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현대·기아차의 결함엔진과 관련, 리콜규모가 갈수록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늑장리콜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 현대차의 대규모 리콜사태를 불러온 세타2엔진/뉴시스 자료사진

국토교통부는 7일에 이어 11일에도 현대·기아차의 세타2엔진 결함과 관련해 제네시스·에쿠스 등 제작 결함이 확인된 4건에 대해 30일 이내에 리콜하라고 통보했다.

리콜 결정된 4건 가운데 제네시스·에쿠스 차량은 2011년 생산 모델로 캐니스터 결함이 발견돼 총 6만8000여대가 리콜 대상에 올랐다. 지난 7일 리콜을 통보한 5개차장 17만1348대를 합치면 23만9000여대에 이른다.

이에 앞서 이에 앞서 미국은 현대차 57만2000대, 기아차 61만8160대 등 총 119만160대의 차량에 대한 리콜을 확정했다. 캐나다에서도 11만여대가 리콜 명령을 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기아차가 이번 엔진결함으로 리콜해야할 자동차대수는 154만여대에 이른다.

그동안 논란을 빚던 국내 세타2엔진의 결함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국토부 조사결과 세타2엔진은 엔진 내부의 금속 이물질이 마찰열을 일으켜 엔진을 파손, 정지시킬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운전자의 생명과 직결된 결함이다.

현대차는 미국 판매 자동차에 대해서는 리콜했지만 국내에서 생산된 엔진은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현대차 내부의 공익제보가 없었다면 그대로 묻힐 뻔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동차안전연구원의 조사결과 엔진 파손은 물론 화재도 발생한 사실이 드러나 더 이상 변명할 여지가 없게 됐다.

국내 소비자와 미국 소비자에 대한 이중적 태도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국내 고객의 안전 문제를 너무 경시하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또한 현대차가 계속 시간을 끌다가 정부의 ‘강제 리콜’ 여부 결정을 앞두고 리콜에 나선 것도 떳떳하지 못하다. 오는 20일 열리는 제작결함심사평가위원회는 현대차가 리콜 시행 의사를 알려와 조사를 종료했다. 다만 국토부는 현대차의 결함 은폐·축소 의혹은 별도로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철저히 조사하고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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