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오염 하위권" 호주산이 '청정맥아'?

최아람 기자l승인2019.09.23l수정2019.10.1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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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최아람 기자] ‘청정 맥아’를 앞세워 맥주시장에서 대대적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는 하이트진로의 ‘테라’가 광고를 둘러싼 논란에 휩싸였다.

이 회사가 ‘청정’의 근거로 내세우는 호주가 실제로는 심각한 ‘대기오염 국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테라를 위해 지난 5년간 지구 곳곳을 돌아 가장 청정한 원료를 찾아낸 것’처럼 홍보해온 호주산 맥아는 실제로 이 회사에서 10년 넘게 사용해온 맥아와 똑같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세계 하위권 대기오염 국가에서 수입한 ‘청정 맥아’?

하이트진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되는 환경성과지수(EPI, Environmental Performance Index)를 인용해 자사의 맥주 신제품 ‘테라’의 청정, 자연주의 이미지를 전방위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반은 맞고 반은 사실과 다른 주장이다.

이 회사가 인용한 EPI 통계를 살펴보면, 호주는 토양의 오염도나 농작물 생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대기오염(Air Pollution)’ 부문에서는 평가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세계 125위를 기록,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대기오염’ 지표는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물질이 대기중에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환경지표로, 호주는 철강과 석탄, 석유화학 위주의 산업 분포 때문에 선진국중에서는 오염물질 배출이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대기오염 수준이 이처럼 나쁜 지역의 농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청정함’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이 회사는 TV광고 등을 통해 이 맥주가 “청정공기 1위, 호주에서도 청정하기로 유명한 골든트라이앵글, 그 맥아의 황금 존에서 찾은 청정맥아 100%”로 만든 ‘청정라거’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회사 주장대로 EPI 데이터 상 호주는 ‘대기질(Air Quality)’ 부문에서는 세계 1위로 표시돼 있다.

▲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 지난 2018년 1월 23일(현지시간) 발표된 ‘2018 환경성과지수(EPI)’의 국가별 호주 평가 표이다. 호주는 대기질(Air Quality) 순위에서는 평가 대상 180개 나라 가운데 1위를 기록했지만, 대기오염(Air Pollution)에서는 125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이 통계에서 의미하는 ‘대기질’은 주로 공기중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먼지가 적다는 이유 하나로 오염도가 최악인 땅에서 재배한 농작물이 청정하다는 논리는 견강부회라는 지적이다.

환경성과지수는 미국 예일대 환경법·정책센터와 컬럼비아대 국제지구과학정보센터가 전 세계 180개국을 대상으로 각 나라의 대기질, 위생, 생물다양성, 기후변화, 수자원, 농업 등 환경보건과 생태계 지속성 관련 분야 실태와 개선 노력에 점수와 순위를 매기는 것으로, 2년마다 세계경제포럼 개막에 맞춰 발표된다.

위의 자료(표)는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지난 2018년 1월 23일(현지시간) 발표된 ‘2018 환경성과지수(EPI)’에서 호주 부분을 발췌한 내용이다.

하이트진로 측은 이에 대해 “호주는 대륙이라고 불릴 만큼 면적이 넓은 나라”라면서 “테라용 맥아 생육 지역은 호주에서 가장 청정한 곳에 속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환경성과지수 대기 오염의 경우 우리나라가 20위를 기록했다면서 “이는 단순히 오염실태만이 아니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개선 노력 등 투자 부분을 크게 반영해 산정하는 만큼 순위가 낮다고 해서 무조건 오염이 심하다고 해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10년 이상 써온 호주 맥아” vs “새롭게 발견한 더 깨끗한 장소”

하이트는 TV광고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신제품 맥주’의 개발 과정에서 지구 반대편의 호주 트라이앵글(AGT) 지역의 맥아를 새로 찾아낸 것처럼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이 회사가 새롭게 찾아냈다고 주장하는 호주산 ‘맥아’는 이 회사가 지난 10년 넘게 다른 제품에서도 사용해 왔던, 새로울 것이 없는 원료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원산지 선정작업은 결코 쉽지 않았다…맥주도 하나의 먹거리이기 때문에 깨끗함이 생명이라고 판단했고 `청정` 이미지에 부합하는 맥아를 찾기 위해 세계 각지를 돌아다녔다."(마케팅 임원 언론인터뷰, 8.22일) 등을 보면 마치 AGT 맥아가 새로 발굴한 원료라고 소비자들이 오인하기 쉽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지속적으로 호주 남동쪽에 위치한 보리 경작지에서 재배한 맥아를 수입해 맥주 원료로 사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 회사의 다른 브랜드인 ‘하이트’나 ’하이트 엑스트라콜드’도 같은 지역의 호주산 맥아를 핵심원료로 써왔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관세청 맥아 수입량 통계자료를 보면 국내 맥주업체들의 호주산 맥아의 수입은 2010년부터 최근까지 연평균 10만~15만톤으로 10년째 꾸준하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전혀 새로울 게 없는 수입원료를 느닷없이 “새롭게 발견한 청정 재료’ 이미지로 과대포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기존 10년 동안 호주 남동 지역 중심으로 맥아를 수입해 온 건 사실이지만 트라이앵글(AGT)은 이 지역에서도 새롭게 발견한 더 깨끗한 장소”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대 광고 논란 때문에 호주 청정 맥아 등의 표현을 함부로 쓸 수 없다”면서 “테라가 청정 지역에서 재배한 원료로 만든 게 확실하다는 점을 광고 심의 과정에서 각종 증빙 서류를 통해 입증했다”고 말했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술 광고의 경우 자칫 음주를 미화하고 음주소비를 조장할 수 있기 때문에 담배처럼 과장광고나 표현을 일절 못하도록 통제해야 한다”며 “소비자들이 기업들의 얄팍한 상술로부터 무방비로 눈속임을 당하지 않도록 사회적인 제동장치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반론보도문>

