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간의 조국대전', 조속히 ‘가부’ 결정하고, 문제투성이 청문회제도 개선해야/김홍국 편집위원

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l승인2019.09.07l수정2019.09.16 22:19

크게

작게

메일

인쇄

신고

[이코노뉴스=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28일 동안 진행된 드라마 ‘조국대전’이 6일 끝났다.

▲ 김홍국 편집위원

지난달 9일 문재인 대통령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지명한 지 한달 가까이 여야 정치권이 전쟁 양상까지 보이며 격돌했던 청문회가 무산 위기를 넘기고 개최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입법부가 정쟁으로 인해 대립하는 가운데 마지막 순간에 협상을 통해 인사청문회 제도의 취지대로 국회 차원의 검증이 6일 진행됐다.

오락가락한 증인과 흠집내기만 치중한 야당, 방패막이 여당

이번 청문회의 가장 큰 쟁점은 최근 제기된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이었다. 조 후보자 딸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시 원서에 기재한 표창장의 진위 여부가 핵심이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 의원들은 청문회 전날부터 쏟아져 나온 최성해 동양대 총장의 발언을 근거로 조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최 총장이 표창장 제작 관례, 통화 회수와 정치적 외압을 놓고 오락가락한 데다 그의 발언의 신빙성 자체가 의심받으면서 큰 파급력을 가지지 못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 및 일부 여권 인사가 동양대 총장과 통화한 것이 “위증교사와 증거인멸에 해당한다”며 압박했다. 그러나 최 총장이 정치적 외압은 없었고 내용 역시 사실확인성 전화였다고 입장을 번복하면서 야당의 입장은 힘을 받지 못했다.

조 후보자 부인이 검찰의 동양대 연구실 압수수색 전에 컴퓨터를 반출했다는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으나, 조 후보자의 해명은 크게 달랐고 야당은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

조 후보자 딸의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경력 의혹에도 질의가 집중된 가운데, 야당은 출입기록 등을 근거로 인턴 활동 이력이 허위라고 주장한 반면, 조 후보자는 “딸이 근무한 것이 맞고 인턴 확인서도 실제로 받았다”고 맞섰다.

조 후보자가 투자한 사모펀드의 관급공사 수주 의혹에 대해서도 “투자대상 선정 등 펀드 운영에 일체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한 가운데, 야당은 의혹 제기 수준에 그칠 뿐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

결정적인 결격 사유 나오지 않았고, 야당 의혹 입증 못해

결론적으로 이날 청문회에서 기존 의혹을 뛰어넘는 결정적인 한방은 나오지 않았고, 후보자의 결정적인 법적-도덕적 결격 사유는 입증되지 않았다.

▲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에서 열린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조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뉴시스

조국 후보자에 대한 언론 보도는 사상 초유인 118만건에 달했지만, 대부분 파편적이거나 단편적인 취재를 담은 보도로 조국 후보자가 직접 개입하거나 관련된 결정적인 흠결은 확인되지 않았다.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와 확인되지 않거나 완결되지 않은 과도한 보도로 후보자를 공격한 네거티브 경마식 보도는 후보자에 대한 정책과 도덕성에 대한 검증보다는 흠집내기와 근거없는 공세에 치중했다.

야당은 청문회를 개최하지 않고 조국 후보자를 낙마시키기 위해 후보자를 사전에 범법자로 예단해 사퇴를 촉구했고, 결정적인 증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비난과 비아냥에 몰두함에 따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마저 무능한 맹탕청문회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여당 역시 검증과 사실 확인을 위해 노력한 일부 의원을 제외하고 후보자에 대한 엄정한 검증보다는 보호자를 자처하는 방패막이 역할에 그치는 모습이어서 인사청문회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동안 인사청문회마다 데스노트를 제시하며, 장관 후보자의 임명이나 낙마의 기준을 제시했던 정의당은 7일 국회에서 입장 발표를 통해 "정의당은 사법개혁의 대의 차원에서 대통령의 임명권을 존중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께서 꿋꿋이 개혁의 길로 나가신다면, 정의당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개혁의 선두에서 험준고령을 함께 넘을 것"이라며 사실상 임명을 지지했다.

