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재일 한국인 3세의 일본 사업가 손정의(孫正義)는 소프트뱅크 그룹의 대표이사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일본 프로야구 후쿠오카(福岡)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구단주이다.

현재 일본 최고의 재벌로서, 일본 이름이 ‘손 마사요시’인 그는 흔히 ‘동양의 빌 게이츠’로 불리곤 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

그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살만 사우디 국왕까지 세계 정상들과 잇단 이벤트를 연출하며 거침없는 투자 행보를 이어가는 등 세계경제의 중심인물로 부상하고 있다.

작년 연말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대통령에 당선된 트럼프와 회동한 뒤 미국에 500억 달러, 한화 58조원을 투자해 일자리 5만개를 만들겠다는 선물 보따리를 풀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는 어깨를 껴안으며 격의 없는 친밀감을 드러내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고, 일본 기업의 인수 합병 규모로는 가장 큰 35조원에 영국의 반도체 설계회사를 인수하는 초대형 투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발빠른 천문학적 투자와 성공신화, 세계를 놀라게 하다

손정의는 1957년 8월 11일 일본 사가현 도스시 출생으로, 대구 출신의 할아버지가 일본에서 낳은 아버지의 4형제 아들 가운데 차남으로 태어났다.

손정의의 어머니 역시 한국인으로 이씨성을 가졌으며, 할아버지는 광산 노동자, 아버지는 생선 장사, 양돈업 등을 하면서 손정의 형제를 지극정성으로 키웠다.

그는 1973년 입학했던 구루메 대학 부설 고등학교(久留米大学附設高等学校)를 1년 만에 중퇴하고, 일본 맥도날드 경영자 후지타 덴의 조언으로 유학을 준비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살레몬테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 3주일 만에 졸업하는 ‘월반 졸업’으로 천재적 능력을 과시했다. 이후 캘리포니아 버클리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면서 마이크로칩을 이용한 번역기를 개발했고,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유니손 월드라는 사업체를 창업했다.

그는 학업을 마치면 귀국하겠다는 부모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일본에 돌아갔고, 1년 6개월간 사업구상을 한 뒤 1981년 9월 종합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소프트뱅크를 설립했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12월 6일(현지시간) 뉴욕의 트럼프 타워에서 투자 계획을 요약한 문건을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 【뉴욕=AP/뉴시스 자료사진】

소프트뱅크는 컴덱스(COMDEX)에 전시된 소프트웨어로 일본기업들의 관심을 끌었고, 일본 업체들의 견제로 잡지에 광고를 싣지 못하자 스스로 컴퓨터 잡지를 출판하는 등 청년 기업인으로서 강인한 근성과 다부진 면모를 보이기도 했다.

1996년 야후재팬을 설립한 뒤, 2001년 브로드밴드 사업에 진출했고, 2004년 일본텔레콤을 인수하는 등 활발한 기업활동을 펼쳤다. 같은 해에 프로야구단 후쿠오카 다이에호크스를 인수하는 등 스포츠 분야까지 발을 넓히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아나갔다.

2006년 보다폰 일본법인을 인수하여 휴대전화 사업에 진출했고, 2008년 애플의 아이폰3G 스마트폰을 일본에 발매했다.

그는 1998년 <타임>이 선정하는 사이버공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명 가운데 17위에 올랐고, 1999년 6월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200대 부호’ 중 재산규모 64억 달러로 53위를 기록했다.

2000년 12월 <포브스>는 그를 ‘올해의 비즈니스맨’으로 선정했고, 2013년 <포브스>는 소프트뱅크에 대해 자산가치 470억 달러, 매출 380억 달러를 기록한 세계 148위 기업이라고 평가했다. 40년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세계가 놀랄 정도로 엄청난 부를 일군 셈이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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