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어 만 기자] 오리온의 중국 제과사업이 관심을 끌고 있다.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D) 한반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롯데그룹에 집중되고 있지만, 제과업종만 따지면 롯데제과보다 오리온의 타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제과는 국내 매출비중이 78%를 넘는 반면, 오리온은 매출의 56% 가량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리온의 중국 제과사업 역신장이 예상보다 클 것으로 추정됨에 따라 타격 또한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 오리온 중국 초코파이 이미지/오리온 제공

미래에셋대우는 21일 ‘오리온 한한령(限韓令) 극복 시기는’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오리온이 중국의 한한령 여파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반기 동안 부진은 이어지겠고, 3분기 들어서야 다소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대우는 오리온에 대해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목표주가 88만원을 유지했다. 오리온은 이날 71만5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백운목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오리온의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2.1%, 36.2%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와 베트남, 러시아는 실적이 좋겠지만, 중국은 한한령의 여파로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국법인은 매출액 19.8%, 영업이익 32.0% 감소를 예상한다. 중국 과자 시장은 지난해 극도의 부진에서 올 들어 2~3% 성장세로 돌아섰지만 오리온의 경우 한한령의 악영향을 크게 받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한한령이 더 이상 강화되지 않는다면 3분기에는 상반기보다 매출액이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 오리온, 롯데제과보다 ‘사드 피해’ 크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중국 과자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3.5%(한국은 1%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오리온은 중국 내 이 커머스(e-commerce·전자상거래)팀을 신설해 온라인 과자 시장의 성장에 대응하는 등 한한령 극복에 나서고 있다.

온라인채널은 지급수수료가 적어 마진이 높은 편이다.

오리온의 올해 분기별 영업이익은 2분기 290억원으로 떨어졌다 3분기 670억원, 4분기 740억 원으로 차츰 증가할 것으로 추산됐다.

매출 역시 2분기 4540억원에서 3분기부터 5520억원, 4분기 6080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 자료: 미래에셋대우 제공
KB증권은 오리온 중국법인의 올해 실적이 매출액 1조2623억원, 영업이익 183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대비 6.2%, 7.5% 줄어든 수치다.

박애란 KB증권 연구원은 오리온의 신제품 출시 효과보다는 전반적인 제과 소비 위축, 간식류 대체재 다양화, 영업활동 차질 등의 악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오리온의 올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2조3390억원, 영업이익 3197억원, 당기순이익 227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오리온의 중국내 사업은 예년보다 이른 춘지에(春節)로 영업일수가 줄어든 데다 한국 브랜드 불매 움직임이 나타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 베트남과 러시아 지역에서 ‘만회’

다만 국내 제과 부문의 매출액이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됐고, 베트남과 러시아 지역에서 각각 13%, 15% 실적이 증가하면서 중국의 손실부분을 상당부분 커버했다.

한편 한국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제과 시장의 전반적인 침체가 지속되고 있고 오리온도 산업 평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을 맞고 있다"면서 "사드 보복과 관련한 일시적 실적 부진은 단기 이슈에 불과하고 중국 사업의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확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오리온은 지주회사 전환(분할 기준 6월 1일, 거래 정지 5월 30일~7월 6일, 재상장 7월 7일)이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5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거래가 정지되며, 7월 7일 재상장된다.

※ 어 만 기자는 LG투자증권과 우리투자증권에서 15년 동안 근무하면서 기업 분석과 투자 등에 관한 실무와 이론을 익힌 시장 전문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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