하이트진로는 본보 9월 23일자 “[단독] ”대기오염 하위권“ 호주산이 ‘청정맥아’?” 기사와 관련, ‘내용증명’을 통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이트진로는 법무법인(유한) 대륙아주를 법률 대리인 삼아 보낸 내용증명에서 이코노뉴스의 기사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사실과 명백히 다르다면서 반론 보도를 게재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이코노뉴스는 하이트진로의 반론보도 요청과 관련, 사실 여부를 떠나 이해 당사자의 반론 보도 요청권을 존중해 반론보도 ‘원문’을 그대로 싣기로 했습니다./편집자 주

다음은 하이트진로의 주장이다.

본건 기사의 전반부에서는 2018년 환경성과지수(EPI)의 대기오염 부문 지표에서 호주의 순위를 언급하며 이를 근거로 호주의 대기오염 수준이 심각하고 하이트진로의 테라맥주는 오염도가 최악인 땅에서 재배한 맥아로 만들어졌다는 취지로 서술하여 독자가 테라맥주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인식할 우려가 있다.

특히 문제가 되는 문장은 아래와 같다.

1. 이 회사가 청정의 근거로 내세우는 호주가 실제로는 심각한 대기오염 국가로 분류되고 있기 때문이다.

2. 대기오염지표는 이산화황, 질소산화물 같은 오염물질이 대기중에 얼마나 많은지를 보여주는 환경지표로 호주는 철강과 석탄, 석유화학 위주의 산업분포 때문에 선진국 중에서는 오염물질 배출이 심각한 나라로 꼽힌다.

3. 대기오염 수준이 이처럼 나쁜 지역의 농작물을 원료로 사용하면서 청정함을 내세우는 것 자체가 난센스다.

4. 그러나 이 통계에서 의미하는 대기질은 주로 공기중 미세먼지 농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먼지가 적다는 이유 하나로 오염도가 최악인 땅에서 재배한 농작물이 청정하다는 논리는 견강부회라는 지적이다.

1. 제목: <반론보도> “[단독] ”대기오염 하위권“ 호주산이 ‘청정맥아’?” 관련

2. 본문

본 인터넷신문은 지난 9월23일 “[단독] ”대기오염 하위권“ 호주산이 ‘청정맥아’?” 라는 제목으로 호주의 대기오염이 심각한 수준이며 토양오염도가 최악임에도 불구하고 호주산 맥아가 청정하다는 하이트진로 측의 논리는 견강부회이며 하이트진로가 지난 10년 동안 써온 맥아를 신제품 ‘테라’에 사용하면서 마치 새로운 맥아를 찾은 것처럼 홍보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오인할 우려가 있다는 내용의 보도를 하였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 측에서는 본건 기사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고 지적하며 아래와 같은 반론을 제기하여 왔다.

▶호주의 대기오염 수준 등에 관한 보도 관련: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2018년도 환경성과지수(EPI)의 대기 오염(Air Pollution) 부문에서 호주가 평가대상 180개국 중 125위를 기록한 것은 사실이나, 해당 지표의 순위만으로 호주의 대기오염 수준이 매우 심각하다거나 토양오염도가 최악이라는 내용의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호주는 2018년도 EPI 종합지표에서 상위권인 21위를 기록하며 환경이 우수하고 쾌적한 국가로 평가되었다. 그 중 EPI의 대기오염 부문 지표는 평가대상 국가의 GDP 대비 SO2 및 NOx의 배출량뿐만 아니라 그 추이를 함께 평가하는 것으로서, 호주는 2010년까지 SO2 및 NOx의 배출량이 증가하고 있다는 등의 이유로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

호주가 대기오염 부문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고 하더라고 SO2 및 NOx의 배출량이 절대적으로 많다거나 대기오염 수준이 심각하다는 점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테라’ 맥주의 맥아 수급지역인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 주 주정부의 측정자료에 따르면 오히려 해당 지역의 SO2 및 NOx의 배출양은 ‘매우 좋음’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또한 EPI 대기오염 지표와 토양오염도 사이에 아무런 인과관계가 확인되지 않으므로, 호주가 해당 지표에서 낮은 순위를 기록하였다고 하더라고 그 토양에서 재배된 농작물을 ‘오염도가 최악인 땅에서 재배한 농작물’이라고 볼 수는 없다. 오히려 테라 맥주에 사용되는 맥아의 수급지역은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은 매우 청정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맥아 사용에 관한 보도 관련: 하이트진로는 기존 맥주 제품에 호주산 맥아를 사용한 것은 사실이나, 기존 제품의 경우 호주 전 지역에서 수급된 맥아를 혼합하여 사용한 반면, ‘테라’의 경우 호주 내에서도 특히 청정한 것으로 알려진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맥아를 사용하였다는 점에서 분명한 차별성을 보인다.
최아람 기자  e5@econ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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