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선비정신…‘자기 자신부터 갈고 닦는다’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l승인2017.01.19l수정2017.04.11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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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뉴스=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조선의 선비들은 어떻게 양성될 수 있었을까. 먼저 지식을 공부시키기에 앞서 사람을 만들고자 인성공부부터 가르쳤다.

어릴 때부터 기본적인 행동규범을 엄격하게 배웠다. 자고난 이부자리부터 스스로 개어 올리고 어른의 부르심에는 즉각 대답하고 쫓아가 가르침을 받고 손님이 오면 나아가 공손히 맞이하여 자리에 모시는 등 일상생활에서의 예절부터 가르침을 받았다.

▲ 부산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향교 스테이'에 참가한 학생들이 조선시대 선비복장을 한 채 천자문을 배우고 있다./뉴시스 자료사진

그리고 난 후 비로소 학문에 나아갈 수 있었다. 요즈음의 성적 우선의 자녀 교육과는 출발부터 판이했다.

그런 다음 그들의 공부는 爲己之學(위기지학)에 치중되었다. 자기 자신부터 치열하게 갈고 닦는 修己(수기)를 하고 다른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이웃과 백성을 감화시키는 治人(치인)의 단계로 나아갔다.

공부도 매우 폭넓게 하였다. 세상만물의 이치에 통달하기 위해 문, 사, 철을 공부하면서 메마르기 쉬운 학자 생활에 윤기를 더하기 위해 시, 서, 화를 익혀 나갔다. 그들은 이성과 감성이 조화된 인간적인 참 선비를 목표로 평생 동안 치열하게 노력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전한 인격체를 지향하는 선비이었기에 지도자로서의 사회적 책무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본다.

오늘날 우리는 우리의 역사와 전통 문화에 대하여 높게 평가하려 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짙다. 좀 더 솔직히 표현한다면 꼭 배우고 간직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 않다고 본다.

그들은 우리 역사는 좌절과 치욕으로 얼룩진 역사이며 우리 전통 문화는 선진국의 그것에 비해 보잘 것 없다고 여긴다. 그래서 잊고 싶은 역사요, 버려야 할 고리타분한 전통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수세기 동안 우리 역사를 이끌어 온 선비와 그들의 정신도 같은 맥락에서 인식되어 왔다. 오늘 우리가 추구하는 선진화, 세계화에 걸림돌이 되면 되었지 결코 도움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있는 국민이 지금도 많이 있다고 본다.

왜 이렇게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를 비하하게 되었을까. 그 첫 출발은 1세기 전 일본 제국주의의 국권 침략 과정에서 그들이 굴레 씌운 식민사관의 영향이었다.

그들은 조선의 식민통치를 정당화하기 위해 조선과 조선 사람들을 극단적으로 왜곡시켰다. 당쟁으로 날을 지새우고 중국을 상전처럼 사대주의로서 섬기면서 지배 계층은 백성을 착취하니 나라가 망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일본은 조선을 이웃 나라로서 보호하지 않을 수 없어 합병하였다고 그럴 듯하게 둘러 대면서 조선 사람들을 세뇌시켰다. 이 과정에서 선비도 예외가 아니었다. 공리공담과 사색당쟁으로 나라를 망치게 한 무능하고 파렴치한 존재들로 왜곡 폄하시켜 버렸다. 스스로 지도력을 상실한 당시 선비들로서는 이를 바로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방 후 물밀 듯이 밀려온 외래 문물에 대한 무분별한 수용은 우리 역사와 전통 문화에 대한 인식을 더 악화시켰다고 보겠다. 나라 발전에 걸림돌로 여겨져 제거와 배척 대상이 되어갔다.

최근의 급속한 경제발전과 도시로의 이동은 물질 만능의 사조로 우리를 바꾸어갔다. 이 과정에서 실리보다 의리와 명분을 중히 여기면서 청빈하게 살아간 선비정신은 세상 물정 어두운 고리타분한 정신으로 자리매김되어 갔다고 생각된다.

기록문자의 큰 변화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선비들의 삶과 사상은 한문으로 쓰여져 있다. 못 읽게 되니 뜻도 모르고 알릴 수도 없게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진국에 걸맞은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어디서 가져올 수 있을까. 우리 역사와 전통에서 실마리를 찾는다면 선비 정신이 대안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좋은 것은 계승해야 한다.

 
김병일 도산서원 선비문화수련원 이사장  webmaster@econo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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