 동결했다.

그러나 최근 미국 경기지표의 부진을 일시적인(transitory) 현상으로 평가절하했고, 이 여파로 시장은 다음달(6월) 금리인상 가능성을 94%까지 높여 잡았다.

연준은 2~3일 이틀간 열린 통화정책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0.75~1.00%로 동결키로 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에 대해 투표권을 가진 9명이 만장일치로 동결에 찬성했다.

▲ 미 연준이 3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연 0.75~1%로 동결키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사진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지난 3월 15일 미 워싱턴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금리인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 워싱턴=신화/뉴시스

앞서 연준은 지난 3월 15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올리기로 결정한 바 있다.

◇ “경기 둔화는 일시적…경제활동 완만히 확대"

연준은 이날 FOMC 후 내놓은 성명에서 미국 경제 성장률이 1~3월 분기에 둔화했지만 "경기 둔화는 일시적이며 경제활동이 완만히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장은 5월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했었다. 동결 발표 후 미국 달러 가치가 오르고 국채수익률도 상승했다. 달러 가치는 이날 엔화와 비교해 0.4%, 유로화 기준으로도 0.17% 올랐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2859%에서 0.0259%포인트 올랐다.

연준은 성명에서 금리인상 속도에 대해 "완만히 조정한다"는 종전 표현을 유지해 6월 중순 차기 FOMC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연준은 완전 고용 유지와 인플레이션(물가) 2%를 목표로 점진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예정이다.

최근 나온 미국의 경제지표들은 예상치에 못 미치는 모습들이었다. 이에 따라 이번 FOMC에서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었다.

미 상무부가 지난달 28일 발표한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3년 만에 최저치인 0.7%를 기록했다. 지난해 4분기 2.1%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이다. 3월 물가상승률은 0.3%에 그쳤고,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소비자물가(CPI)도 0.1% 하락했다.

그러나 FOMC는 개인소비 기조가 두텁다고 지적하며 "1~3월 분기 경기감속이 일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6월 13~14일 FOMC 정례회의에서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연준의 발표 후 투자자들이 기준금리 변동 확률에 투자하는 연준 펀드 선물(Fed fund futures)의 인상 확률은 67%에서 94%로 급등했다.

◇ 금융시장, “올해 세 차례 인상…다음은 6월”

시장은 3월과 6월에 한 차례 올린 후 9월께 한 차례 더 올린다고 예측하고 있다. 연준은 지난해 12월과 올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또 올해 총 세 차례, 즉 앞으로 두 차례 추가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언급해왔다. 이번 회의 때도 명확한 발언은 없었지만 그 기조에는 변화가 없다는 게 대부분 현지 전문가의 판단이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FOMC 개최 전까지만 해도 6월 미국의 금리 인상 확률은 67%에 불과했지만, 연준이 FOMC 연례회의 직후 발표한 성명을 통해 1분기 둔화세가 일시적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은 이후 인상 가능성이 94%로 급등했다”고 보도했다.

연준은 그동안 앞으로 추가로 금리를 올리면서 양적 완화로 매입한 대량의 보유자산(밸런스시트) 축소에 나설 방침을 내비쳐왔다.

그래서 시장은 자산 축소시기에 주목해 왔는데 이번 성명에선 "기준금리 수준이 정상 궤도에 진입할 때까지는 보유자산의 재투자 정책을 유지한다"는 기존 표현을 바꾸지 않았고 구체적인 자산 축소책도 언급하지 않았다.

WSJ은 이와 관련, 오는 24일 이번 회의록이 공개돼야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준은 2007년 미국 금융위기 이후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4조5000억 달러(약 5100조원) 규모의 채권 등 자산을 매입하며 밸런스시트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최근 경기 정상화에 따라 금리 인상과 함께 매입한 자산을 시장에 도로 내놓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올 3월 FOMC 정례회의록에선 경기 성장세가 현 수준을 이어간다면 올 연말께부터 이를 시행할 수 있다고 시사했었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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