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연속 성장은 7년만에 처음…부동산이 성장 이끌어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중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6.9%를 기록했다. 1년 반만에 최고치이다.
미국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으면서 무역전쟁 가능성이 낮아져 2분기에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분기 GDP가 18조683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보다 6.9% 늘었다고 17일 발표했다괴 외신들이 보도했다.
2015년 3분기 6.9%를 기록한 이후 1년 반만에 최고치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시장 예상치(6.8%)도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와 작년 전체 GDP 성장률인 6.8%와 6.7%도 모두 넘어섰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이끄는 중국 지도부는 올가을 제19차 당 대회를 겨냥해 정부 주도의 투자확대로 경제를 안정시키겠다는 전략을 쓰고 있는데 이게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연속 성장률 확대는 2009년 4~6월과 7~9월 이래 처음이다.
제조업 등 2차 산업이 6.4% 성장했고, 1차 농림어업 3.0%, 3차 서비스 산업이 7.7%난 성장했다.
◇ 정부 투자와 부동산이 성장 견인
이날 발표된 경제통계를 보면 투자와 부동산이 성장을 이끌었다.
도시 지역 공장이나 아파트 등의 고정자산투자(FAI)가 시장예상치(8.8%)를 상회하는 9.2%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도로 및 공항 등 인프라 투자는 23.5% 증가로 대폭 확대됐다. 1분기 부동산 판매도 호조를 보였다. 아파트 등의 판매 면적이 전년 동기 대비 19.5 % 증가했다.
부동산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는 남아있지만, 당장 중국의 거대한 부채 폭탄이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으로 부각되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분위기는 사뭇 달라진 셈이다.
반면 지금까지 중국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개인 소비에는 그늘이 드리웠다. 1분기 사회 소비품 소매 총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0 % 증가로 지난해 평균(10.4 % 증가)에서 축소했다.
중국이 대분류한 41개 산업 가운데 33개 업종이 성장세를 유지했다. 컴퓨터·통신전자설비 제조업 16.1%, 자동차제조업 12.3%, 일반 설비제조업 10.6%, 발전난방 생산업 10.0%, 전기기자재 제조업 9.0%, 식품가공업 7.7% 등의 성장세를 보였고 금속가공업이나 섬유방직 분야는 저조했다.
국가통계국은 “1분기 경제가 안정속에 호전되는 추세를 유지하며 성장 속도가 다소 반등했다”고 평가한 뒤 “구조조정의 지속 추진과 혁신 가속화, 민생개선 실효 등 적극적 요인들이 누적되며 경제운영이 양호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 2분기도 성장세 지속…‘지켜봐야’ 반론도
월스트리트저널은(WSJ)은 중국 경제가 지금 기세를 몰아 올해 2·4분기에도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 신문은 국제적으로 중국 정부의 GDP 통계의 경우 조작됐다는 의혹이 많지만 올해 1분기의 경우 민간에서 측정한 열차 운송량, 전력 소비량 분석 등에서도 성장세가 뚜렷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상반기 성장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WSJ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정부 차원의 대출 확대 등 경기부양책에 기댄 부분이 적지 않다고 봤다. 지난해 중국의 GDP 대비 부채비율은 277%로 2008년 말(125%)의 2배가 넘는다.
독일 코메르츠방크의 저우 하오 이코노미스트는 "GDP 성장률에 대단히 중요한 개선이 있었지만 위험이 남아 있다"며 "부채 증가 속도가 영원히 12%에 머물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WSJ는 중국 인민은행이 자산 시장의 거품을 잡기위해 대출 규제를 강화하는 동시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중국 제조업체의 이윤이 줄어드는 추세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