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통화중 유일하게 달러 대비 약세

[이코노뉴스=조희제 기자] 브렉시트 협상이 29일(이하 현지시간) 본격화됨에 따라 영국의 파운드화 가치는 당분간 하락 추세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뜻하는 브렉시트를 선언한다.

로열뱅크오브 스코틀랜드(RBC) 산하 넷웨스트 마케츠의 만수르 모히 우딘 전략가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은 브렉시트 협상 과정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파운드 팔자세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날 도쿄외환시장에서 파운드·달러 환율은 영국의 브렉시트 협상 개시로 장초반 1.23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이후 낙폭을 소폭 만회하면서 1.24달러초반에 거래되고 있다. 유로·엔 환율은 119.99엔으로 0.15엔(0.12%) 하락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파운드화가 일본 엔화, 호주 달러화 등 주요 통화 가운데 유일하게 달러 대비 약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8일(현지시간) 런던 총리관저에서 도널트 투스크 유럽이사회 의장에게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하고 있다. 런던=AP/뉴시스

파운드화 가치는 이달 들어 비교적 안정적 흐름을 유지해왔다. 달러화 약세와 영국경제의 견실한 성장세가 한몫했다.

파운드화 환율은 ▲20일 1.2358달러▲21일 1.2478달러 ▲22일 1.2485달러 ▲23일 1.2521달러 ▲24일 1.2473달러 ▲27일 1.2559달러로 상승 흐름을 보여 왔다.

하지만 28일 1.2459달러로 하락한 데 이어 29일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EU탈퇴를 결정한 작년 6월 23일 파운드화 환율은 1.4877달러였다.

◇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불확실성도 ‘하락 압력’

영국 파운드화는 달러나 유로화, 엔화 등 주요통화에 대해 추가절하 가능성이 높다는 게 외환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담 포센 피터슨 국제연구소장은 28일(현지시간) 파운드화가 유로에 대해 추가 절하될 수 있다 밝혔다. 그는 브렉시트로 영국이 EU 단일 시장에 대한 접근권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파운드 약세는 경제적 여파를 상쇄하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을 역임한 포센 소장은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에 출연해 파운드가 달러에 대해서는 많이 절하됐으나, 유로에 대한 절하폭은 그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은 달러 경제권보다는 유로 경제권과 교역을 두 배 정도 더 많이 한다고 지적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외에도 스코틀랜드 분리 독립 불확실성으로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됐다.스코틀랜드 의회는 이날 영국 정부에 제2의 독립 주민투표 승인을 요구하는 발의안을 통과시킬 전망이다.

이에 앞서 메이 총리는 28일 브렉시트에 관한 리스본조약 50조의 발동을 유럽이사회(EC)에 통보하는 서한에 서명했다.

이 서한은 29일 낮 12시 30분 쯤 EU 주재 영국 대사인 팀 배로우 경이 투스크 의장에게 직접 배달한다. 이로써 영국의 브렉시트 발동은 공식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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