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이 IBM 때문에 수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는 뉴스가 나왔다.

외신에 따르면 IBM은 19일(현지시간) 4.92% 급락한 161.69달러에 마감했다. 주당 8.36달러가 빠졌다. 이날 하루동안 버핏의 손실액은 6억7883만2000달러(약 7800억원)에 달한다.

▲ 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버핏은 자신이 회장인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통해 IBM의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버핏은 IBM 전체 발행 주식의 8.6% 해당하는 81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IBM은 올해 1분기 실망스런 실적을 냈다. IBM의 올해 1분기 순이익은 17억5000만 달러(주당 1.85달러)로 1년 전에 비해 12% 줄었다. 매출도 186억8000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그러나 버핏은 이날 손실보다 더 큰 배당금을 받게 된다. 보유 지분이 변하지 않았다고 가정하면 올해 그에게 지불될 배당금의 총액은 약 18억 달러에 이른다.

위인들의 성공 스토리를 읽어 보면 빠지지 않는 것이 시행착오와 실패와 그 극복에 관한 일화이다.

이들은 심지어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는 고통과 좌절을 겪고 나서야 위대한 성취를 해낸다. "성공이 아름다운 것은 시련을 견뎌 냈기 때문"이라는 격언은 이런 배경에서 생기지 않았나 싶다. 이런 점에서 워렌 버핏의 인생은 여느 위인의 일대기와는 확실히 차이가 있다.

워렌 버핏에게는 실패나 좌절의 일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의 인생을 요약하면 '26세에 고향 오마하에서 투자에 나서 해마다 24%의 수익률을 거둔 끝에 세계 최고의 부자가 됐다'가 된다.

물론 일시적으로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는 시기도 있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그는 언제나 시장을 이겨 왔다. 그의 인생은 승리의 기록이다. 그의 인생은 유쾌하고 즐거우며, 위기를 피해 가는 지혜와 통찰력으로 가득 차 있다.

그가 이런 특별한 성공을 이룬 비결은 완벽한 준비에 있다. 1956년 26세의 나이에 오마하로 귀향해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했을 때 그는 '준비된 투자가'였다. 대충 준비된 정도가 아니라 투자에 관한 모든 준비가 완벽하게 이루어진 상태였다.

워렌 버핏의 성공 이야기는 '투자에 관한 한, 완벽에 가까운 투자 지식을 갖추고 시작한다면 실패 없는 성공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워렌 버핏은 1930년 8월 30일 네브래스카 주 오마하에서 태어났다. 현재의 버크셔해서웨이 사무실이 있는 곳에서 몇 블록 떨어져 있지 않은 산부인과 병원이었다.

아버지는 하워드 호먼 버핏(1903-1964), 어머니는 레일라 버핏(1904-1996)이다. 워렌 버핏에게는 누나 도리스 버핏이 있었고, 여동생 로버타 비아렉도 있었다.

버핏 가문을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의 모직물 직조공 존 버핏이 나온다. 존 버핏은 16세기 종교개혁가 칼뱅(1509-1564)이 로마 가톨릭 교회에 맞서 만든 위그노 종파의 교도였다.

▲ 한 시민이 미국 뉴욕의 IBM 본사 앞에서 잔돈을 세고 있다. IBM은 올해 1분기 17억5000만 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상당수 위그노 교도가 종교의 자유를 찾아 미국으로 건너왔는데, 존 버핏도 그중 하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17세기 초 미국 동부 뉴욕 주로 건너와 미국의 버핏 가문을 열었다.

후손인 시드니 호먼 버핏이 오마하로 삶의 터전을 옮기면서 오마하의 버핏 가문이 생겼다. 시드니 버핏은 오마하에서 버핏&선 그로서리라는 이름의 식료품 가게를 운영하다가 아들 어니스트 버핏에게 물려줬다.

어니스트 버핏은 워렌 버핏의 아버지인 하워드 버핏을 낳았다. 다시 말해 시드니 버핏은 워렌 버핏의 증조부이다. 워렌 버핏의 할아버지인 어니스트 버핏 시절까지만 해도 버핏 가문은 근근이 입에 풀칠하는 정도였다.

식료품 가게 주인이 큰돈을 벌 수는 없었다. 어니스트 버핏은 가게에서 일하는 점원이나 학생에게 쥐꼬리만 한 보수를 주면서 간신히 수지를 맞췄다.

워렌 버핏의 아버지 하워드 버핏이 그저 그런 버핏 가문을 오마하의 지역 유지로 일으켜 세웠다. 하워드 버핏은 식료품 가게 주인의 아들로 태어나 연방 하원의원으로 자수성가했다.

하워드 버핏은 네브래스카대를 졸업하고 주식 중개인으로 일하다 1931년 버핏 포크&컴퍼니를 설립해 주식과 투자에 관련된 사업을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헤지를 원하던 고객들에게 다이아몬드를 팔았다. 이 사업을 통해 적지 않은 재산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 그가 1964년 암으로 임종할 때 56만3293달러의 재산을 남겼다. 향년 61세였다. 워렌 버핏의 피에는 아버지의 투자 재능이 흐르고 있는 셈이다.

※ 이민주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I.H.S버핏연구소를 설립해 투자교육 및 기업교육 전문회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