▲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의당 상무위원회에서 심상정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정의당은 조 후보자의 딸과 부인에 대한 각종 의혹이 불거지자 조 후보자를 데스노트에 올릴지 여부를 두고 고심을 거듭해왔고,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소명 요청서를 보내 당 차원의 별도 검증까지 진행했기에 정의당의 입장 표명에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정의당은 조 후보자에 대해 내린 ‘적격 판단’과 함께 검찰의 수사를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하고, 한국당을 향해서는 “무능하다”고 질타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조 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국회의 시간과 국민의 시선을 세차게 흔들어온 검찰 수사를 심각하게 보고 있다. 청문회에 앞서 진행된 대대적인 압수수색도 이례적일 뿐 아니라 검증 과정 내내 검찰 유출로 의심되는 정보와 자료가 한국당과 언론을 통해 노출돼온 상황은 후보자 적격성 여부를 넘어 사법개혁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검찰의 정치적 행위의 진의를 엄중히 따지고 사법개혁에 대한 검찰의 조직적 저항에 대해서는 단호히 맞서 그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당에 대해 “청문회는 참담하게 끝이 났다. 한국당과 언론에서 무분별하게 쏟아낸 수많은 의혹은 어느 하나도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며 "헌법과 법률이 부여한 인사청문제도의 권능을 스스로 무력화시킨 제1야당 한국당의 무능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청문회 제도 개혁 시급, 정쟁형 아닌 생산적 청문회로 바꿔야

이번 인사청문회는 그동안 논의됐던 제도 자체에 대한 개선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이날 인사청문회는 조 후보자의 모두 발언 허용 여부를 놓고 여야간에 치열한 기싸움을 벌였고, 의원들은 이미 보도되고 정당들이 제기했던 의혹 수준을 넘어선 의미있는 발언을 내놓지 못했다.

공정하고 객관적인 사회를 봐야 할 법사위원장은 후보자의 발언을 끊고 “간단하게 해달라”는 데서부터 시작해, 후보자에게 사퇴 압박 발언을 하는 부적절한 처신으로 도마에 올랐다.

야당 의원들은 확인된 사실에 입각한 후보자 검증보다는 마치 심판관이라도 되는 양 도덕적 비난에 열을 올렸고, 재탕삼탕식으로 이미 나온 언론보도를 인용하거나 오락가락하는 최성해 총장의 발언에 근거해 조국 후보자를 끌어내리려는 데만 치중했다.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6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김진태 자유한국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한 마디로 조악하고 저급한 한국 정치와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회의원들이 과연 헌법기관의 자격이 있는지를 입증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인사청문회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이유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성공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나라인 미국의 경우 대통령이 결정한 지명 예정자에 대한 결격사유 파악을 위해 철저한 사전 신원조사가 진행되는 점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방수사국(FBI)은 포괄적인 신원조사를 실시하고, 정부윤리처 및 각 부처 윤리담당관은 재정상태나 이해충돌 연루사항 등을 조사하여 해결방안을 모색하며, 국세청에서는 지명예정자의 지난 3년간 세금 납부내역을 조사하여 보고하되, 문제가 있을 경우 즉각 탈락한다.

1789년 이래 상원에서 인준이 거부된 경우는 12회에 불과할 정도로 사전검증은 철저하되 대통령의 고유권한을 인정하며, 정략적 접근을 할 경우 도리어 정당의 신뢰가 하락하게 된다.

미국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삼권분립에서 ‘견제와 균형’의 기능으로서 대통령이 행하는 고위공직자 임명에 대한 ‘상원의 조언과 동의권’이 단순한 동의 여부에 그치지 않고, 대통령의 인사권에 대해 상원에서 인사청문회 찬반투표를 하는 등 적극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건국 초기 헌법 제2조 제2항 ‘대통령은 대사 기타의 외교사절, 영사, 연방대법원 대법관 및 헌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이 법률에 의하여 지명할 모든 연방공무원을 상원의 조언과 동의를 얻어 이를 임명하고 있다.

공직자의 인사 순서로는 후보자 내정 및 검증 → 후보자 지명 후 의회에 인준동의 요청(조사서 첨부) → 상임위 인사청문 → 본회의 표결(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으로 가결) 등의 순으로 진행된다.

세부조사를 통과해야 하는 주요 관문으로는 대통령 인사실, 대통령 법률고문실, 정부윤리처, 상원위원회 등이다. 공직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친 후에 인준안이 상원에 제출되면 제일 먼저 상원 본회의에 보고 된 후 해당 상임위원회로 회부된다.

