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뉴스=임태형 대기자] 기업사회공헌 활동의 끊임없는 화두는 ‘전략적 사회공헌’이다. 전략적이란 말은 기업의 경영, 특히 가시적인 재무적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사회공헌활동을 의미한다.

기업의 최대 목적은 이윤 극대화이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 기업은 이윤 극대화라는 분명한 목적과 동기 덕분에 가장 역동적인 조직으로 거듭 나게 마련이다. 당연히 사회공헌 활동에도 이윤 극대화라는 목적이 깔려 있다.

▲ 임태형 대기자

따라서 투입량의 증가에 따라 성과를 기대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성과에 대한 몰이해(沒理解)는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고도 성과를 거두지 못하거나 때로는 성과 대신 비난을 받는 억울한 상황도 맞이할 수 있다.

그래서 ‘진정성’이 매우 중요하다. 기업은 이해 관계자들에게는 진정성 있게 보이면서도 실제 경영에 기여할 수 있는 전략을 갈구한다. 우아한 백조의 유영 물밑으로는 물칼퀴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적지 않은 기업이 문화예술 관련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사회복지, 학술교육에 이은 관심과 투자가 문화예술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아래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문화예술은 체육과 함께 지출경비를 산출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문화예술에 대한 비용은 알기가 어렵다.

어찌됐든 10%라는 문화예술(과 스포츠) 비용 지출은 결코 적지 않은 양인데, 어떻게 쓰이는가의 문제가 있다.

소위 기업의 문화예술 사회공헌활동인 ‘메세나 활동’의 전략이 제대로 작동한다면 지금보다 더욱 효율적으로 메세나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측면에서 기업 메세나 활동 전략에 대한 기대를 제시하고자 한다.

메세나(mecenat)는 기업들이 문화·예술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사회 공헌과 국가 경쟁력에 이바지하는 활동을 총칭한다.

▲ 기업의 분야별 사회공헌활동 지출 비용(단위: %)

메세나는 프랑스어로 고대 로마제국의 아우구스트 황제의 대신이자 정치가·외교관·시인이었던 가이우스 마에케나스(BC 67-AD 8)가 시인 호러스, 버질 등 당대 예술가들과 친교를 두텁게 하면서 그들의 예술·창작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비호해 예술부국을 이끈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우리는 메세나 활동하면 무엇을 떠올리게 되는가. 훌륭한 공연장이나 박물관 건축과 대여, 신예 예술가 양성을 위한 지원사업, 공연협찬, 지역문화행사 협찬, 악기 제공 등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 행해지고 있는 메세나 활동이 많은 문화예술 분야 종사자들의 기대감에 얼마나 만족을 주고 있는가 하고 물어보면 긍정적인 답을 얻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대상과 분야가 극히 제한되어 있다는 것과 일반적인 욕구와는 거리가 있는 ‘일방적’, ‘과시형’ 이라는 데에 있다. 그러다 보니 투입된 비용에 비해 성과를 얻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 지난해 8월 17일 충남 공주 한옥마을에서 한국메세나협회 주최로 열린 '한화예술더하기 마스터클래스'에서 사물놀이 대가 김덕수씨가 공연을 하고 있다./한국메세나협회 제공

본격적으로 기업사회공헌 활동이 알려진 지 20년이 넘었지만, 20년 전에도 전략적 사회공헌이라는 말이 있었고, 현재도 ‘전략적’이라는 말은 여전히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략적이란 의미에 대해 몰이해를 한 나머지, 아직도 많은 기업들은 언론보도, SNS를 통해 알려지는 홍보를 전략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즉 사회공헌활동도 전략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메세나 전략 역시 잘 보이지 않는다. 일반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메세나 활동이 기업 소유주(또는 그 가족)의 성향에 따라 분야와 대상, 프로그램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으며 회사 전체의 사회공헌전략 속에서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메세나 활동에서도 전략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

※ 임태형 대기자는 삼성사회봉사단 창설 멤버(차장)이며 KT사회공헌정보센터 소장을 역임하는 등 30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사회공헌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한 CSR 전문가입니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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