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544위 부자…이건희 회장은 68위

[이코노뉴스=이종수 기자]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동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세계 최고 부자라는 타이틀은 차지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전세계에서 68번째 부자로 조사됐다

포브스가 20일(현지시간) 발표한 ‘2017년 세계 억만장자’ 리스트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은 860억 달러(약 96조1500억원)로 평가돼 1위에 랭크됐다. 2위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756억 달러)보다 100억 달러 넘게 차이가 난다. 이는 1년 전보다 110억 달러가 늘어난 것이다. 그는 4년 연속을 포함해 최근 23년 동안 18번 최고 자리에 올랐다.

그러나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따르면 빌 게이츠의 재산 중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큰 부분을 차지하지 않는다.

▲ 지난해 11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오른쪽)이 임기 마지막 '대통령 자유메달'을 마이크로 소프트 설립자이자 사회운동가인 빌 게이츠에 수여하고 있다. 왼쪽은 빌 게이츠의 부인 멜린다 게이츠이다. 【워싱턴=AP/뉴시스 자료사진】

지난 2월 SEC에 제출한 서류를 보면 게이츠가 가진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은 1억7499만 2934주이다. 20일 주가 기준 114억 달러 정도 된다. 이는 포브스가 추산한 빌 게이츠 전체 재산의 13.1%에 불과하다.

게이츠는 지난 10년간 매년 8000만주씩 마이크로소프트 주식을 처분해 왔다. ‘빌과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지원하기 위한 오랜 계획에 따른 것으로, 분기당 2000만주 정도를 팔았다. 그는 지난 달에도 2000만 주를 처분해 5억1330만 달러를 확보했다. 이 재단은 2000년 게이츠 부부가 설립했는데, 빈곤 퇴치 활동 등 자선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게이츠는 지난해 9월말 기준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주식의 2.5%를 보유하고 있다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35억 달러로 544위에 머물렀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침체와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 비용 등으로 재산이 10억 달러 정도 감소, 지난해보다 220계단이나 떨어졌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보유 재산 가운데 약 40%는 뉴욕 트럼프타워를 중심으로 하는 인근 빌딩 8개와 관련 있는데, 뉴욕 부동산 시장이 침체하면서 재산이 줄어들었다. 또 대선 비용으로 자비 6600만 달러를 지출했다.

이건희 회장 재산은 1년간 55억 달러 늘어난 151억 달러로 평가되면서 112위에서 68위로 뛰어올랐다. 우리나라 부호 중 100위내에 든 사람은 이 회장이 유일했다.

이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67억 달러)이 작년(148위)보다 낮아져 209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의 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60억 달러)은 239위를 차지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49억 달러(334위), 김정주 넥슨 창업주는 43억 달러(402위)의 자산을 가진 것으로 평가됐다.

지난 1년 동안 재산이 가장 많이 불어난 인물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 창업자인 제프 베저스였다. 276억 달러가 늘어난 728억 달러로 작년 순위 5위에서 3위로 뛰어올랐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워싱턴=AP/뉴시스 자료사진]

패션 브랜드 자라(Zara)를 키운 스페인 기업인 아만시오 오르테가(713억 달러)는 1년 동안 43억 증식하는 데 그쳐 2위에서 4위로 내려갔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는 560억 달러로 평가돼 처음으로 5위권에 진입했다.

반면 멕시코의 통신재벌 카를로스 슬림(545억달러)은 6위로 밀려났다. 이 밖에 오라클의 창업자 래리 앨리슨과 찰스 코치·데이비드 코치 형제,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도 10위권에 들었다.

이번 평가에서 재산이 10억 달러를 넘은 사람은 모두 2043명으로 집계됐다. 작년보다 233명(13%) 증가한 것으로, 포브스가 31년 동안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2000명을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억 달러 이상 갑부들의 재산 총액은 7조6700억 달러로 작년보다 18%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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