해당 상임위원회는 예비조사를 한 뒤 청문회를 개최하며, 청문회가 끝나면 문제가 드러난 인사에 대하여 논의후 적합성여부를 결정하거나 표결로 처리한다.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동남아시아 3개국 순방을 마치고 6일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도착하고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5박6일 간의 일정으로 태국을 공식방문하고 미얀마와 라오스를 국빈 방문을 했다./뉴시스

문 대통령, 신중하게 국민의견 수렴하되, 거침없는 개혁행보 나서야

이제 결정은 국정운영을 담당할 임명권자로서 행정부를 이끄는 문재인 대통령의 최종 결심에 달렸다.

문 대통령은 후보자의 임명 과정에서 적격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정책능력과 검찰 및 법조개혁을 해낼 의지와 실천능력에 두는 한편, 청문회를 지켜보고 판단한 국민들의 여론을 감안해야 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청문회 결과를 다시 한번 검토하고 이어 각계의 여론을 수렴하는 꼼꼼하고 신중한 절차를 거치되, 최종 결정을 한 이후에는 수많은 국내외적 난제가 닥치고 있는 현실의 위기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거침없는 개혁과 혁신을 통해 그동안 국정운영에 실망해온 국민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리더십과 국정운영 능력을 보여줘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래가 절체정명의 위기 국면에 놓였다는 점에서 온 국민의 힘을 모을 정치력과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기대한다

※ 김홍국 편집위원은 문화일보 경제부 정치부 기자, 교통방송(TBS) 보도국장을 지냈으며, 경기대 겸임교수로 YTN 등에서 전문 패널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KDI 국제정책대학원에서 MBA(기업경영)를 취득했고, 리더십과 협상에 관한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이코노뉴스]
김홍국 편집위원/경기대 겸임교수 국제정치학 박사  archomme0@gmail.com

<저작권자 © 이코노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기사

기사 댓글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최대 400byte

숫자를 입력해주세요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합니다.
여백
여백
여백
많이 본 기사
1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취소 부당…타이레놀조차 부작용으로 연간 몇백명 사망 보고"
2
서울스토어 추석선물, ‘그냥 공짜로 준다고?’… 나이키, 아디다스, 폴로랄프로렌, 언더아머, 케빈클라인, 라코스테 등 최대 81% 할인
3
토스 송편지원금 도대체 뭐지, '그냥 공짜로 준다고?...깜짝퀴즈는 참 쉽지요, “남은 송편지원금 금액은 96,8□□원” 과연 정답은
4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돼지열병 관련주 주가 흐름 어떻게 변하나…이글벳·체시스 주목
5
산다화 비타민씨에센스 도대체 뭐지 그냥 공짜로 준다고…초성퀴즈는 참 쉽지요, “나는 안정화된 비타민씨 ㅇㄷㅊ” 과연 정답은
6
'아이언맨 LED 마스크팩' 도대체 뭐자, 특가세일 대박…‘추석에도 3000만큼 사랑해’ 제품 사면 이웃 사랑 실천
7
로또876회당첨번호, “873회 1등 당첨자, 아내가 밤마다 계속 눈물만 흘렸다는데 걱정 안시키고 행복하게 살겠다”
8
뉴트리코어 맥스크릴오일, 도대체 뭐지 ‘그냥 공짜로 준다고?’...행운퀴즈는 참 쉽지요 “선상가공 과정을 거치는 □□□□□은 무엇?"
9
신라젠, 주가 어디까지 무너지나…매도세 쏟아지며 하락 이어져
10
W컨셉 폴인데이 ‘그냥 공짜로 준다고?’, 나이키, 푸마, 입생로랑, 디올, 어뮤즈 등 쌀 때 왕창…행운퀴즈는 참 쉽지요, “타임특가는 하루에 몇 개 브랜드” 과연 정답은
여백
신문사소개조직도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서울시 서초구 서운로 13, 907호 ( 서초동 중앙로얄오피스텔)  |  대표전화 : 02-464-5954  |  팩스 : 02-464-5958  |  대표법인 : 이코노뉴스
등록번호 : 서울, 아03530  |  등록일 : 2015년 01월 19일  |  발행인 : 이종수  |  편집인 : 조희제  |  상임고문 남영진  |  청소년보호책임자 : 조희제
Copyright © 2019 이코노뉴스. All rights reserved.