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  성공적인 리더가 갖춰야 할 리더십의 핵심 요소는 명확한 ‘비전과 철학’이다. 즉 정확한 시대정신을 설정하고, 이를 실천할 수 있는 결단력과 소통능력을 갖고 있는지 여부다. 리더의 비전과 철학의 중요성은 국가와 조직, 기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오랜 인종 차별정책인 아파르트헤이트를 끝장낸 민주투사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무지개빛 국가’를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비전으로 설정했다.

갈등하고 대립하던 모든 인종이 함께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는 결국 남아공의 오랜 분쟁과 분규를 마감하고, 경제적 번영을 이뤄나가면서 아프리카 최강국의 위상을 확보했다.

노예해방을 추구하며 남북 통합의 시대를 연 에이브러햄 링컨, 대공황을 극복하고 미국의 리더십을 세운 프랭클린 루스벨트, 문화강국 프랑스의 비전을 수립한 프랑수아 미테랑, 독일통일의 기틀을 닦고 성공시킨 헬무트 콜과 ‘무티(엄마) 리더십’으로 독일시대를 연 앙겔라 메르켈 등은 비전과 실천력을 겸비한 지도자로 꼽힌다.

◇ 낙제생, 직접 매매 아닌 온라인장터 사업모델에 눈뜨다

세계의 경제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53) 회장은 비전과 실천력이 뛰어난 기업가로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전통기업을 뛰어넘는 창의력과 도전 정신으로 중국 최대의 IT(정보기술) 기업 알리바바를 키워냈다. 1999년 창립된 알리바바는 사이트의 거래 상품이 이베이와 아마존을 합친 것보다 훨씬 많을 정도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중국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마윈 회장은 1964년 9월 10일 중국 항저우(杭州)시 출신으로 학창 시절 낙제생이었다. 수학성적은 바닥권이었고, 고입 재수생으로 험난한 시절을 보낸 마윈은 젊은 시절 호텔에 취직하려다가 외모 때문에 떨어지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스스로를 '비쩍 마른데다 못생겼다'고 말하곤 했고, 수능 수학시험에서는 1점을 받을 정도로 머리도 나쁜 편이었다.

그의 필살기는 영어였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영어를 익히기 위해 무작정 외국인에게 말을 걸었고, 매일 아침 자전거를 타고 호텔에 가서 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를 했다.

덕분에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 그는 수학 실력이 부족해 고배를 거듭 마신 끝에 항저우 사범대학에 간신히 합격하고, 1988년 대학을 졸업한 뒤 영어교사 생활을 했다. 사범대학교 졸업 후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눈뜨게 된 마윈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홍보 회사와 정부 기관을 거쳐 알리바바를 창업했다.

▲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사회부·경제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정치학)로 YTN 등 보도 및 종편 TV에서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마윈은 친구 17명과 함께 자신의 좁은 아파트에서 사무실을 차리고 알리바바닷컴을 운영하면서 큰 성공의 기틀을 이웠다.

창업 초기 그는 직접 물건을 파는 게 아니라 온라인 장터만 열어주고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를 중개하는 사업모델이 성공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후 알리바바닷컴은 매년 매출과 순이익을 늘려나가면서 세계시장을 석권했고, 2003년 일반인 대상의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닷컴(taobao.com)을 세웠고 2005년 야후차이나를 인수하는 등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놀라운 속도와 규모로 세계 경제를 잠식하고 있는 알리바바와 마윈은 판로가 없던 수많은 영세 업체들이 알리바바를 통해 전 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영업할 수 있도록 하면서 세계경제의 거인으로 우뚝 서고 있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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