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기술 유출 등 쌍용차 전철 밟지 말아야

김문철 기자l승인2017.03.13l수정2017.04.11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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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 칼럼=김문철 기자]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와 주식매매 계약(SPA)을 체결했다.

채권단은 13일 우선협상대상자 더블스타와 금호타이어 주식 42.01%를 9549억8100만원에 양도하는 SPA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더블스타는 올해 1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뒤 두 달간 협상을 진행한 끝에 이날 SPA 체결하는 데 성공했다. 금호타이어 인수 후에도 독립 경영을 이어나갈 것이란 게 더블스타 측 설명이다.

▲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금호아시아나 본사그룹 본사.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에어서울,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 금호건설, 아시아나세이버 등이 함께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채권단은 15일까지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측에 청구권 행사 여부에 대해서 묻게 된다.

박 회장은 문의 시점부터 30일 이내에 자금 조달 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더블스타와 같거나 높은 가격을 제시하고 우선매수권을 행사하면 금호타이어를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채권단은 자금 조달을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게 해 달라는 박 회장 측 요청을 일단 거부하고 있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못하면 금호타이어는 더블스타에 넘어가게 된다.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은 20일 주주협의회 회의를 열어, 박 회장 측에 대한 컨소시엄 허용 여부를 안건으로 올리고, 22일까지 찬반 의견을 취합해 결론을 낼 예정이다.

박 회장이 컨소시엄을 구성하려면, 채권단 75% 이상(지분 기준)의 동의가 필요한데 부정적인 전망이 우세하다. 산은과 우리은행 지분의 합이 75%를 넘어, 한 곳만 반대해도 부결되기 때문이다.

또한 산은은 박 회장 측이 갖고 있는 우선매수권의 제3자 양도에 반대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에 박 회장 측 요청을 수용하면, 더블스타에 의해 소송을 당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금호타이어의 ‘중국행’에 지역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반대 목소리도 거세다.

국민의당은 "전북 군산의 현대중공업 공장폐쇄에 이어 광주·전남 토종기업인 금호타이어에 대한 불공정한 매각 추진에 대해 국민의당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박지원 대표는 "채권단의 금호타이어 매각 추진은 광주·전남의 자존심을 훼손하고, 지역과 국민 경제는 물론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유력 대선 주자인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도 SNS에 올린 글에서 "향토기업 금호타이어를 바라보는 호남인들의 마음이 착잡하다"면서 "금호타이어가 쌍용자동차의 고통과 슬픔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는 1960년 설립된 국내 2위, 세계 13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타이어업체다.

반면 더블스타는 트럭, 시내버스 등 특수 분야 타이어에 특화된 기업이다. 규모 면에서 금호타이어의 4분의 1도 안 된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국내 유일의 항공기 타이어 생산업체이자 방산업체다. 임직원이 3800여명이고, 광주·곡성 등의 190여개 협력업체에다 중국 내 공장을 4개나 갖고 있다. 군용트럭과 군용항공기 타이어도 취급해 외국으로 넘어갈 경우 방산부문의 기술이 유출될 수 있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한 중국 상하이자동차그룹은 핵심 스포츠유틸리티 차량(SUV) 기술을 빼돌린 뒤 2009년 법정관리를 신청하고 직원 2646명을 구조조정했다. 금호타이어 매각이 '쌍용차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이유다.

더블스타는 고용 승계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 관계자는 "더블스타와 채권단은 SPA 체결 당시 고용 승계 등을 담았다고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하지 않아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산은 등 국책은행들은 기업 구조조정의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특히 더블스타에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한 부분은 문제의 소지가 있어 보인다. 국부유출 논란도 충분히 일리 있는 주장이다. 채권단의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문철 기자  ace8819@econ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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