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가치투자를 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가치와 적정 주가를 평가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기업이 실제로 얼마의 가치를 갖고 있는지를 파악해야 시장에서 거래되는 해당 기업의 가격이 싼지 비싼지를 알 수 있고,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결정할 수 있다.

▲ 이민주 버핏연구소 대표

기업의 내재가치는 어떻게 구하는가. 미국의 워렌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기업의 내재가치란 "해당 기업(비즈니스)이 향후 벌어들일 수 있는 현금을 현재가치로 할인한 값"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를 절대적 평가법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어느 기업이 해마다 1억원씩의 현금을 벌어들인다면 이 기업의 내재가치는 약16억 6600만원이 된다.

그런데 ‘할인율’을 얼마로 해야 할지 등은 매우 주관적이고 이상적인 수준에 머물 수 있다.

또 미래 수익이 얼마가 될지를 추정해야 하는데, 우리가 세상을 살다 보면 실감하는 일이지만 추정이란 것이 불확실하고 빗나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절대적 평가법의 하나인 현금흐름할인법(DCF, Discounted Cash Flow)에 대해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워렌 버핏도 이 점을 알고 있었는지 내재가치 계산법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고 있다. 그는 "내재가치를 계산하다 보면 매우 주관적인 값을 구하게 되는데, 이는 미래의 현금흐름의 추정치가 변하고 이자율이 변하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는 그러나 "그럼에도 내재가치는 비즈니스에 투자하는 것이 얼마나 매력적인지를 평가하는 데 절대적으로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절대적 평가법은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고 있는 기업의 가치는 평가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주식시장을 둘러보면 수익을 내지는 못하지만 자산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어 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워렌 버핏은 자산가치에 근거해 투자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절대적 평가법의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생겨난 방법이 상대적 평가법이다.

상대적 평가법이란 주가수익비율(PER, price earnings ratio), 주가매출액비율(PSR, price sales ratio), 주당순이익(EPS, earnings per share), 시가총액(Market Capitalization), 주당순자산(PBR, price book- value ratio), EV/EBITDA 등을 이용해 기업의 가치와 적정 주가를 따져보는 것이다. 또 PER에 몇 배를 곱한다든가 하는 변형된 방식이 쓰이기도 한다.

이들 평가법도 나름의 장단점을 지니고 있다. 몇 가지만 따져 보자.

▲ 그래픽/뉴시스

먼저, PER은 투자자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상대적 평가법이다. PER의 장점은 개념이 명확하고,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순이익을 감안하고 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PER이 낮은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는 저(低)PER 전략은 수익률이 높다는 미국에서의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런데 PER을 이용한 평가법은 기업이 순이익을 조작할 경우 가치가 왜곡될 수 있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기업은 분식회계가 아니더라도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회계 원칙의 범위 안에서 상당한 수준으로 순이익을 조정할 수 있다. 실제로 기업분석을 하다 보면 PER이 당초 의미를 상실할 정도로 왜곡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PER은 10~15배 정도로 높을 경우가 오히려 매입 시기인 경우도 있다. 다시 말해 PER이 의미하는 바를 해석할 수 있는 능력과 지식이 필요하다.

PSR은 분모에 당기순이익 대신에 기업이 조작하기 쉽지 않은 매출액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PER의 대안일 수 있다. 필립 피셔의 아들인 켄 피셔가 고안했다. PSR은 이익은 나지 않으면서 매출액을 급격히 늘려 가는 초기 성장 기업의 평가에 적합하다.

그런데 PSR을 일반기업의 가치 평가에 적용하면 적자기업을 우량기업으로 평가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PBR도 꽤 알려진 평가법이다. PBR은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순자산(자산 총계‒부채 총계)을 기준으로 한다는 점에서 잃지 않는 투자에 적합한 보수적 평가법이다. 순자산의 대부분이 현금 혹은 유가증권인 금융회사의 기업 가치와 주가를 파악할 때 아주 유용하며, 이익 흐름이 불안정할 때 적용할 수 있다.

그런데 PBR은 현대사회에 들어올수록 경영혁신 등으로 기업의 보유 자산(순자산)과 생산성(순이익)이 비례하지 않자 유용성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결국 오류 없는 완벽한 평가법은 없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기업 가치 평가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에 적합한 평가법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한계가 무엇인지를 따져보는 게 중요하다.

※ 이민주 대표는 서울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MBA(경영학 석사)를 받았습니다. I.H.S버핏연구소를 설립해 투자교육 및 기업교육 전문회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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